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2의 기생충, 오징어게임이 나오려면

  • 등록 2023-02-13 오전 5:30:00

    수정 2023-02-13 오전 8:43:54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저작권료를 주겠다는데 왜 우리는 못 받나요?”

9일 오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인 윤제균 감독은 이같이 호소했다. 내로라하는 국내 대표 영화감독들과 국회의원들도 다 같이 모여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이 목청을 높인 이유가 있다. 창작자로서 최소한의 권리와 생존을 위해 ‘공정한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윤 감독은 “한국영화감독의 평균 연봉은 1800만원밖에 안 된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돈을 번 스타 감독과 작가는 손에 꼽는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연봉은 평균 1000만원 수준이다. 한 달에 1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K-콘텐츠 강국을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주장은 간단하다.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것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유럽처럼 창작자들의 저작권료를 관리하는 신탁관리단체를 만들자는 것. 이 단체를 통해 저작권자의 콘텐츠 송출 시청 수익의 일부(2.5%)를 창작자들에게 저작권료 형태로 돌려주자는 것이다.

명분도 충분하다. 유럽에선 아예 대놓고 우리나라에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받아야 할 콘텐츠 저작권료가 약 450억원어치 쌓여 있는데 이 돈을 받아줄 신탁단체가 없어서다. 더 큰 문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 돈도 소멸돼 해당국의 저작권 발전기금으로 쓰인 게 된다.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음악이나 TV 프로그램들은 스트리밍 될 때마다 저작권료를 받지만 OTT 드라마나 영화는 저작권료가 없다. 영화 ‘기생충’이나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대표 콘텐츠가 아무리 인기를 끌어도 감독과 작가 등 창작자들은 저작권 수익을 받지 못한다는 말이다.

무려 40여개국에서는 우리와 다르게 창작자들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있다. 베른협약에 명시된 내국인 대우 원칙에 따라 해당 국가에서 이용된 콘텐츠의 시청에 따른 저작권료를 창작자의 국적에 관계없이 보장한다는 취지다. 우리나라의 창작자들도 해당 국가에서 발생한 저작권료를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저작권법 개정안의 빠른 통과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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