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에너지대란 속 위기불감증...줄이고 아껴쓸 때 됐다

  • 등록 2022-09-30 오전 5:00:00

    수정 2022-09-30 오전 5:00:00

다음달부터 적용할 전기요금의 인상 결정을 목전에 두고 전력 소비를 10%만 줄여도 연간 15조원의 에너지 수입액을 줄일 수 있다는 한국전력의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는 올 상반기 에너지 수입액의 7%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같은 기간 무역수지 적자규모(103억 달러·약 14조 4000억원)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올 상반기 늘어난 전체 수입액의(748억 달러)의 54.8%인 410억 달러가 에너지 수입에 사용된 점을 감안하면 전력 소비 감축이 무역수지 개선에도 막대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전은 액화천연가스(LNG)수급 불균형으로 에너지 위기가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러시아가 노골적으로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고 한국의 LNG 최대 수입선인 호주가 수출 제한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다 이전 정부의 탈원전 청구서도 에너지 대란을 부추기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원전가동률을 낮추고 한편으로는 전기요금 인상 압력을 억누른 결과 모든 부담이 지금 돌아오고 있다. 올해 예상 적자규모만 40조원에 달하는 한전의 천문학적 부실이 단적인 예다.

에너지 위기의 더 큰 문제는 사회 전반의 ‘위기불감증’이다. 정치적 계산으로 전기료 인상을 억제한 탓에 나라 전체의 전기 소비량은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민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캐나다, 미국에 이어 3위다. 전기료가 싸다 보니 절약의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낮은 유럽 국가들이 전력 소비 10%·가스 소비 15% 감축 목표 아래 9도 이상 난방 금지, 28도 이하 냉방 금지 등 고강도 절약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국내외 에너지 상황을 감안하면 전기요금 현실화는 불가피하다. 정부는 요금인상의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할 일이다. 한전의 강도 높은 자구책 유도, 연료 가격 변동이 원가에 반영될 수 있는 요금체계 개편도 서둘러야 한다. 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에너지 위기에 대한 경각심과 에너지 절약 운동 확산이다. 에너지 절약이 무역적자 감소는 물론 전기료 인상 억제로 나라와 가정 경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깨닫고 실천하도록 정부는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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