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여주기식 인재 영입에 생채기만 덧낸 민주당

조동연 사태, '이미지'에 치중해 검증은 소홀
여야 '파격 영입' 경쟁하지만…내부 인재는 홀대
보여주기식 지양하고 육성 시스템 점검해야
  • 등록 2021-12-06 오전 6:00:00

    수정 2021-12-06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파격`이라 띄운 외부 인재 영입이 `파국`으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임명 나흘 만에 자진 사퇴한 조동연 서경대 교수 얘기다. 30대 워킹맘에 군사·우주 전문가인 조 교수에게는 생채기를 남겼고 민주당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조동연 신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인재 영입 인선 발표 기자간담회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논란은 인선 발표 직후부터 일었다. 영입 효과 극대화를 위해 이력을 과장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방과 우주는 전혀 다른 분야인데, 어떻게 30대인 그를 두 분야 전문가로 볼 수 있는지 의아하다는 것이다. 10년 전 사생활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번졌다. 극우 성향 유튜버 채널들은 과거사를 들추며 비난을 퍼부었다. 급기야 미성년 자녀의 신상까지 공개하자 조 교수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민주당은 “비열한 사생활 보도가 선을 넘었다”고 했지만, 1차 책임은 부실 검증에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게 됐다. 군 내부 세평만 확인했더라도 불행한 사태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스토리 텔링`이 완벽하다”(안민석 민주당 의원)는 반응을 보면, 조 교수의 이미지를 일회성으로 소비하는 데 급급했다는 인상도 지우기 어렵다.

비단 민주당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혁신을 게을리 한 정당들이 선거철마다 `뉴 페이스` 수혈에 열을 올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인생 역경 극복 스토리를 갖고 있거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을수록 영입 대상 우선 순위에 오른다. 실제 역량을 갖췄는지, 영입된 이후 어떤 역할을 맡길지 등의 고민은 뒷전이다.

‘파격’ 경쟁의 이면에는 내부 인재는 홀대한다는 불만도 상당하다. 민주당의 한 청년 정치인은 “당내에도 훌륭한 인재들이 많은데 선배들로부터 견제만 받고 있다”며 “자꾸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한다면 누가 당을 지키고 커가려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보여주기식 인재 영입의 문제가 확인된 만큼, 당내 인재 육성 시스템을 활성화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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