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의 의미는 실로 크다. 2013년 쏘아올린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는 탑재중량이 100㎏, 목표 고도는 300㎞에 불과했고 엔진은 모두 러시아 기술로 제작됐다. 그나마 2009년과 2010년 한 차례씩 실패를 거친 후 성공했다. 그러나 누리호는 다르다. 개발과 발사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중공업, 두원중공업 등 300여개 국내 기업과 약 500명의 인력이 참여해 11년 반 만에 독자 개발 기술로 만들었다. 탑재중량은 나로호의 15배인 1.5t으로 늘었고 목표 고도는 600~800㎞로 두 배가 넘는다. 나로호가 국산 로켓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누리호는 “진짜 우주 기술”(이주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라고 할 만큼 과학자들의 자부심이 진하게 배어 있다.
누리호 발사가 반짝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 2030년 달 착륙을 계획하고 있지만 정부는 세계 10위권인 경제 규모에 비해 우리의 우주탐사 정책이 소극적이고 시기도 늦다는 전문가들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더 적극적으로 관련 예산을 확대 지원해 우주 기업 생태계 정착을 도모하고 우주 기술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키워야 한다. 이번 발사가 우주 강국 실현을 앞당길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