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리 힘 우리 기술의 누리호, 우주강국의 도약대 되길

  • 등록 2021-10-20 오전 5:00:00

    수정 2021-10-20 오전 5:00:00

우리 힘, 우리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내일 발사된다. 1조 9572억원을 투입해 엔진 설계부터 제작·시험 등 개발 전 과정을 순수 국내 기술로 이뤄낸 첫 발사체다.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 10번째로 위성을 자력으로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나라가 되고, 우주개발 경쟁에서도 자립 시대를 열게 된다. 우주 강국의 꿈에 성큼 다가서는 것이다.

누리호 발사의 의미는 실로 크다. 2013년 쏘아올린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는 탑재중량이 100㎏, 목표 고도는 300㎞에 불과했고 엔진은 모두 러시아 기술로 제작됐다. 그나마 2009년과 2010년 한 차례씩 실패를 거친 후 성공했다. 그러나 누리호는 다르다. 개발과 발사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중공업, 두원중공업 등 300여개 국내 기업과 약 500명의 인력이 참여해 11년 반 만에 독자 개발 기술로 만들었다. 탑재중량은 나로호의 15배인 1.5t으로 늘었고 목표 고도는 600~800㎞로 두 배가 넘는다. 나로호가 국산 로켓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누리호는 “진짜 우주 기술”(이주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라고 할 만큼 과학자들의 자부심이 진하게 배어 있다.

국내 우주개발 역사에 큰 획을 긋는 것이 분명하지만 명실상부한 우주 강국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하나둘이 아니다. 미국, 러시아 등 우주 선진국들에 비하면 기술력은 60~80% 수준에 불과하고 관련 투자도 아직 크게 부족하다. 민간 우주 여행시대가 열리고 항공우주산업의 규모가 10년 안에 1조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됨에도 불구, 우리나라 우주개발 예산은 지난해 7억달러로 미국의 7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누리호 발사가 반짝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 2030년 달 착륙을 계획하고 있지만 정부는 세계 10위권인 경제 규모에 비해 우리의 우주탐사 정책이 소극적이고 시기도 늦다는 전문가들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더 적극적으로 관련 예산을 확대 지원해 우주 기업 생태계 정착을 도모하고 우주 기술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키워야 한다. 이번 발사가 우주 강국 실현을 앞당길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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