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 때려잡는 女형사'…최진선 순경 "여경 편견 깰 것"

국대 복싱선수 출신 남양주북부서 형사
복싱·킥복싱·태권도 등 무술만 전부 8단
보이스피싱 일당 2명 단숨에 제압하기도
'여자니까'·'여자라서' 가장 듣기 싫은 말
"형사가 천직, 광역수사대 근무하고싶어"
  • 등록 2021-10-21 오전 5:50:00

    수정 2021-10-21 오후 9:29:32

[남양주=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인터뷰 일정을 잡기 위해 걸었던 전화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이미 단호함과 명료함이 묻어나왔다.

수많은 강력범들과 몸싸움을 밥먹듯 해야하는, 형사과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의 목소리 그대로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사람은 경찰이 된 지 이제 막 6개월이 지난 순경. 그것도 형사를 천직으로 여기는 여자경찰관 이라는 것. 경기북부경찰청 남양주북부경찰서에서 형사로 근무하는 최진선(32) 순경 이야기다.

최진선 순경이 형사과 경찰차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정식으로 경찰생활을 시작한 지 1년도 안됐는데 인터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많이 부담스럽다”는 최진선 순경을 76번째 경찰의 날인 21일 만났다. 그는 여자경찰관(여경)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깨부수기 위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차근차근 풀어냈다.

최 순경은 여자 복싱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각종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그는 “대다수의 여경들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나약하지 않은데 그렇게 보여지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며 “같이 경찰에 입직한 동기들 중에서도 화려한 무술 실력을 갖춘 여경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중학교 시절 킥복싱을 시작해 고등학교 때 복싱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최 순경의 머릿속에는 항상 경찰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그래서 대학도 경찰학과로 진학했다.

최 순경은 “어릴 때부터 경찰관을 보면 ‘멋짐’이 흘러넘쳐 보여서 나도 어른이 되면 경찰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아직 1년도 안된 초보 경찰관이지만 현장에 출동해 범인들을 검거하다 보니 ‘경찰이 내 천직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선수였던 할머니와 태권도 선수였던 아버지의 피를 물려 받은 것일까. 최 순경은 복싱 4단에 킥복싱 3단, 태권도 1단까지 무술 경력 역시 화려하다.

“복싱 국가대표 경력과 무도인으로서 오랜 경험 덕에 경찰에 몸 담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정식 경찰관으로서 ‘남자와 여자의 구분이 없이 경찰은 그냥 경찰’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최진선 순경. 그는 어릴적부터 “여자니까...”, “여자라서...”라는 말을 가장 듣기 싫어했다.

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최진선 순경.(사진=정재훈기자)
실제 최 순경이 근무하는 남양주북부경찰서에서는 최 순경을 여자경찰로 대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수억 원을 가로챈 중국인 보이스피싱 일당 2명을 서울까지 쫓아가 검거하기도 했으며 현장에서 난동을 피우는 범인을 혼자서 제압해 붙잡기도 했다.

최 순경은 “운동을 해서 그런지 왠만해서는 겁도 나지 않고 어떤 위협이 있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나의 능력을 국민 안전을 위해, 경찰관으로서 쓸 수 있다는 점이 뿌듯하다”며 “아직은 초보 경찰관이지만 시간이 지나 가까운 미래에는 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로 근무하는 것이 작은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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