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산 흐름 속에서 소아 진료로는 의원을 꾸려가기 어려워 젊은 의사들이 소아청소년과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계속돼 왔지만 이번 결정은 충격적이다. 수도권에서 일부 병원이 만16세 이하 소아 청소년들의 응급실 야간 진료를 멈춘 적은 있어도 입원 환자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예고된 사태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저출산과 코로나, 낮은 의료수가 및 열악한 진료 환경과 의료사고 책임부담 등 전공의들이 소청과를 외면하게 만든 요인이 겹치면서 입원 진료 중단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의료선진국인 한국에서 어린이들이 제때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국가 백년대계 측면에서도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최근 5년간 폐업 신고한 소청과 의원이 660여곳에 이르고 개원의 한달 벌이가 25만원에 그쳤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소아 의료의 도미노 붕괴를 막기 어렵다. 정부는 의료진에 대한 충분한 보상 등 개선 대책을 속히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육난, 주택난에 시달리는 미래 세대가 즐비한 우리 사회에서 의료난까지 겹친다면 초저출산도 더 심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