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남매 챔피언' 윤슬아-윤정호 "레슨 프로로 인생 2막 새 출발해요"

윤슬아, 18년 동안 KLPGA 투어 누비며 통산 3승
"손바닥 피가 날때까지 훈련했던 시간 기억에 남아"
"18년 동안 터득해온 경험..아마 골퍼에 도움줄 것"
동생 윤정호, 투어 잠시 접고 레슨프로로 분위기 전환
"누나의 새출발 응원..레슨하며 더 깊이 공부하게 돼"
  • 등록 2022-01-24 오전 12:01:00

    수정 2022-01-24 오전 12:01:00

국내 프로골프대회에서 최초로 ‘남매 우승’ 기록을 쓴 윤슬아(왼쪽)-윤정호 남매가 레슨프로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며 최고가 되고 싶다는 의미로 엄지를 세워 보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박태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투어에서 그랬던 것처럼 레슨 현장에서도 우리 남매만의 색다른 골프를 보여드릴게요.”

국내 프로골프 최초의 ‘남매 챔피언’으로 주목받아온 윤슬아(36)와 윤정호(31)가 투어프로를 접고 레슨프로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남매만의 남다른 활동을 예고했다.

윤슬아는 20일 이데일리와 만나 “18년 동안 이어온 투어 활동을 마치고 이제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며 “은퇴 후 한발 물러나서 골프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왔고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그동안 투어 활동을 하며 습득한 경험을 전달하는 레슨프로로 두 번째 골프인생을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2005년 KLPGA 드림투어로 데뷔한 윤슬아는 2011년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정규투어 첫 승을 올렸고 이어 2012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과 2014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까지 통산 3승을 거뒀다.

2019년까지 투어에서 꾸준하게 활동해온 윤슬아는 30대 중반의 나이로 접어들며 조금씩 뒷걸음질 쳤다. 2020년과 2021년 드림투어로 내려가 재도약을 노렸으나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선수들과 경쟁이 더 버겁게 다가왔다.

그는 “2년 동안 드림투어를 뛰다 보니 조금씩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실망과 아쉬움보다 어린 후배들과 경쟁하면서 골프를 더 진심으로 대하게 됐고, 그동안 느끼지 못한 매력을 알게 됐다”며 “투어 활동을 더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가 된 것 같아 미련없이 은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윤슬아마저 투어 활동을 끝내면서 홍란(36)과 김보경(36) 그리고 김혜윤(33)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원조 K-10(10년 연속 정규투어 활동한 선수) 수상자 4명은 모두 필드를 떠났다.

윤슬아는 “18년을 돌아보니 우승했던 순간도 특별했지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피나게 훈련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며 “손바닥이 터져서 장갑에 피가 묻었을 정도로 힘들게 훈련했던 덕분에 18년 동안 투어에서 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윤슬아(왼쪽)-윤정호 남매가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서로를 격려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박태성 기자)
윤슬아가 레슨프로로 제2의 인생을 선택하기까지는 동생 윤정호의 도움이 컸다. 윤정호는 얼마 전부터 레슨프로로 외도하고 있다.

윤슬아와 윤정호 남매는 투어 무대를 함께 누비며 한국 최초로 남매 우승이라는 특별한 기록을 남겼다.

KLPGA 투어에서 뛴 누나가 먼저 우승했고 이어 2011년 KPGA 코리안투어에 입성한 윤정호가 2016년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에서 우승, 국내 프로골퍼 최초 ‘남매 챔피언’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썼다.

지난해까지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해온 윤정호는 시드를 잃고 잠시 쉬던 중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레슨프로로 변신했다. 투어를 완전히 접은 건 아니기에 잠깐의 외도였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아마추어 골퍼를 가르치는 일을 시작한 윤정호는 레슨을 하며 골프의 또 다른 매력에 빠졌다. 자신의 기술과 경험을 아마추어 골퍼에게 전달하면서 투어 현장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보람을 찾았다. 레슨을 하면서 골프가 더 좋아졌다는 윤정호는 은퇴 후 새 진로를 찾는 누나에게 “레슨을 해보자”라고 권유했다.

그는 “레슨을 시작한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내가 가진 기술과 노하우를 아마추어 골퍼에게 전달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투어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골프의 매력을 알게 됐다”며 “프로골퍼로 투어를 뛰면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행복하다고 생각해왔는데 레슨 현장에 와보니 그에 못지않은 흥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남매는 요즘 만날 때마다 어떻게 하면 자신들이 가진 기술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열띤 토론을 한다. 또 코로나19 시대에 꼭 사람을 만나서 레슨을 하지 않더라도 비대면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레슨이라고 해서 단순하게 알고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은 아니다. 윤정호는 “과거와 달라진 스윙과 레슨 방식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골프를 더 깊게 알아가고 있다”라며 “나 역시 공부하면서 새로운 정보와 이론, 스윙의 기술 등 그동안 알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투어 활동에선 3승을 거둔 누나가 동생보다 늘 한발 앞서 있었다. 그러나 레슨 현장에선 먼저 일을 시작한 동생이 누나를 돕고 있다.

윤정호는 “누나는 18년 동안 투어를 뛰면서 3승을 거뒀을 정도로 기술적인 면에선 이미 톱 레슨프로의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레슨은 그 기술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야 하는 일인 만큼 전달하는 방식은 물론 교감하고 소통하며 아마추어 골퍼의 눈높이에 맞게 가르치고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누나가 좋은 레슨프로로 새롭게 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누나의 새출발에 힘을 불어넣었다.

윤슬아는 “선수로만 활동하다 지도자로 새 출발하는 것에 대한 어색함도 있고 약간의 두려움도 있지만, 동생이 먼저 시작해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고 있어 많이 의지가 된다”며 “이제부터 하나씩 배워간다는 자세로 성공적인 변신을 이뤄내고 싶다”고 기대했다.

레슨프로로 먼저 일을 시작한 윤정호(왼쪽)가 누나 윤슬아에게 그동안 쌓은 레슨의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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