[기자수첩]밥그릇 싸움하는 與, 이것이 연승의 `맛`인가

이준석-정진석 싸움, 공천권 권력 투쟁 신호탄
尹정부 출범 한 달만…"연패의 늪에서 나왔는데"
여당·정부·대통령실 '혼연일체'도 모자랄 판
  • 등록 2022-06-10 오전 6:00:00

    수정 2022-06-10 오전 6:00:00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대통령 선거에 이어 지방선거 압승을 거둔 국민의힘이 당내 `밥그릇` 싸움으로 내홍에 휩싸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친윤 그룹 맏형격인 ‘5선’ 정진석 의원이 다툼의 중심에 서서 볼썽사나운 설전을 사흘 째 벌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한 달만이다.

다툼의 시작은 이준석 대표가 출범시킬 혁신위원회와 우크라이나행에 대한 비판이었으나 이제 본질은 사라졌다. 두 사람은 신경전을 넘어서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육모방망이’까지 꺼내들었고, 정 의원은 “개소리”라는 거친 표현까지 썼다.

연이어 선거를 승리한 당에서 이같은 잡음이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선거가 끝나자마자 당을 승리로 이끈 수장인 이 대표를 당 최고 어른이 공개적으로 비토하는 상황도 눈길이 간다. 오죽하면 당내에서는 “패배한 쪽에서 네 탓 공방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탄핵 이후 빠진 `연패의 늪`에서 빠져 나와 `연전연승` 거둔 우리가 왜 지금 다시 당내 갈등에 빠져야 하느냐”(김용태 청년 최고위원)는 말이 나온다.

이 싸움의 본질은 2년 뒤 총선 공천권을 확보하려는 힘겨루기로 보인다. 당내 세력을 만들어 1년 뒤 당권을 잡고 그 다음 2년 뒤 총선을 바라보는, 더 멀리는 차기 대선까지 이어질 당내 권력 투쟁의 신호탄이다. 당 혁신을 위한 건강한 경쟁과 토론은 없는 무의미한 샅바 싸움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10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코로나19 손실보상 추경예산 집행과 한미정상회담 등 국정 현안들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다. 임기 초반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야당이 자중지란에 빠진 덕도 있지만 여당이 6·1 지방선거 전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였기 때문도 있다. 국민의힘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대통령실과 혼연일체가 되어도 모자랄 판이다. 지방선거 이후 겸허하게 민심을 살피겠다던 여당은 현재 벌어지는 진흙탕 싸움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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