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이어 도이치방크마저 '흔들'…미 증시 약세 압력

도이치방크 CDS 폭등에 미·유럽 금융시장 흔들
  • 등록 2023-03-25 오전 12:08:56

    수정 2023-03-25 오전 2:32:0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 후폭풍이 독일 최대 은행 도이치방크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공포감 탓이다. 이에 주요 은행주는 일제히 하락했고, 위험 선호 심리는 가라앉았다.

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4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7% 하락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56% 내리고 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59% 떨어지고 있다.

(사진=AFP 제공)


3대 지수는 도이치방크 우려에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다. 도이치방크의 AT1이 급격하게 팔리고 있다는 우려에 은행채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장중 215bp(1bp=0.01%포인트)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혹은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부도 가능성 혹은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이 함께 오른다. 보험 가입시 사고 확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도이치방크의 CDS 프리미엄은 전날 142bp 수준에서 큰 폭 뛰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번달 초만 해도 100bp를 밑돌았다.

도이치방크 주가 역시 폭락하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UBS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가격은 7.62% 떨어지고 있다. 독일 증시에서는 10% 넘게 내리고 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와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의 주가 역시 큰 폭 하락하고 있다.

이는 UBS 합병 과정에서 CS가 발행한 160억스위스프랑 규모의 AT1을 모두 상각 처리한데 따른 후폭풍이다. AT1은 금융사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투자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상각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하는 신종자본증권이다. 코코본드(조건부 전환 사채)의 일종이다. 일반 채권보다는 후순위이지만, 주식보다는 선순위다. 그런데 채권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상식이 깨진 채 160억스위스프랑 규모의 AT1은 휴지 조각이 됐고, 이같은 불안감의 다음 타깃으로 도이치방크가 꼽히고 있는 것이다. CNBC는 “도이치방크의 AT1이 급격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AT1 시장은 27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큰 파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스튜어트 콜 에쿼티캐피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S의 AT1 채권 상각은 은행의 핵심적인 자금조달 방식에 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며 “도이치방크 역시 이를 극복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이후 “도이치방크는 이익을 잘 내는 은행”이라며 “그 미래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있다. 무디스는 “당국자들이 현재의 혼란을 억제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베어 트랩 리포트의 래리 맥도널드 창업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문제가 은행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불러 왔다”며 “투자자들은 갑자기 CS와 도이치방크의 형편 없는 경영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유럽중앙은행(ECB) 지난 1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3.50%로 50bp 인상한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은행 주가는 모두 떨어지고 있다. 유동성 위기설이 돌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2% 이상 내리고 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마이클 벨 시장전략가는 “(은행권 위기로 인한 신용 여건 강화 탓에) 유럽과 미국 모두 침체 위험이 커졌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경기 침체는 주가에 부담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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