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가요계 원로들의 K팝 명예의 전당 추진을 응원한다

  • 등록 2022-09-07 오전 5:00:00

    수정 2022-09-07 오전 8:10:09

故 최헌 10주기 추모공연 ‘가을비 우산속’ 포스터
[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오동잎’을 부른 1970~80년대 대중음악 스타 최헌의 10주기를 맞아 함께 활동했던 동료 선후배 가수들이 추모공연을 개최키로 했다. 이 공연이 더욱 의미있는 것은 ‘K팝 명예의 전당’ 건립의 출발을 위한 무대라는 점이다. 오는 10월 8일 서울 대학로 한예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 포스터에는 ‘K팝 명예의 전당 건립 사업 콘서트 시즌1’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명예의 전당’은 특정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큰 존경을 받는 인물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하는 기념관이다. ‘K팝 명예의 전당’ 건립은 한국 대중음악이 100년을 맞아가는 시점에서 추진된다는 점에서 뜻깊다. 한국 대중음악의 시작점은 현대식 악보 기반의 소위 ‘신식 음악’이 도입된 1920년대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더구나 시기적으로 ‘K팝 명예의 전당’ 건립을 위한 명분도 선다. 지금은 세계 최대 음악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의 대표 대중음악 차트인 빌보드에서 방탄소년단이 연이어 앨범 및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다수의 가수들이 상위권에 수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K팝이 전 세계 대중음악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음악과 관련해 미국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 영국에는 ‘음악 명예의 전당’이 있다.

명예의 전당 건립은 특히 K팝 업계 전체에 기념비적인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뿐 아니라 곡을 쓰는 작곡가, 작사가, 가수와 함께 음악을 상품화시키는 제작자,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는 엔지니어까지 대중음악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을 기리는 사업이 될 수 있어서다.

다만 이 같은 K팝 명예의 전당을 대중음악계 원로들이 직접 나서서 추진하고 있다는 게 아쉽다. 아직 정부나 지자체, 대중음악 관련 각종 협·단체와 투자 및 지원을 위한 협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고 최헌과 그룹 히식스를 함께 했고 이번 추모공연도 참여하는 기타리스트 김홍탁(80)은 “많은 대중음악인들에게 K팝 명예의 전당은 오래 전부터 꿈이었다”면서도 “누가 나서줄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우리가 먼저 이번 공연에서부터 모금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항기, 김진묵밴드, 데블스, 김흥국, 권인하 등 가수들이 이번 공연에 참여해 뜻을 함께 한다.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게 뻔하다. 부지 마련과 건축을 위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할 터다. 게다가 K팝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초창기 한국 대중음악 관련 자료들을 수집해야 하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가수들의 선정 작업도 해야 한다.

하지만 설립만 된다면 그 가치는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K팝 팬들에게는 한국 관광에서 반드시 들러야 하는 성지가 될 수 있다. 또 후배 음악인과 대중음악계 종사자들에게는 K팝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향후 100년을 준비하는 학습의 현장으로서 역할도 가능하다.

미국 대중음악 업계에서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 가입을 최고 영예 중 하나로 꼽는다. K팝 명예의 전당도 가입을 위한 자격요건에 음악적 성취, 재능, 인기 외에 개인의 품행까지 포함한다면 뮤지션, 제작자들의 일탈을 제어하는 역할도 기대할 만하다. 업계 정화의 기능이다.

이들 가요계 원로들의 K팝 명예의 전당 건립 추진이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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