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증시 한파 속 개미의 봄 기대 둘

대선·글로벌 물류대란 해소 등 불확실성 개선
증시 상승동력 회복 다시 달릴 준비 할수도
  • 등록 2022-01-04 오전 5:00:00

    수정 2022-01-04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전국 곳곳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새해가 뜨겁게 떠올랐지만, 북극에서 내려온 한기에 온기가 구석구석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3일 축포와 함께 자본시장의 힘찬 출발을 알렸지만, 실제 한 걸음을 떼는 것조차 버거운 상태다. 지난 하반기 실종된 상승 동력 부재 상황이 이어지며 좀처럼 코스피 3000선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코스피는 각종 기록을 쏟아낸 해였다. 연초 2944에서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지난 7월 3305이라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투자전문가들은 연간 목표치 조기 달성에 하반기 전망을 수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이후 차츰 힘을 잃더니 2900~3000선으로 내려앉았다. 이같은 상황은 수익률로도 나타났다. 주요 20개국(G20) 증시 가운데 코스피 수익률은 2020년 1위에서 2021년 18위로 하락했다.

코스피의 하락은 개미의 탄식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는 66조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코로나19 이후 2년간 총 113조4000억원어치를 매수했다. 한마디로 2년간 불개미 장이 이어진 것이다. 가만있다가 혼자만 가난해지는 게 아닐까 하는 ‘포모(FOMO)증후군’이 작동하며 증시에 뛰어든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은 고점에 진입했다가 발이 묶이는 상황이 속출했고 현재는 증시를 외면하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앞으로 2가지 이벤트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 해소와 3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다. 코로나19로 가동을 멈춘 공장들이 다시 가동되고 물류에 숨통이 트이면 전 산업에 피가 돌면서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의 성장은 증시 호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이 돌아오고 개인투자자까지 따라붙는다면 개인투자자들의 열망인 삼성전자의 ‘9만전자’, ‘10만전자’도 기대할 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 것이다.

3월 대통령 선거도 증시에 활력을 되찾아줄 이벤트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나란히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상승장을 의미하는 빨간색 넥타이를 메고 불장을 기원했다. 방명록에 이 후보는 “자본시장 투명화, 신속한 산업전환으로 주가지수 5000을 향해 나갑시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큰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개인투자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기 위한 말 한마디일 수 있지만, 주가상승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염원을 두 후보 모두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회복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후 온난화로 삼한사온이 사라지고 있다. 사흘 이상 추워지는 날이 많아지는 것이다. 추위가 아무리 길어져도 봄은 오고야 만다. 증시도 현재는 한겨울이지만 훈풍과 함께 봄이 찾아올 것이다. 봄을 맞기 위해 집안 구석구석을 쓸고 닦듯이 주린이들도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공부로 갈고 닦으며 주식 박사로 성장해 활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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