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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이데일리가 오는 5일로 예정된 ‘9월 소비자물가’ 발표에 앞서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1년 전 대비 5.7%(중간값)로 전망됐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3%(전년동월대비)로 고점을 찍은 뒤 8월 5.7%로 축소됐다. 8월에 이어 9월에도 5%대 물가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두바이유 등 국제유가가 이달 들어 80달러대로 추가 하락했지만, 태풍·폭염 등 자연재해와 추석 명절 요인이 더해지며 8월과 비슷한 물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추석 명절 효과가 존재하고 공산품 및 식료품 가격 인상, 농산물 가격 상승, 서비스물가 상승이 이어졌을 것”이라면서 “국제유가 하락은 원화 약세와 상쇄되며 수입물가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도 문제다. 10월부터는 가정용 전기요금은 약 5%, 도시가스 요금은 약 16% 오른다. 정부는 이번 공공요금 인상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3%포인트 더 키울 것으로 봤다. 전기요금 인상이 0.1%포인트, 가스요금 인상이 0.2%포인트 가량 물가를 더 밀어 올릴 것이란 추산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식료품 가격 상승, 태풍 및 홍수 등 자연재해와 환율까지 단기간 물가 상승 압력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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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물가상승률은 올해 5.2%, 내년 3.5% 수준으로 전망됐다. 한은이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예상한 연간 물가 수준(올해 5.2%, 내년 3.7%)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물가 상방 압력 요인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더 커졌다. 환율이 1500원선을 뚫거나, 겨울철 들어 우려했던 유럽발(發) 에너지 대란이 일어난다면 7월(6.3%) 이상의 고물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김예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고점을 1500원대 수준을 가정하고 있어 물가정점은 7월로 지났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환율이 1600원대로 추가 상승한다면 물가 정점이 더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현재로는 물가 정점을 10월로 보고 있는데 유가가 빨리 떨어진 반면 환율이 절하됨으로써 그 효과가 상쇄돼서 변동성이 크다”면서 “그 이후에도 물가가 내려오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