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계ㆍ기업 위기에 은행만 초호황, 대출 폭리 문제 있다

  • 등록 2022-12-01 오전 5:00:00

    수정 2022-12-01 오전 5:00:00

은행권 대출금리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이 그제 발표한 ‘2022년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이하 신규 취급액 기준)가 5.34%로 10년 4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 금리는 7.22%로 9년 10개월 만에 7% 선을 넘었다. 기업대출 금리도 5.27%로 한 달 만에 0.61%포인트 오르며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월 이후 24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뛰는 금리에 가계와 기업들은 고사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은행들은 역대급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지주회사가 올 1분기에 이자로 벌어들인 이익이 11조 338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2%나 증가했다. 은행권의 호황은 올 1분기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5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44조 9000억원으로 5년 전인 2017년(28조 4000억원)에 비해 58% 증가했다. 지난 5년간 이자이익을 모두 합치면 182조원에 달한다. 이처럼 은행들은 호황기는 물론이고 불황기에도 이자 장사로 매년 막대한 수익을 누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의 금융감독 정책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소비자 보호보다 금융사 보호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설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많이 오르고,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적게 내린다. 실제로 지난 1년반(2021년 1분기말~2022년 3분기말) 사이 수신금리가 0.98%포인트 오르는 동안 대출금리는 1.32%포인트 올랐다. 그 결과 국내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올 3분기말 2.46%포인트로 2014년 2분기(2.49%포인트) 이후 8년여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은행은 민간기업이지만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공공재의 성격도 함께 지니고 있다. 외환위기 때 경험한 것처럼 은행이 파산 위기를 맞으면 수십조원의 혈세가 투입되기도 한다. 이는 은행의 이자 장사라도 공공성의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함을 의미한다. 은행들은 이 점을 인식하고 대출 금리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감독 당국도 한쪽에 치우침 없이 은행과 금융소비자의 이익을 균형 있게 보호하는 정책을 펼쳐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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