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국내 한 사모펀드(PEF)운용사 관계자는 F&B 딜에 대한 고민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견해 차이가 여전한데다 현재와 같이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추가 성장을 꾀하기 어려운 F&B 매물에 굳이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세계적으로 버거와 맥주, 커피 등 다양한 F&B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에 장기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중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보다 남들과 다른, 확실한 킬러 아이템을 보유한 곳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커지자 일부는 매각을 연기하고 내실 다지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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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S&P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11월 말 기준) 글로벌 PE 및 VC들은 약 705건의 딜에 총 97억 달러(약 12조 8185억 원)를 쏟았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지난 2021년 1075건의 딜에 총 547억 달러(약 72조 2368억 원)가 모였던 것과 확연히 대조되는 수준이다.
이 밖에 최근 오스템임플란트 딜로 유명세를 떨친 UCK도 같은 해 1월 네오아티잔으로부터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와 효도치킨을 약 300억 원에 인수했다. 하반기에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테라로사’를 운영하는 학산 지분 35%를 7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기업발 인수도 속속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당시 아웃백 최대주주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2700억 원 수준에 인수했다. 국내 대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해당 인수를 추진한 BHC그룹은 그 효과로 지난해 매출 1조 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미동 없는 F&B 딜…내실 다지기로 시동 걸리나
지금은 시장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아무리 탄탄한 F&B 브랜드가 시장에 등장하더라도 투자사들은 손을 쉽게 가져다 대지 못하고 있다. F&B에 쏟을 시간과 비용을 다른 업종의 매물에 쏟으면 훨씬 큰 성장세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F&B 브랜드들은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매각을 철회하고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버거킹과 맘스터치가 대표적이다. 약 1조 원의 몸값을 가진 버거킹은 지난해 말 매각 철회를 결정하고 최근 한국과 일본 버거킹 매각을 주도했던 이동형 부사장을 대표로 앉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버거킹이 영업이익을 늘려 이른 시일 내 매각을 재추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 밖에 맘스터치도 미국과 태국에 지점을 내는 등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하며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오히려 노무와 가맹점, 위생, 성장성 이슈로 기업들이 F&B 매물에 손을 대지 않았다”면서도 “지금은 프랜차이즈 확장 의지가 있는 기업들이 관련 매물 인수로 역량을 강화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