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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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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뒷담화

  • 300만 인천시민, 재판 받으러 서울 가야 한다?[판결뒷담화]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인천광역시 인구는 약 300만명입니다. 경기도 부천과 김포까지 포함된 인천지법 관할 인구는 424만명(2021년 기준)에 달합니다. 그런데 이들 모두 인천에서 재판을 받다가도 서울을 가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인천에는 고등법원이 없기 때문이죠. 인천지법 관할 420여만명은 항소심 재판을 서울고등법원에서 받아야 합니다.인천 도서 지역과 강원도 일부 지역의 서울고등법원과의 직선거리 비교(자료: 인천광역시)이에 인천고법 설립 운동이 시작됐고,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인천고법 설립을 위한 법안도 발의가 됐습니다만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천고법 설립 필요성을 앞장서서 외쳐온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당위성과 남은 절차 등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고등법원은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사법권의 단위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고등법원이 있는 지역의 사건은 대법원을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그 지역에서 해결이 됩니다. 인천고법이 생긴다면 인천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은 다 인천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항소심으로 가는 사건들은 대부분 중요한 사건들이죠. 항소심 판단은 당사자 개인에게도 중요하지만 해당 지역에도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인천연구원은 인천고법 신설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4580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취업유발효과는 2047명에 달했습니다. 인천고법의 설립은 단순히 인천시민들만의 혜택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천지법 관할 사건이 떨어져나가면 서울고법의 부담도 덜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고법은 관할 인구가 1894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분의 1 정도를 담당하고 있고, 판사 1인당 사건 수는 약 100건으로 다른 고법보다 업무 과부하 상태입니다. 이는 재판의 지연을 초래하고 관할 시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할 수 있으므로 인천고법 설립을 통해 서울고법의 사법서비스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성주원 기자 2023.01.23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인천광역시 인구는 약 300만명입니다. 경기도 부천과 김포까지 포함된 인천지법 관할 인구는 424만명(2021년 기준)에 달합니다. 그런데 이들 모두 인천에서 재판을 받다가도 서울을 가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인천에는 고등법원이 없기 때문이죠. 인천지법 관할 420여만명은 항소심 재판을 서울고등법원에서 받아야 합니다.인천 도서 지역과 강원도 일부 지역의 서울고등법원과의 직선거리 비교(자료: 인천광역시)이에 인천고법 설립 운동이 시작됐고,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인천고법 설립을 위한 법안도 발의가 됐습니다만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천고법 설립 필요성을 앞장서서 외쳐온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당위성과 남은 절차 등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고등법원은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사법권의 단위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고등법원이 있는 지역의 사건은 대법원을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그 지역에서 해결이 됩니다. 인천고법이 생긴다면 인천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은 다 인천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항소심으로 가는 사건들은 대부분 중요한 사건들이죠. 항소심 판단은 당사자 개인에게도 중요하지만 해당 지역에도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인천연구원은 인천고법 신설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4580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취업유발효과는 2047명에 달했습니다. 인천고법의 설립은 단순히 인천시민들만의 혜택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천지법 관할 사건이 떨어져나가면 서울고법의 부담도 덜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고법은 관할 인구가 1894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분의 1 정도를 담당하고 있고, 판사 1인당 사건 수는 약 100건으로 다른 고법보다 업무 과부하 상태입니다. 이는 재판의 지연을 초래하고 관할 시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할 수 있으므로 인천고법 설립을 통해 서울고법의 사법서비스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재판 지연 해소될까…새해 달라지는 법원[판결뒷담화]
    이데일리DB[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 법원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합니다. 올해부터 5년에 걸쳐 판사 정원이 늘어나고, 오는 3월에는 부산과 수원에 회생법원이 설치됩니다. 지난 2019년부터 시범실시해온 ‘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전국의 지방법원으로 확대 실시됩니다. 올해 1월1일 이후 선고되는 민사(행정·특허 포함) 사건의 미확정 판결서도 공개됐습니다.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이같은 변화는 어떤 효과를 낳을지, 기대되는 부분과 아쉬운 부분 등을 함께 살펴봤습니다. *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원과 부산에 회생법원 설치올해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죠.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회생·파산제도가 있습니다. 법원이 개입을 해서 경제적인 갱생(更生)에 도움을 주는 제도인데요. 서울에만 있던 회생법원이 2곳 더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회생법원에 종사하는 법관이나 직원들의 전문성도 향상되는 등 더 나은 법원행정이 기대됩니다.◇ 판사 정원 확대지난달 20일 국무회의에서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습니다. 이제 국회의 문턱만 넘으면 판사 정원이 늘어납니다. 올해부터 5년간 총 370명을 늘린다는 계획인데요. 사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재판 진행도 충실해지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 민사·행정·특허 미확정 판결문 공개올해 1월1일 이후 선고되는 민사 사건의 미확정 판결서도 법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검색과 열람이 가능해졌는데요. 판결서 공개 범위가 확대되면서 국민의 알 권리가 더 많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판결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 책임성이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됩니다. 사법신뢰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겠죠. ◇ 법원장 후보 추천제 전국 확대 실시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지난 2019년부터 시범 실시해왔는데 올해부터는 전국의 지방법원으로 확대 실시됩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원장 후보 추천제 확대 실시와 관련해 “법조일원화와 평생 법관 시대에 대비한 법관 인사 이원화 제도와 재판 지원 중심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사법행정이 더욱 공고히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주원 기자 2023.01.21
    이데일리DB[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 법원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합니다. 올해부터 5년에 걸쳐 판사 정원이 늘어나고, 오는 3월에는 부산과 수원에 회생법원이 설치됩니다. 지난 2019년부터 시범실시해온 ‘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전국의 지방법원으로 확대 실시됩니다. 올해 1월1일 이후 선고되는 민사(행정·특허 포함) 사건의 미확정 판결서도 공개됐습니다.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이같은 변화는 어떤 효과를 낳을지, 기대되는 부분과 아쉬운 부분 등을 함께 살펴봤습니다. *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원과 부산에 회생법원 설치올해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죠.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회생·파산제도가 있습니다. 법원이 개입을 해서 경제적인 갱생(更生)에 도움을 주는 제도인데요. 서울에만 있던 회생법원이 2곳 더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회생법원에 종사하는 법관이나 직원들의 전문성도 향상되는 등 더 나은 법원행정이 기대됩니다.◇ 판사 정원 확대지난달 20일 국무회의에서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습니다. 이제 국회의 문턱만 넘으면 판사 정원이 늘어납니다. 올해부터 5년간 총 370명을 늘린다는 계획인데요. 사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재판 진행도 충실해지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 민사·행정·특허 미확정 판결문 공개올해 1월1일 이후 선고되는 민사 사건의 미확정 판결서도 법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검색과 열람이 가능해졌는데요. 판결서 공개 범위가 확대되면서 국민의 알 권리가 더 많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판결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 책임성이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됩니다. 사법신뢰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겠죠. ◇ 법원장 후보 추천제 전국 확대 실시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지난 2019년부터 시범 실시해왔는데 올해부터는 전국의 지방법원으로 확대 실시됩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원장 후보 추천제 확대 실시와 관련해 “법조일원화와 평생 법관 시대에 대비한 법관 인사 이원화 제도와 재판 지원 중심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사법행정이 더욱 공고히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두가지 논란 빚은 '한의사 초음파기기 허용 판결'[판결뒷담화]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지난달 22일, 한의사가 초음파 기기를 사용해 진단해도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1심과 2심에서는 초음파기기를 사용한 한의사를 유죄로 보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죠.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학계는 발끈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부르는 무책임한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판결에 노정희 대법관이 참여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제기했습니다. 노 대법관의 남편이 한의사이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상황인데도 회피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달 2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노 대법관을 사법부에 대한 업무방해죄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습니다.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을 유죄로 본 하급심의 판단과 무죄로 본 대법원의 판단, 여러분은 어느 쪽에 동의하시나요? 남편이 한의사인데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다툰 재판에 회피 신청을 하지 않고 참여한 대법관의 판단은 적절해 보이나요?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변호사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우리나라에는 특별하게 ‘한의학’이라는 학문과 ‘한의사’라는 직종이 존재합니다. 부항, 뜸, 침 등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의료방법을 이용해 치료하는 분야죠. 환자의 상태를 진단할 때도 손으로 맥을 짚는 방법을 사용해왔습니다. 서양의학을 기반으로 하는 ‘의학’과 크게 다른 부분입니다.이번 사건은 의사·한의사 각각의 면허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 경계선이 모호한 부분을 건드린 사건이었는데요. 해당 한의사가 수십회에 걸쳐 초음파기기를 사용하고도 자궁내막암 진단을 놓치면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법원의 판결이 다소 앞서나간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한가지, 남편이 한의사인 노정희 대법관이 이번 판결을 앞두고 회피 신청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지적에도 공감하는 의견이 나오는데요. 심판자인 판사로서는 어떤 상황이든 오해의 여지가 생긴다면 판결 자체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를 떠나서 이같은 논란이 벌어진 것만으로도 대법원의 상처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성주원 기자 2023.01.14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지난달 22일, 한의사가 초음파 기기를 사용해 진단해도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1심과 2심에서는 초음파기기를 사용한 한의사를 유죄로 보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죠.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학계는 발끈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부르는 무책임한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판결에 노정희 대법관이 참여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제기했습니다. 노 대법관의 남편이 한의사이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상황인데도 회피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달 2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노 대법관을 사법부에 대한 업무방해죄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습니다.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을 유죄로 본 하급심의 판단과 무죄로 본 대법원의 판단, 여러분은 어느 쪽에 동의하시나요? 남편이 한의사인데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다툰 재판에 회피 신청을 하지 않고 참여한 대법관의 판단은 적절해 보이나요?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변호사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우리나라에는 특별하게 ‘한의학’이라는 학문과 ‘한의사’라는 직종이 존재합니다. 부항, 뜸, 침 등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의료방법을 이용해 치료하는 분야죠. 환자의 상태를 진단할 때도 손으로 맥을 짚는 방법을 사용해왔습니다. 서양의학을 기반으로 하는 ‘의학’과 크게 다른 부분입니다.이번 사건은 의사·한의사 각각의 면허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 경계선이 모호한 부분을 건드린 사건이었는데요. 해당 한의사가 수십회에 걸쳐 초음파기기를 사용하고도 자궁내막암 진단을 놓치면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법원의 판결이 다소 앞서나간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한가지, 남편이 한의사인 노정희 대법관이 이번 판결을 앞두고 회피 신청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지적에도 공감하는 의견이 나오는데요. 심판자인 판사로서는 어떤 상황이든 오해의 여지가 생긴다면 판결 자체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를 떠나서 이같은 논란이 벌어진 것만으로도 대법원의 상처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 영장판사는 올빼미?…야밤에 결정되는 구속영장[판결뒷담화]
    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주거지를 침입한 혐의를 받는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 강진구 대표와 최영민 대표가 구속을 면했습니다.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나온 시각은 지난 30일 새벽 0시 40분.더 야심한 밤에 결정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달 19일 새벽 2시50분에 발부됐고요.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구속영장은 지난 3일 새벽 5시에 발부됐습니다.사건의 내용과는 별도로 영장전담판사들의 업무 강도가 만만치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으시나요? 주요 사건들의 구속영장 발부 결정은 왜 만날 야심한 밤에 나오는 것인지 등에 대해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과거에는 영장실질심사가 없었습니다. 그때는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면 판사가 그냥 서류만 보고 영장 재판을 했는데요. 1995년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영장실질심사 제도가 도입되면서 판사가 피의자를 대면해 심문하고 구속사유를 판단한 이후에 구속영장을 발부하도록 바뀌었습니다. 인신구속이라는 것 자체가 매우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구속영장 발부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소명’입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려면 범죄사실이 70~80% 정도는 소명돼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것은 검사가 수사를 탄탄히 했고 피의자가 유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 주거 부정,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 등이 발부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그럼 왜 주요 사건의 구속영장 발부 결정은 새벽에 나오는 걸까요? 영장전담판사들이 결정해야 할 사건이 하루에 1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영장을 발부하거나 기각해야 하는데요. 사회적 이슈가 되는 주요 사건의 경우는 사건 내용이 복잡하고 수사 자료와 반박 자료가 방대하다 보니 기록을 대략적으로라도 훑어보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검사 입장에서 피의자 구속 여부는 관련 수사에 대해 평가받는 첫단계이자 7부 능선이기 때문에 범죄사실을 소명하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하고, 피의자 입장에서도 인신구속은 매우 치명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역시 치열하게 반박할 수밖에 없어 판사가 살펴봐야 하는 자료의 양 자체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오늘 퇴근시간까지 결정이 어려우면 내일 출근해서 하면 되지 않나 싶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구속은 매우 중요한 결정인데다 무작정 시간을 끌 수 없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마감시한이 있고 그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기록을 검토하고 고민해서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말지를 결정하다보니 새벽에라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거죠.새해에도 영장전담판사들은 여러 형사사건의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하느라 한밤중까지 수고하게 될텐데요. 억울한 사람이나 피해보는 사람이 없도록 법과 원칙에 맞춰 현명히 판단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성주원 기자 2022.12.31
    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주거지를 침입한 혐의를 받는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 강진구 대표와 최영민 대표가 구속을 면했습니다.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나온 시각은 지난 30일 새벽 0시 40분.더 야심한 밤에 결정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달 19일 새벽 2시50분에 발부됐고요.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구속영장은 지난 3일 새벽 5시에 발부됐습니다.사건의 내용과는 별도로 영장전담판사들의 업무 강도가 만만치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으시나요? 주요 사건들의 구속영장 발부 결정은 왜 만날 야심한 밤에 나오는 것인지 등에 대해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과거에는 영장실질심사가 없었습니다. 그때는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면 판사가 그냥 서류만 보고 영장 재판을 했는데요. 1995년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영장실질심사 제도가 도입되면서 판사가 피의자를 대면해 심문하고 구속사유를 판단한 이후에 구속영장을 발부하도록 바뀌었습니다. 인신구속이라는 것 자체가 매우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구속영장 발부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소명’입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려면 범죄사실이 70~80% 정도는 소명돼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것은 검사가 수사를 탄탄히 했고 피의자가 유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 주거 부정,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 등이 발부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그럼 왜 주요 사건의 구속영장 발부 결정은 새벽에 나오는 걸까요? 영장전담판사들이 결정해야 할 사건이 하루에 1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영장을 발부하거나 기각해야 하는데요. 사회적 이슈가 되는 주요 사건의 경우는 사건 내용이 복잡하고 수사 자료와 반박 자료가 방대하다 보니 기록을 대략적으로라도 훑어보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검사 입장에서 피의자 구속 여부는 관련 수사에 대해 평가받는 첫단계이자 7부 능선이기 때문에 범죄사실을 소명하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하고, 피의자 입장에서도 인신구속은 매우 치명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역시 치열하게 반박할 수밖에 없어 판사가 살펴봐야 하는 자료의 양 자체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오늘 퇴근시간까지 결정이 어려우면 내일 출근해서 하면 되지 않나 싶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구속은 매우 중요한 결정인데다 무작정 시간을 끌 수 없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마감시한이 있고 그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기록을 검토하고 고민해서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말지를 결정하다보니 새벽에라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거죠.새해에도 영장전담판사들은 여러 형사사건의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하느라 한밤중까지 수고하게 될텐데요. 억울한 사람이나 피해보는 사람이 없도록 법과 원칙에 맞춰 현명히 판단해주시리라 믿습니다.
  • 요양급여 23억 편취했다던데 尹장모 무죄…왜?[판결뒷담화]
    요양병원을 불법 개설해 요양급여를 타 간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장모 최모씨가 지난 1월25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요양병원을 불법 운영해 수십억원대의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최은순 씨가 지난 15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최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입니다. 무죄 선고 이유는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증명 부족이었습니다.요양병원 개설·운영의 주범이 있는 상황에서 최씨가 공동정범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었는데요. 검사가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겁니다.공동점범 인정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증거가 필요한 걸까요? 이 사건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될만한 부분은 무엇이었을까요? 공소사실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검사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의 여러가지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피고인이 억울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는 문구입니다. 누가 봐도 이 사람이 범인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증거가 제시돼야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쳇말로 ‘빼박’이어야 하죠. 99%도 허용되지 않는 겁니다.이 사건에서 최씨에게 불리한 자료들도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최씨는 의료법인 공동이사장에 등재됐고, 최씨의 큰 사위가 석달간 이 의료법인의 행정원장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주범들에게 책임면제각서를 받았는데요. 실제 관여를 안 했다면 필요하지 않았을 서류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최씨에게는 불리한 증거들이었습니다.실제로 1심은 최씨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최씨가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의료법인의 설립, 존속, 운영에 관여했다고 판단한거죠.그러나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고 대법원이 2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의심스러운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형사재판에서의 증명책임과 그 증명 정도에 관한 대법원 판결의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겁니다.그렇다면 이런 사건에서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결정적인 증거는 무엇이었을까요? 어느 정도의 어떤 증거가 필요했을까요?예를 들어 출퇴근을 했다든가 피고인의 사무공간이 병원 내에 있다든가 인사권을 행사했다든가 돈 관리를 했다든가 하는 등의 기록이 있었다면 피고인이 공동정범이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로 쓰였을 것이라고 조용주 변호사는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주범들이 작성한 동업약정서에 최씨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면 매우 결정적인 증거가 됐겠죠. 그러나 동업약정서에 최씨 이름이 빠져있다는 점에서 주범들과 최씨가 다른 지위에 있다고 판단된 것으로 보입니다.이번 사건을 통해 형사사건과 민사사건의 차이점도 배울 수 있습니다. 형사사건에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누가 봐도 피고인이 100% 범인임이 인정될 때 유죄가 선고되지만 민사사건에서는 무게추가 한쪽으로 조금만 쏠려도 승소·패소가 판가름납니다. 민사사건에서 합리적 의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원고와 피고 두 사람의 주장과 증거를 통해 51대49의 상황만 돼도 51%를 입증한 쪽이 승소하게 됩니다.
    성주원 기자 2022.12.24
    요양병원을 불법 개설해 요양급여를 타 간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장모 최모씨가 지난 1월25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요양병원을 불법 운영해 수십억원대의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최은순 씨가 지난 15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최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입니다. 무죄 선고 이유는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증명 부족이었습니다.요양병원 개설·운영의 주범이 있는 상황에서 최씨가 공동정범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었는데요. 검사가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겁니다.공동점범 인정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증거가 필요한 걸까요? 이 사건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될만한 부분은 무엇이었을까요? 공소사실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검사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의 여러가지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피고인이 억울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는 문구입니다. 누가 봐도 이 사람이 범인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증거가 제시돼야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쳇말로 ‘빼박’이어야 하죠. 99%도 허용되지 않는 겁니다.이 사건에서 최씨에게 불리한 자료들도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최씨는 의료법인 공동이사장에 등재됐고, 최씨의 큰 사위가 석달간 이 의료법인의 행정원장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주범들에게 책임면제각서를 받았는데요. 실제 관여를 안 했다면 필요하지 않았을 서류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최씨에게는 불리한 증거들이었습니다.실제로 1심은 최씨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최씨가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의료법인의 설립, 존속, 운영에 관여했다고 판단한거죠.그러나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고 대법원이 2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의심스러운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형사재판에서의 증명책임과 그 증명 정도에 관한 대법원 판결의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겁니다.그렇다면 이런 사건에서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결정적인 증거는 무엇이었을까요? 어느 정도의 어떤 증거가 필요했을까요?예를 들어 출퇴근을 했다든가 피고인의 사무공간이 병원 내에 있다든가 인사권을 행사했다든가 돈 관리를 했다든가 하는 등의 기록이 있었다면 피고인이 공동정범이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로 쓰였을 것이라고 조용주 변호사는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주범들이 작성한 동업약정서에 최씨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면 매우 결정적인 증거가 됐겠죠. 그러나 동업약정서에 최씨 이름이 빠져있다는 점에서 주범들과 최씨가 다른 지위에 있다고 판단된 것으로 보입니다.이번 사건을 통해 형사사건과 민사사건의 차이점도 배울 수 있습니다. 형사사건에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누가 봐도 피고인이 100% 범인임이 인정될 때 유죄가 선고되지만 민사사건에서는 무게추가 한쪽으로 조금만 쏠려도 승소·패소가 판가름납니다. 민사사건에서 합리적 의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원고와 피고 두 사람의 주장과 증거를 통해 51대49의 상황만 돼도 51%를 입증한 쪽이 승소하게 됩니다.
  • 8촌 누군지도 모르는데 근친 맞나? [판결뒷담화]
    친가 기준 가족관계도 및 호칭(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지난 10월 27일 헌법재판소는 민법 제815조 2호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해당 법 조항이 헌법에 맞지 않는데 당장 이 조항의 효력을 없애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일정 기간까지 유효하도록 두고 대신 그 전에 해당 법을 헌법에 맞게 고치라는 결정입니다. 현행 민법 815조 2호는 2024년 12월31일 이후엔 효력을 잃게 됩니다.민법 815조 2호는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걸까요? 헌법에 맞게 고치려면 어떻게 바꾸는 것이 좋을까요?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민법 815조 2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809조 1항을 알아야 합니다.민법 809조 1항은 ‘8촌 이내의 혈족(친양자의 입양 전의 혈족을 포함한다)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근친혼’은 안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815조 2호는 ‘혼인이 제809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때 혼인을 무효로 한다’입니다. 정리하면 근친혼을 금지하고 있는데 그거 지키지 않았으면 혼인은 무효가 된다는 뜻입니다.헌재는 809조 1항은 합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8촌 이내 혈족(근친)은 혼인하지 못하도록 한 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고요. 그렇지만 실제로 8촌 이내 혈족간 혼인한 경우 이를 무효로 하는 건 헌법에 위배된다는 겁니다. 민법 809조 1항 및 815조 2호 내용과 헌법재판소의 결정같은 날 나온 이 2개의 결정이 이상하다고 느낀 독자들이 많았습니다. ‘분명 근친혼은 안 되는 것이라고 본 것인데, 왜 근친혼을 무효로 하는 건 안 된다는 거지?’라는 반응이었죠. 사실 과거에는 동성동본의 혼인이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연배가 좀 있으신 분들은 같은 성의 이성친구를 만나면 본관을 물어봤던 기억을 다들 갖고 계실 겁니다. 그때는 그랬죠. 민법 809조 1항은 애초에 ‘동성동본 혼인 금지’ 조항이었는데 1997년 헌재의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고 나서 2005년 민법 개정을 통해 지금의 ‘8촌 이내 혈족(근친)간 혼인 금지’로 바뀐 겁니다.헌재는 8촌 이내의 혼인을 금지한 것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입법권의 작용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서로 잘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혼인이 무효가 돼 가족관계가 파탄이 나고 아이가 졸지에 부모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데다 결혼상대방이 8촌 이내의 혈족인지 알 수 있는 신분공시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혼인을 무효로 하는 것은 헌법에 맞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겁니다.무효라는 건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본다는 의미인데요. 그동안 결혼생활 기간에 있었던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겁니다. 같이 살았고 아이도 낳았는데 법률적으로 모두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당사자와 주변인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일입니다.따라서 앞으로 입법부가 고민할 부분은 혼인의 무효가 아닌 취소 정도로 해서 그동안의 일들은 법률적으로 인정될 수 있게 하든지, 또는 이혼사유가 되는 정도로 할 수도 있겠죠. 헌법 36조 1항에 나와있는 것처럼 혼인과 가족생활이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될 수 있도록 국가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성주원 기자 2022.12.10
    친가 기준 가족관계도 및 호칭(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지난 10월 27일 헌법재판소는 민법 제815조 2호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해당 법 조항이 헌법에 맞지 않는데 당장 이 조항의 효력을 없애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일정 기간까지 유효하도록 두고 대신 그 전에 해당 법을 헌법에 맞게 고치라는 결정입니다. 현행 민법 815조 2호는 2024년 12월31일 이후엔 효력을 잃게 됩니다.민법 815조 2호는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걸까요? 헌법에 맞게 고치려면 어떻게 바꾸는 것이 좋을까요?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민법 815조 2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809조 1항을 알아야 합니다.민법 809조 1항은 ‘8촌 이내의 혈족(친양자의 입양 전의 혈족을 포함한다)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근친혼’은 안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815조 2호는 ‘혼인이 제809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때 혼인을 무효로 한다’입니다. 정리하면 근친혼을 금지하고 있는데 그거 지키지 않았으면 혼인은 무효가 된다는 뜻입니다.헌재는 809조 1항은 합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8촌 이내 혈족(근친)은 혼인하지 못하도록 한 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고요. 그렇지만 실제로 8촌 이내 혈족간 혼인한 경우 이를 무효로 하는 건 헌법에 위배된다는 겁니다. 민법 809조 1항 및 815조 2호 내용과 헌법재판소의 결정같은 날 나온 이 2개의 결정이 이상하다고 느낀 독자들이 많았습니다. ‘분명 근친혼은 안 되는 것이라고 본 것인데, 왜 근친혼을 무효로 하는 건 안 된다는 거지?’라는 반응이었죠. 사실 과거에는 동성동본의 혼인이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연배가 좀 있으신 분들은 같은 성의 이성친구를 만나면 본관을 물어봤던 기억을 다들 갖고 계실 겁니다. 그때는 그랬죠. 민법 809조 1항은 애초에 ‘동성동본 혼인 금지’ 조항이었는데 1997년 헌재의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고 나서 2005년 민법 개정을 통해 지금의 ‘8촌 이내 혈족(근친)간 혼인 금지’로 바뀐 겁니다.헌재는 8촌 이내의 혼인을 금지한 것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입법권의 작용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서로 잘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혼인이 무효가 돼 가족관계가 파탄이 나고 아이가 졸지에 부모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데다 결혼상대방이 8촌 이내의 혈족인지 알 수 있는 신분공시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혼인을 무효로 하는 것은 헌법에 맞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겁니다.무효라는 건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본다는 의미인데요. 그동안 결혼생활 기간에 있었던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겁니다. 같이 살았고 아이도 낳았는데 법률적으로 모두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당사자와 주변인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일입니다.따라서 앞으로 입법부가 고민할 부분은 혼인의 무효가 아닌 취소 정도로 해서 그동안의 일들은 법률적으로 인정될 수 있게 하든지, 또는 이혼사유가 되는 정도로 할 수도 있겠죠. 헌법 36조 1항에 나와있는 것처럼 혼인과 가족생활이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될 수 있도록 국가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사진=이미지투데이
  • 조현아 이혼 재산분할 13억…최태원·노소영은 얼마일까?[판결뒷담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의 이혼소송이 최근 4년7개월만에 결론났습니다. 지난달 17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4부(재판장 서형주)는 조 전 부사장 측이 재산분할로 남편 박모씨에게 13억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자녀는 조 전 부사장이 키우게 됐고요. 박씨는 이번 달부터 양육비로 자녀 1인당 월 120만원을 조 전 부사장에게 지급해야 합니다.며칠 후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간 이혼소송의 결론이 납니다. 지난 2017년 7월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 이후 무려 5년반이나 걸린 소송입니다. 사실 두 사람의 이혼 여부보다 최 회장의 조단위 재산이 어떻게 분할될지에 더 관심을 두는 사람도 많습니다. 노 관장이 최 회장 보유 SK(034730)㈜ 주식의 42.29%를 분할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시가총액 기준 1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규모이기 때문입니다. 분할 결과에 따라 SK그룹 경영권 문제라든지 주가에 미칠 영향 등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재벌들의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은 어떤 기준으로 정해질까요? 주로 문제가 되는 건 무엇일까요? 자녀 양육비는 어떻게 산정하는 걸까요?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조현아 전 부사장 이혼 사례에서 보면 재산분할 13억3000만원, 자녀 양육비 1인당 월 120만원이라는 결정이 나왔습니다. 재벌가의 이혼 재산분할치고는 소박해보이기도 합니다. 요새는 일반인들도 보유 재산 규모가 커졌고, 특히 20~30년 함께 살다가 황혼이혼하는 경우 수십억원 규모의 재산분할 결정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추세죠.재산분할의 기준을 살펴볼까요? 양 당사자가 혼인을 한 시점부터 혼인 해소가 되는 이혼 시점까지 늘어난 재산을 산정하고 거기에 누가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를 따집니다. 5대5가 되기도 하고 6대4, 7대3이 되기도 하죠.결혼생활 2~3년만에 헤어졌다면 혼인 이후 늘어난 재산만 보지만, 그 이상 십수년 동고동락(同苦同樂)한 경우는 혼인 이전에 갖고 있던 재산까지도 다 포함해서 산정합니다. 양가 부모님께 증여·상속받은 재산도 모두 포함되죠. 혼인기간이 길수록 이 재산들을 유지하는 데도 배우자의 역할이 있었다고 보고 기여도에 따라 나누게 됩니다.그런데 재벌가의 이혼에서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주식입니다. 재산의 상당부분이 주식이기 때문이죠. 주식은 단순히 돈의 가치로만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입장에서는 경영권의 측면이 더 크겠죠.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을 배우자에게 나눠줄 경우 그 이후 회사의 경영권 분쟁 우려나 주식 매물 출회 등으로 주가가 흔들리지는 않을지가 걱정거리일 것입니다.이번엔 자녀 양육비를 살펴보죠. 자녀 친권자 및 양육자가 지정되면 상대방은 양육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양육비를 지급하는 사람의 소득과 자녀의 나이를 토대로 양육비 수준이 결정됩니다. 소득이 적거나 자녀가 어릴수록 양육비는 낮게 책정됩니다. 반대로 소득이 많거나 자녀가 성년에 가까울수록 양육비 구간은 높아지죠.양육비는 자녀가 미성년자일 때까지만 지급 의무가 있습니다. 양육비 지급 의무를 다하지 않는 나쁜 아빠, 나쁜 엄마도 있을텐데요. 양육비 받는 것을 도와주는 기관이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산하 양육비관리이행원입니다. 상대방이 양육비 지급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양육비관리이행원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조용주 변호사는 “재판까지 하고 헤어지면 마음의 상처가 많이 남게 되니 가급적이면 상호 합의를 통해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며 “또한 우리 사회가 이혼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연합뉴스)
    성주원 기자 2022.12.03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의 이혼소송이 최근 4년7개월만에 결론났습니다. 지난달 17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4부(재판장 서형주)는 조 전 부사장 측이 재산분할로 남편 박모씨에게 13억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자녀는 조 전 부사장이 키우게 됐고요. 박씨는 이번 달부터 양육비로 자녀 1인당 월 120만원을 조 전 부사장에게 지급해야 합니다.며칠 후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간 이혼소송의 결론이 납니다. 지난 2017년 7월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 이후 무려 5년반이나 걸린 소송입니다. 사실 두 사람의 이혼 여부보다 최 회장의 조단위 재산이 어떻게 분할될지에 더 관심을 두는 사람도 많습니다. 노 관장이 최 회장 보유 SK(034730)㈜ 주식의 42.29%를 분할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시가총액 기준 1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규모이기 때문입니다. 분할 결과에 따라 SK그룹 경영권 문제라든지 주가에 미칠 영향 등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재벌들의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은 어떤 기준으로 정해질까요? 주로 문제가 되는 건 무엇일까요? 자녀 양육비는 어떻게 산정하는 걸까요?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조현아 전 부사장 이혼 사례에서 보면 재산분할 13억3000만원, 자녀 양육비 1인당 월 120만원이라는 결정이 나왔습니다. 재벌가의 이혼 재산분할치고는 소박해보이기도 합니다. 요새는 일반인들도 보유 재산 규모가 커졌고, 특히 20~30년 함께 살다가 황혼이혼하는 경우 수십억원 규모의 재산분할 결정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추세죠.재산분할의 기준을 살펴볼까요? 양 당사자가 혼인을 한 시점부터 혼인 해소가 되는 이혼 시점까지 늘어난 재산을 산정하고 거기에 누가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를 따집니다. 5대5가 되기도 하고 6대4, 7대3이 되기도 하죠.결혼생활 2~3년만에 헤어졌다면 혼인 이후 늘어난 재산만 보지만, 그 이상 십수년 동고동락(同苦同樂)한 경우는 혼인 이전에 갖고 있던 재산까지도 다 포함해서 산정합니다. 양가 부모님께 증여·상속받은 재산도 모두 포함되죠. 혼인기간이 길수록 이 재산들을 유지하는 데도 배우자의 역할이 있었다고 보고 기여도에 따라 나누게 됩니다.그런데 재벌가의 이혼에서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주식입니다. 재산의 상당부분이 주식이기 때문이죠. 주식은 단순히 돈의 가치로만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입장에서는 경영권의 측면이 더 크겠죠.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을 배우자에게 나눠줄 경우 그 이후 회사의 경영권 분쟁 우려나 주식 매물 출회 등으로 주가가 흔들리지는 않을지가 걱정거리일 것입니다.이번엔 자녀 양육비를 살펴보죠. 자녀 친권자 및 양육자가 지정되면 상대방은 양육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양육비를 지급하는 사람의 소득과 자녀의 나이를 토대로 양육비 수준이 결정됩니다. 소득이 적거나 자녀가 어릴수록 양육비는 낮게 책정됩니다. 반대로 소득이 많거나 자녀가 성년에 가까울수록 양육비 구간은 높아지죠.양육비는 자녀가 미성년자일 때까지만 지급 의무가 있습니다. 양육비 지급 의무를 다하지 않는 나쁜 아빠, 나쁜 엄마도 있을텐데요. 양육비 받는 것을 도와주는 기관이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산하 양육비관리이행원입니다. 상대방이 양육비 지급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양육비관리이행원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조용주 변호사는 “재판까지 하고 헤어지면 마음의 상처가 많이 남게 되니 가급적이면 상호 합의를 통해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며 “또한 우리 사회가 이혼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연합뉴스)
  • 전재산 건다던 손혜원, 약속지켜야 하나?[판결뒷담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9년 1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재판을 받아온 손혜원 전 의원이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부패방지법 무죄, 부동산실명법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습니다. 이로써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는데요.국회의원 시절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시가 상승을 예상하고 부동산을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씻게 됐지만, 조카 명의를 빌려 차명으로 부동산을 거래한 것은 사실이라는 결론이 내려진 겁니다.판결 이후 관심을 모은 건 손 전 의원의 과거 발언인데요. 지난 2019년 1월 손 전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차명이라면 전재산을 국고에 환원하겠다”고 말했고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재판을 통해서 목포에 차명으로 소유한 제 부동산이 밝혀질 경우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1심과 2심, 그리고 대법원까지 손 전 의원의 부동산실명법 위반(차명 거래)을 인정했으니 손 전 의원은 전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까요?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이 사례에서 우리가 알아둘 만한 법률 상식이 등장합니다. 바로 손 전 의원의 전 재산 기부 발언은 증여계약에 해당한다는 것이고요. 증여계약의 경우 주는 사람의 말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의 승낙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국가는 증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증여받기 위해서는 계약이 필요합니다. 국가의 계약대표자는 법무부 장관이고요. 따라서 당시 법무부 장관과 손 전 의원이 계약서를 썼다면 대법 판결에 따라 이행 의무가 발생했을텐데요. 그런데 받는 쪽(국가)의 승낙 표시가 없었으니 손 전 의원이 줄 의무 또한 없는 것이죠. 꼭 문서로 작성하지 않아도 구두로도 계약은 성립합니다. 다만 입증 문제가 있으니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추후 분쟁을 피하는 방법이죠.또 하나는 손 전 의원이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비진의표시(非眞意表示, 표의자가 내심의 의사와 표시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하는 의사 표시)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겁니다. ‘내 진정성을 호소하고 싶어서 한 말이었을 뿐이고 내 전 재산을 진정으로 헌납할 의사는 없었어’라고 주장한다면 법적으로 이행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마치 이런 상황과 비슷합니다. 친구가 복권을 여러 장 구입해서 다른 친구들에게 나눠줬고 받은 친구가 “당첨되면 절반 줄게”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당첨이 된 겁니다. 당첨되지 않을 거란 생각에 절반을 주겠다고 그냥 큰소리를 친 것이고 실제 절반을 줄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당첨된 친구는 “재미로 말한 건데 너 진짜라고 받아들인거야?”라며 당첨금의 절반을 주겠다는 말은 비진의표시였다고 주장하는 것이죠.이같은 두 가지 관점에서 볼 때 손 전 의원이 전 재산을 내놓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삼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번 사례의 결론입니다.손혜원 전 의원이 부동산을 매입한 목포 문화재거리 일대 건물. 이데일리DB.
    성주원 기자 2022.11.26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9년 1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재판을 받아온 손혜원 전 의원이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부패방지법 무죄, 부동산실명법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습니다. 이로써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는데요.국회의원 시절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시가 상승을 예상하고 부동산을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씻게 됐지만, 조카 명의를 빌려 차명으로 부동산을 거래한 것은 사실이라는 결론이 내려진 겁니다.판결 이후 관심을 모은 건 손 전 의원의 과거 발언인데요. 지난 2019년 1월 손 전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차명이라면 전재산을 국고에 환원하겠다”고 말했고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재판을 통해서 목포에 차명으로 소유한 제 부동산이 밝혀질 경우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1심과 2심, 그리고 대법원까지 손 전 의원의 부동산실명법 위반(차명 거래)을 인정했으니 손 전 의원은 전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까요?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이 사례에서 우리가 알아둘 만한 법률 상식이 등장합니다. 바로 손 전 의원의 전 재산 기부 발언은 증여계약에 해당한다는 것이고요. 증여계약의 경우 주는 사람의 말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의 승낙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국가는 증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증여받기 위해서는 계약이 필요합니다. 국가의 계약대표자는 법무부 장관이고요. 따라서 당시 법무부 장관과 손 전 의원이 계약서를 썼다면 대법 판결에 따라 이행 의무가 발생했을텐데요. 그런데 받는 쪽(국가)의 승낙 표시가 없었으니 손 전 의원이 줄 의무 또한 없는 것이죠. 꼭 문서로 작성하지 않아도 구두로도 계약은 성립합니다. 다만 입증 문제가 있으니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추후 분쟁을 피하는 방법이죠.또 하나는 손 전 의원이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비진의표시(非眞意表示, 표의자가 내심의 의사와 표시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하는 의사 표시)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겁니다. ‘내 진정성을 호소하고 싶어서 한 말이었을 뿐이고 내 전 재산을 진정으로 헌납할 의사는 없었어’라고 주장한다면 법적으로 이행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마치 이런 상황과 비슷합니다. 친구가 복권을 여러 장 구입해서 다른 친구들에게 나눠줬고 받은 친구가 “당첨되면 절반 줄게”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당첨이 된 겁니다. 당첨되지 않을 거란 생각에 절반을 주겠다고 그냥 큰소리를 친 것이고 실제 절반을 줄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당첨된 친구는 “재미로 말한 건데 너 진짜라고 받아들인거야?”라며 당첨금의 절반을 주겠다는 말은 비진의표시였다고 주장하는 것이죠.이같은 두 가지 관점에서 볼 때 손 전 의원이 전 재산을 내놓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삼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번 사례의 결론입니다.손혜원 전 의원이 부동산을 매입한 목포 문화재거리 일대 건물. 이데일리DB.
  • 포항 주차장 참사 중학생, 보험금 왜 못 받았나?[판결뒷담화]
    * 아래 텍스트는 방송 내용의 일부분으로,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지난 9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힌남노는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전국적으로 재산피해가 2440억원에 달했고 정부는 피해 복구비용으로 7802억원을 책정해야 했습니다.특히 많은 피해가 집중된 포항시의 경우 힌남노로 인해 10명이 목숨을 잃고 26명이 다쳤습니다. 포항시는 각종 자연재해 사망이나 폭발·화재·붕괴 상해사망·후유장애 등 피해를 봤을 때 시민들이 보상받을 수 있도록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해놨는데요. 최대 2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에 접근하고 있던 지난 9월 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입구에 모래자루가 비축돼 있다. 사진=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그런데 숨진 시민 중 중학생 김모군만 보험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사망 당시 나이가 만 14세였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무슨 문제일까 싶은데요. 우리나라 상법 732조에 따르면 ‘15세 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김모군의 보험계약은 자동으로 무효가 되기 때문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도, 받을 수도 없었던 겁니다. 이런 조항은 어떤 이유로 만들어 놓은 걸까요?대법원 판례를 보면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부모가 7살 아이를 교통안전보험에 가입시킨 것이죠. 교통사고로 인해 다칠 경우를 대비해놨던 겁니다. 그런데 가입 내용을 보면 교통사고로 사망시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받는 조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교통사고가 발생해 아이가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경우 역시 상법 732조에 의해 보험계약이 무효가 됐는데요. 보험계약이 애초에 무효라면 부모는 그때까지 낸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상법에서 15세 미만 어린이의 목숨을 담보로 한 보험계약을 절대적 무효로 둔 이유, 나이 때문에 무효가 된 보험계약과 관련한 보험료 반환 청구 가능성 등에 대해서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대한적십자사가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주민에게 삼성, KB국민은행, 우리금융그룹의 후원으로 제작한 긴급구호품을 전달했다. (사진= 대한적십자사)
    성주원 기자 2022.11.19
    * 아래 텍스트는 방송 내용의 일부분으로,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지난 9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힌남노는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전국적으로 재산피해가 2440억원에 달했고 정부는 피해 복구비용으로 7802억원을 책정해야 했습니다.특히 많은 피해가 집중된 포항시의 경우 힌남노로 인해 10명이 목숨을 잃고 26명이 다쳤습니다. 포항시는 각종 자연재해 사망이나 폭발·화재·붕괴 상해사망·후유장애 등 피해를 봤을 때 시민들이 보상받을 수 있도록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해놨는데요. 최대 2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에 접근하고 있던 지난 9월 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입구에 모래자루가 비축돼 있다. 사진=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그런데 숨진 시민 중 중학생 김모군만 보험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사망 당시 나이가 만 14세였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무슨 문제일까 싶은데요. 우리나라 상법 732조에 따르면 ‘15세 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김모군의 보험계약은 자동으로 무효가 되기 때문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도, 받을 수도 없었던 겁니다. 이런 조항은 어떤 이유로 만들어 놓은 걸까요?대법원 판례를 보면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부모가 7살 아이를 교통안전보험에 가입시킨 것이죠. 교통사고로 인해 다칠 경우를 대비해놨던 겁니다. 그런데 가입 내용을 보면 교통사고로 사망시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받는 조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교통사고가 발생해 아이가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경우 역시 상법 732조에 의해 보험계약이 무효가 됐는데요. 보험계약이 애초에 무효라면 부모는 그때까지 낸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상법에서 15세 미만 어린이의 목숨을 담보로 한 보험계약을 절대적 무효로 둔 이유, 나이 때문에 무효가 된 보험계약과 관련한 보험료 반환 청구 가능성 등에 대해서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대한적십자사가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주민에게 삼성, KB국민은행, 우리금융그룹의 후원으로 제작한 긴급구호품을 전달했다. (사진= 대한적십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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