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구조조정'에 화들짝..'휴전' 가닥 잡았지만 '종전'까진 험로

무역전쟁 여파에..트럼프 '온건파'에 귀 기울인 듯
中, '양보안' 내놓으면..美, 관세부과 유보 가능성
핵심 뇌관 제거 불가능..종전까지 '장기화' 불가피
  • 등록 2018-11-30 오전 5:00:00

    수정 2018-11-30 오전 5:00:00

사진=AP뉴시스
[뉴욕·베이징=이데일리 이준기·김인경 특파원]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發) 미·중 무역전쟁 ‘휴전설(說)’의 배경엔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여파가 미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읽힌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와 이에 따른 증권시장의 약세에 이어 미 최대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의 구조조정 계획 파문까지 겹치자,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무역전쟁의 직격탄으로 휘청이던 중국에 이어 미국의 상황까지 여의치 않자, 일단 관세 부과를 통한 ‘확전’만큼은 자제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운 셈이다.

치적 ‘경제’ 흔들리자..온건파 수용한 듯

지난 11·6 미 중간선거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호황’을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다. 2020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 경제가 하강 국면으로 진입하는 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문제는 자신이 발발한 미·중 무역전쟁이 오히려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는 데 있다. GM의 공장 철수와 인력 감축 결정이 대표적이다. 민주당과 자동차 업계에선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의 무역전쟁이 GM을 해외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철강 관세와 중국의 보복 관세로 GM은 10억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 상황이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2020년 대선 캠페인으로 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잠재적으로 나쁜 뉴스”라고 썼다. 연준은 이날 최초로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부진은 미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화해를 모색하려는 대중 온건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배경이다. 이와 관련,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불황이 자신의 대통령 지지도에 위협이라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며 “최근 미 경제가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온건파의 손을 들어주는 격”이라고 했다.

무역전쟁의 상흔이 곳곳에서 포착되는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휴전설’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스페인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중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문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며 “지식재산권 보호 영역에서 투자자들이 중국시장에 간단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부응했다. 이를 두고 영국 가디언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를 풀기 위한 발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 중국 소식통은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시 주석이 지식재산권 보호조치와 시장개방 조치를 포함해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중국이 국유기업을 아예 버리는 일은 없겠지만, 국유기업에 우호적으로 적용해온 일부 법령을 수정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역시 ‘휴전’을 위해 일정 수준의 양보안을 준비해놓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AP연합
◇단기간 끝날 문제 아니다..‘확전’ 뇌관 여전

그러나 내달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휴전에 합의한다고 해도, 일시적 봉합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당장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대중 매파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중국의 정책은 특히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 지독하다”며 중국산 자동차를 정조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GM 공장 폐쇄를 막고자 수입차에 고액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 관세부과 카드로 타격을 받을 유럽이나 일본 등을 우군으로 만들어 중국을 압박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무역전쟁의 핵심 이슈이자, 미국이 요구하는 ‘중국 제조 2025’ 폐기 또는 수정 가능성은 극히 낮다. 중국은 지난 5월 미국이 제시한 140여 개의 요청 사항 중에서 ‘중국 제조 2025’와 산업정책 수정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이전 강요 금지와 지식재산권 보호, 시장개방 등의 경우 조율은 가능하지만, 단기간 내 합의할 사안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휴전’은 가능하되, ‘종전’을 위한 돌파구 마련까지 진전될 공산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중국 관변학자로 잘 알려진 진찬룽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열린 태도는 칭찬받을 만하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사안을 둘러싸고 미국은 절대 (중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을 수 없고,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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