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박기주

기자

국회기자 24시

  • "같은 당 맞나" 수도권-영남·당선자-낙선자, 온도차 큰 국민의힘[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지난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포함해 얻은 의석수는 108석이었습니다.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겼다지만 집권 여당으로선 사상 최악의 참패였습니다. 그 이후 일주일여 지나는 동안 국민의힘은 어땠을까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지난 16일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국민을 대표하게 된 당선자가 모인 자리에서 여러 당선인은 살아 돌아온 데 대해 서로 축하를 나눴고 초선 당선인은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당 수습 방안을 논의했지만 당선인 몇몇이 발언하는 데 그쳤고 결론을 내진 못했습니다. 이튿날인 17일 이어진 초선 당선인 오찬에서도 선거 패배 원인으로 특정 인사를 지목하는 등의 쓴소리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고 전해집니다. 참석자도 지역구 당선인 28명 가운데 절반만 자리했습니다. 의견 수렴차 만들어진 자리라는 것을 고려하면 참석 인원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면 19일 원외 조직위원장 간담회로 이름이 바뀐 낙선자 모임 분위기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였습니다. 오전 10시 시작된 모임은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자리를 떠난 이후에도 40분가량 더 열띤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선거 기간을 떠올리며 눈물 흘리던 발언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 낙선자는 오후 2시께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저희가 많이 부족했습니다”라는 결의문을 발표했고 40초 정도 허리를 숙여 인사도 했습니다. 결의문엔 ‘총선 패배는 우리 모두 책임임을 확인하고 당을 쇄신함에 있어 모두가 앞장서겠다’ ‘민생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하겠다’ ‘민생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하겠다’ ‘전국 정당화가 되기 위해 환골탈태하여 젊은 청년 정치인 육성 위해 당력 집중하겠다’ ‘당의 민주화와 유능한 정당으로서 변모에 우리 모두 앞장서겠다’ ‘원외위원장 회의 정례화해 민심 전달 통로로 확대하겠다’ 등 다섯 개의 결의가 담겼습니다. 4·10 총선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를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분명 같은 당이고 동일한 총선 결과를 받았지만 반성문은 한쪽에서만 나왔습니다. 당선자 총회와 당내 낙선자 모임이었던 ‘첫목회’ 모두 참석했던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같은 선거를 치르고 같은 당대표에 같은 이념을 갖고 싸웠는데 당선자 총회와 낙선자 모임 사이 온도가 너무 달랐다”며 “낙선자가 훨씬 더 처절하게 선거했던 것으로 느껴졌고 당선자 총회는 그 정도의 처절함이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습니다. 삼성전자 IM부문을 이끌었던 최고경영자(CEO) 출신 고동진 국민의힘 서울 강남병 당선인은 초선 오찬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 옛날 회사(삼성) 체질이었으면 아마 오늘 같은 날은 벌써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막 움직이고 있을 텐데, 여기(국회)는 사람들이 그런 것 같지 않다. 고려할 게 많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역별 온도차도 있습니다. 불과 몇백표, 몇천표 차이로 어렵게 승리한 수도권 당선자는 당에 자성을 촉구하는 반면,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영남권 당선자는 상대적으로 조용합니다. 외려 재선에 성공한 박수영 국민의힘 부산 남구 의원은 “4년 전보다 5석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5.4%포인트로 줄었다. 3%만 가져오면 대선 이긴다”고 주장했죠.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그나마 일부에서 나오던 반성의 목소리마저 조만간 잦아들 수 있다는 겁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면섭니다. 벌써 룰(규칙)을 두고 계파 간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100%로 바꿨던 룰을 다시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당심(黨心)으로만 가야 한다는 의견까지 분분합니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비례를 포함해 103석에 불과한 의석수를 얻었습니다. 미래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당선인까지 고려하면 22대 총선 결과와 별 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내린 평가를 엄중하게 보지 않는다면 4년 후 총선은 물론, 대통령선거와 자치단체장을 뽑는 지방선거 역시 똑같은 성적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경계영 기자 2024.04.2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지난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포함해 얻은 의석수는 108석이었습니다.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겼다지만 집권 여당으로선 사상 최악의 참패였습니다. 그 이후 일주일여 지나는 동안 국민의힘은 어땠을까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지난 16일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국민을 대표하게 된 당선자가 모인 자리에서 여러 당선인은 살아 돌아온 데 대해 서로 축하를 나눴고 초선 당선인은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당 수습 방안을 논의했지만 당선인 몇몇이 발언하는 데 그쳤고 결론을 내진 못했습니다. 이튿날인 17일 이어진 초선 당선인 오찬에서도 선거 패배 원인으로 특정 인사를 지목하는 등의 쓴소리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고 전해집니다. 참석자도 지역구 당선인 28명 가운데 절반만 자리했습니다. 의견 수렴차 만들어진 자리라는 것을 고려하면 참석 인원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면 19일 원외 조직위원장 간담회로 이름이 바뀐 낙선자 모임 분위기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였습니다. 오전 10시 시작된 모임은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자리를 떠난 이후에도 40분가량 더 열띤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선거 기간을 떠올리며 눈물 흘리던 발언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 낙선자는 오후 2시께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저희가 많이 부족했습니다”라는 결의문을 발표했고 40초 정도 허리를 숙여 인사도 했습니다. 결의문엔 ‘총선 패배는 우리 모두 책임임을 확인하고 당을 쇄신함에 있어 모두가 앞장서겠다’ ‘민생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하겠다’ ‘민생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하겠다’ ‘전국 정당화가 되기 위해 환골탈태하여 젊은 청년 정치인 육성 위해 당력 집중하겠다’ ‘당의 민주화와 유능한 정당으로서 변모에 우리 모두 앞장서겠다’ ‘원외위원장 회의 정례화해 민심 전달 통로로 확대하겠다’ 등 다섯 개의 결의가 담겼습니다. 4·10 총선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를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분명 같은 당이고 동일한 총선 결과를 받았지만 반성문은 한쪽에서만 나왔습니다. 당선자 총회와 당내 낙선자 모임이었던 ‘첫목회’ 모두 참석했던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같은 선거를 치르고 같은 당대표에 같은 이념을 갖고 싸웠는데 당선자 총회와 낙선자 모임 사이 온도가 너무 달랐다”며 “낙선자가 훨씬 더 처절하게 선거했던 것으로 느껴졌고 당선자 총회는 그 정도의 처절함이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습니다. 삼성전자 IM부문을 이끌었던 최고경영자(CEO) 출신 고동진 국민의힘 서울 강남병 당선인은 초선 오찬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 옛날 회사(삼성) 체질이었으면 아마 오늘 같은 날은 벌써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막 움직이고 있을 텐데, 여기(국회)는 사람들이 그런 것 같지 않다. 고려할 게 많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역별 온도차도 있습니다. 불과 몇백표, 몇천표 차이로 어렵게 승리한 수도권 당선자는 당에 자성을 촉구하는 반면,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영남권 당선자는 상대적으로 조용합니다. 외려 재선에 성공한 박수영 국민의힘 부산 남구 의원은 “4년 전보다 5석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5.4%포인트로 줄었다. 3%만 가져오면 대선 이긴다”고 주장했죠.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그나마 일부에서 나오던 반성의 목소리마저 조만간 잦아들 수 있다는 겁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면섭니다. 벌써 룰(규칙)을 두고 계파 간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100%로 바꿨던 룰을 다시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당심(黨心)으로만 가야 한다는 의견까지 분분합니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비례를 포함해 103석에 불과한 의석수를 얻었습니다. 미래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당선인까지 고려하면 22대 총선 결과와 별 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내린 평가를 엄중하게 보지 않는다면 4년 후 총선은 물론, 대통령선거와 자치단체장을 뽑는 지방선거 역시 똑같은 성적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 민주당, 총선 압승했지만 '떨어진 성적표' 받았나[국회기자24시]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161 대 90, 14 대 18, 175 대 108.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과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이번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거둔 지역구, 비례대표, 전체 의석수 성적표다.4년 전 21대 총선에서는 183(더불어민주당 163+더불어시민당 17+열린민주당 3) 대 106(미래통합당 84+미래한국당 19+국민의당 3) 스코어였다. 이때와 비교하면 오히려 민주당은 8석 줄고 국민의힘은 2석 증가한 셈이다. 추후 정략적으로 합당한 열린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석수를 각각 제외하고 보더라도, 민주당은 5석 줄고 국민의힘은 5석 늘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따라서 민주당이 이번 총선만 놓고 볼 땐 국민의힘보다 67석 많은 압승을 거뒀다고 할 순 있지만, 직전 총선에 비춰볼 땐 마냥 좋은 결과라고만 할 순 없는 이유다. 수험생이 수능에서 재수를 한 것으로 비유하자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진 셈이다. 관심이 쏠렸던 일부 격전지 탈환 또는 수성 실패와, 신생 정당인 조국혁신당이 비례 의석을 12석이나 집어 삼킨 의석수 깎아먹기 등에 제동이 걸렸다.권역별로 지난 총선 대비 민주당 의석수는 △서울 4석(41→37) △부산 2석(3→1) △세종 1석(2→1) △강원 1석(3→2) 줄었다. 서울의 경우 이번 총선 선거구가 노원갑·을·병에서 노원갑·을로 1석 줄어든 것을 감안해도 3석 더 내줬다. 공을 들였던 PK(부산·울산·경남)권에선 오히려 부산에서 2석 잃었고, 울산(1석)·경남(3석)은 현상 유지에 그쳤다.지역별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선 중도·부도층이 많은 서울 ‘한강 벨트’ 11개 선거구 중 용산을 제외하고 10곳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이번엔 용산(강태웅 vs 권영세), 마포갑(이지은 vs 조정훈), 동작을(류삼영 vs 나경원) 3곳을 제외한 8곳 차지에 그쳤다. 심지어 ‘민주당 텃밭’으로 통하는 도봉갑(안귀령 vs 김재섭)마저 1098표 차이로 국민의힘에 내줬다.최근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서울 인근 수도권에서는, 주요 격전지 중 경기 수원정(김준혁 vs 이수정)과 용인병(부승찬 vs 고석)만 근소한 표 차이로 지켰다. 성남분당갑(이광재 vs 안철수) 및 화성을(공영운 vs 한정민 vs 이준석) 탈환과, 성남분당을(김병욱 vs 김은혜) 수성은 모두 실패했다.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에서 선거운동 시작과 마무리를 하며 ‘정권 심판’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양당 후보 간 4년 만의 ‘리턴 매치’는 890표(0.7%포인트)에서 6110표(4.8%포인트) 차로 더욱 벌어지며 탈환하지 못했다. 동작을은 이 대표가 현장 유세 6번과 유튜브 원격 유세 2번 등 총 8번의 유세로 힘을 실어줬지만 9325표(8%포인트) 차이로 지면서 내줬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민주당은 부울경 ‘낙동강 벨트’도 격전지로 꼽으며 화력을 집중했다. 이재명 대표는 물론,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과 심지어 정계를 은퇴하겠다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직접 지원 유세에 나서며 이례적인 모습을 자아내기도 했다.하지만 부산에서는 북갑(전재수 vs 서병수) 단 1곳만 접전 끝에 수성했다. 선거구 합구로 양측 현역이 맞붙은 남(박재호 vs 박수영), 그리고 사하갑(최인호 vs 이성권) 2곳은 잃었다. 경남에서는 문 전 대통령 지지에도 불구하고 양산을(김두관 vs 김태호)을 내줬고, 대신 경남 창원성산(허성무 vs 강기윤)을 확보하며 현재와 같은 3석 수준 유지에 그쳤다.그나마 여야 ‘네임드(잘 알려진 인물)’가 맞붙은 주요 관심지 서울 종로(곽상언 vs 최재형), 광진을(고민정 vs 오신환), 인천 계양을(이재명 vs 원희룡), 경기 하남갑(추미애 vs 이용)과 ‘국민의힘 텃밭’인 강남 3구 중 서울 송파병(남인순 vs 김근식)에서 승리하면서 체면을 지켰다. ‘비하 발언·불법 대출’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도 당선됐다.총선 막바지 들어 여당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과 야당의 ‘정권 심판’으로 표심이 갈리며, 상대적 열세였던 국민의힘 지지층 중심으로 이른바 ‘보수 결집’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 전체적으로도 동(강원·영남)과 서(호남·제주)의 지역적 정당 지지세가 더욱 뚜렷해진 한계만 확인했다는 지적도 따른다.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복당 출마한 이언주 경기 용인정 당선인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수도권에서 민주당 등 야권 성향의 지지층이 결집하면, 대개 반대편 결집이 나타나는 곳이 영남”이라고 짚었다.그러면서 “PK는 ‘민주적이지만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보지만, 안보 문제와 경제적인 시장 원리를 두고 민주당에 대해 갖고 있는 불안감 같은 게 분명히 있다”며 “개혁을 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한데 과거에 보면 조급해서 실패한 것들이 많다.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수권 야당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준 기자 2024.04.13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161 대 90, 14 대 18, 175 대 108.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과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이번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거둔 지역구, 비례대표, 전체 의석수 성적표다.4년 전 21대 총선에서는 183(더불어민주당 163+더불어시민당 17+열린민주당 3) 대 106(미래통합당 84+미래한국당 19+국민의당 3) 스코어였다. 이때와 비교하면 오히려 민주당은 8석 줄고 국민의힘은 2석 증가한 셈이다. 추후 정략적으로 합당한 열린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석수를 각각 제외하고 보더라도, 민주당은 5석 줄고 국민의힘은 5석 늘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따라서 민주당이 이번 총선만 놓고 볼 땐 국민의힘보다 67석 많은 압승을 거뒀다고 할 순 있지만, 직전 총선에 비춰볼 땐 마냥 좋은 결과라고만 할 순 없는 이유다. 수험생이 수능에서 재수를 한 것으로 비유하자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진 셈이다. 관심이 쏠렸던 일부 격전지 탈환 또는 수성 실패와, 신생 정당인 조국혁신당이 비례 의석을 12석이나 집어 삼킨 의석수 깎아먹기 등에 제동이 걸렸다.권역별로 지난 총선 대비 민주당 의석수는 △서울 4석(41→37) △부산 2석(3→1) △세종 1석(2→1) △강원 1석(3→2) 줄었다. 서울의 경우 이번 총선 선거구가 노원갑·을·병에서 노원갑·을로 1석 줄어든 것을 감안해도 3석 더 내줬다. 공을 들였던 PK(부산·울산·경남)권에선 오히려 부산에서 2석 잃었고, 울산(1석)·경남(3석)은 현상 유지에 그쳤다.지역별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선 중도·부도층이 많은 서울 ‘한강 벨트’ 11개 선거구 중 용산을 제외하고 10곳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이번엔 용산(강태웅 vs 권영세), 마포갑(이지은 vs 조정훈), 동작을(류삼영 vs 나경원) 3곳을 제외한 8곳 차지에 그쳤다. 심지어 ‘민주당 텃밭’으로 통하는 도봉갑(안귀령 vs 김재섭)마저 1098표 차이로 국민의힘에 내줬다.최근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서울 인근 수도권에서는, 주요 격전지 중 경기 수원정(김준혁 vs 이수정)과 용인병(부승찬 vs 고석)만 근소한 표 차이로 지켰다. 성남분당갑(이광재 vs 안철수) 및 화성을(공영운 vs 한정민 vs 이준석) 탈환과, 성남분당을(김병욱 vs 김은혜) 수성은 모두 실패했다.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에서 선거운동 시작과 마무리를 하며 ‘정권 심판’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양당 후보 간 4년 만의 ‘리턴 매치’는 890표(0.7%포인트)에서 6110표(4.8%포인트) 차로 더욱 벌어지며 탈환하지 못했다. 동작을은 이 대표가 현장 유세 6번과 유튜브 원격 유세 2번 등 총 8번의 유세로 힘을 실어줬지만 9325표(8%포인트) 차이로 지면서 내줬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민주당은 부울경 ‘낙동강 벨트’도 격전지로 꼽으며 화력을 집중했다. 이재명 대표는 물론,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과 심지어 정계를 은퇴하겠다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직접 지원 유세에 나서며 이례적인 모습을 자아내기도 했다.하지만 부산에서는 북갑(전재수 vs 서병수) 단 1곳만 접전 끝에 수성했다. 선거구 합구로 양측 현역이 맞붙은 남(박재호 vs 박수영), 그리고 사하갑(최인호 vs 이성권) 2곳은 잃었다. 경남에서는 문 전 대통령 지지에도 불구하고 양산을(김두관 vs 김태호)을 내줬고, 대신 경남 창원성산(허성무 vs 강기윤)을 확보하며 현재와 같은 3석 수준 유지에 그쳤다.그나마 여야 ‘네임드(잘 알려진 인물)’가 맞붙은 주요 관심지 서울 종로(곽상언 vs 최재형), 광진을(고민정 vs 오신환), 인천 계양을(이재명 vs 원희룡), 경기 하남갑(추미애 vs 이용)과 ‘국민의힘 텃밭’인 강남 3구 중 서울 송파병(남인순 vs 김근식)에서 승리하면서 체면을 지켰다. ‘비하 발언·불법 대출’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도 당선됐다.총선 막바지 들어 여당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과 야당의 ‘정권 심판’으로 표심이 갈리며, 상대적 열세였던 국민의힘 지지층 중심으로 이른바 ‘보수 결집’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 전체적으로도 동(강원·영남)과 서(호남·제주)의 지역적 정당 지지세가 더욱 뚜렷해진 한계만 확인했다는 지적도 따른다.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복당 출마한 이언주 경기 용인정 당선인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수도권에서 민주당 등 야권 성향의 지지층이 결집하면, 대개 반대편 결집이 나타나는 곳이 영남”이라고 짚었다.그러면서 “PK는 ‘민주적이지만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보지만, 안보 문제와 경제적인 시장 원리를 두고 민주당에 대해 갖고 있는 불안감 같은 게 분명히 있다”며 “개혁을 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한데 과거에 보면 조급해서 실패한 것들이 많다.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수권 야당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 '한동훈 그 후' 갈림길 놓인 與…또 '비대위' 혹은 당권 전쟁[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에서 4·10 총선을 ‘원톱’으로 진두지휘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습니다. 여당 수장 자리는 석 달 만에 다시 비었습니다. 총선 패배 이후 어수선해진 당을 누가 수습할 수 있을까요. 차기 당권 주자로는 22대 국회 입성에 성공한 수도권 중진 의원이 거론됩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한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을 뚫고 당선됐습니다. 수도권 중진은 경륜과 연륜을 갖췄을 뿐 아니라 민심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강점으로 꼽힙니다. 지난달 17일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 한 비대위원장,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총선 선거운동 기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번 지원 유세에 나설 정도로 집중 견제를 받고도 살아남은 나경원 의원 당선인(서울 동작을)과 4선에 성공한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이 그 주인공입니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떠오른 서울 용산에서 5선이 된 권영세 의원과 보수 정당에서 첫 수도권 5회 연속 당선 역사를 쓴 윤상현 의원, 당의 요구에 따라 ‘낙동강벨트’에 출마해 탈환에 성공한 김태호 의원(경남 양산을) 등도 후보로 입에 오릅니다. 원조 친윤(親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 등은 대통령과의 소통 면에서 주목받습니다. 이들 가운데 움직임이 가장 활발해진 인사는 안철수 의원입니다. 안 의원은 당선 직후 연달아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대통령실을 향한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는 차기 당대표 경선에 도전할 의지가 있느냐는 말에 “지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지만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정 핵심 관계자의 성찰과 건설적 당정관계 구축을 촉구한다” “(대통령실 참모가) 모두 자진 사퇴하는 것이 맞는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에) 찬성한다” 등 수위 높은 발언이 잇따랐습니다. 나경원 당선인도 당선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선 소감과 함께 “조금이나마 정치를 더 오래 지켜봤던 제가 대화와 타협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서겠다”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권영세 의원도 자신의 SNS에 “국민의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서울 ‘험지’에 꼽히는 강북권에 국민의힘 깃발을 꽂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당선인(도봉갑)을 내세워 30대 비대위원장으로서의 당 혁신 의지를 보여주자는 얘기도 나옵니다. 한 중진 의원도 이데일리에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시청 후 상황실을 떠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민의힘 지도부 방향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당을 수습하려면 신속하게 비대위 체제에 돌입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윤석열 정부 들어서만 비대위만 세 번 들어선 만큼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 당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에 이어 또 다시 당대표 권한대행이 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열쇠를 쥐고 있습니다. 윤 원내대표는 당 수습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15일 오전 10시 4선 이상 중진 당선인과 간담회를 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21대 총선에서 4선 이상은 불과 9명에 불과했지만 이제 18명으로 늘었고 그만큼 중량감도 더해졌습니다. ‘개헌 저지선’을 겨우 넘는 108석의 여소야대 위기에 놓인 국민의힘은 국민이 총선에서 표로 보여준 평가에 어떻게 응답할까요.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오던 국민의힘이 그 눈높이를 잘 맞출 수 있길 바라봅니다.
    경계영 기자 2024.04.13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에서 4·10 총선을 ‘원톱’으로 진두지휘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습니다. 여당 수장 자리는 석 달 만에 다시 비었습니다. 총선 패배 이후 어수선해진 당을 누가 수습할 수 있을까요. 차기 당권 주자로는 22대 국회 입성에 성공한 수도권 중진 의원이 거론됩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한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을 뚫고 당선됐습니다. 수도권 중진은 경륜과 연륜을 갖췄을 뿐 아니라 민심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강점으로 꼽힙니다. 지난달 17일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 한 비대위원장,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총선 선거운동 기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번 지원 유세에 나설 정도로 집중 견제를 받고도 살아남은 나경원 의원 당선인(서울 동작을)과 4선에 성공한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이 그 주인공입니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떠오른 서울 용산에서 5선이 된 권영세 의원과 보수 정당에서 첫 수도권 5회 연속 당선 역사를 쓴 윤상현 의원, 당의 요구에 따라 ‘낙동강벨트’에 출마해 탈환에 성공한 김태호 의원(경남 양산을) 등도 후보로 입에 오릅니다. 원조 친윤(親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 등은 대통령과의 소통 면에서 주목받습니다. 이들 가운데 움직임이 가장 활발해진 인사는 안철수 의원입니다. 안 의원은 당선 직후 연달아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대통령실을 향한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는 차기 당대표 경선에 도전할 의지가 있느냐는 말에 “지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지만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정 핵심 관계자의 성찰과 건설적 당정관계 구축을 촉구한다” “(대통령실 참모가) 모두 자진 사퇴하는 것이 맞는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에) 찬성한다” 등 수위 높은 발언이 잇따랐습니다. 나경원 당선인도 당선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선 소감과 함께 “조금이나마 정치를 더 오래 지켜봤던 제가 대화와 타협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서겠다”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권영세 의원도 자신의 SNS에 “국민의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서울 ‘험지’에 꼽히는 강북권에 국민의힘 깃발을 꽂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당선인(도봉갑)을 내세워 30대 비대위원장으로서의 당 혁신 의지를 보여주자는 얘기도 나옵니다. 한 중진 의원도 이데일리에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시청 후 상황실을 떠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민의힘 지도부 방향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당을 수습하려면 신속하게 비대위 체제에 돌입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윤석열 정부 들어서만 비대위만 세 번 들어선 만큼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 당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에 이어 또 다시 당대표 권한대행이 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열쇠를 쥐고 있습니다. 윤 원내대표는 당 수습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15일 오전 10시 4선 이상 중진 당선인과 간담회를 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21대 총선에서 4선 이상은 불과 9명에 불과했지만 이제 18명으로 늘었고 그만큼 중량감도 더해졌습니다. ‘개헌 저지선’을 겨우 넘는 108석의 여소야대 위기에 놓인 국민의힘은 국민이 총선에서 표로 보여준 평가에 어떻게 응답할까요.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오던 국민의힘이 그 눈높이를 잘 맞출 수 있길 바라봅니다.
  • 정권심판 vs 이조심판…막오른 총선, 유권자의 선택은[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심판론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야당이 3년차에 접어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을 들고 나오자 여당은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으로 응수하면서입니다. 이번 총선은 한 달 후면 임기 2년을 채우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합니다. 야당이 정부 심판론을 앞세운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사전투표 첫날이던 지난 5일 충북 지역 지원 유세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못 살겠다 싶으면 심판합시다”라며 “누구를 지지하느냐를 떠나서, 이 나라가 바른길로 가기 위해서, 윤석열 정권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되겠다”고 직격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5일 오전 충북 옥천공설시장에서 이재한 민주당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비례대표 후보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관권선거 중단 등을 요구하며 정권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다른 야당도 마찬가지로 정권 심판을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습니다. 서울 광화문에서 큰절을 올리며 반성과 함께 지지를 호소했던 녹색정의당은 “대통령 국민소환제로 가장 신속하고 확실하게, 시민들의 손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최선두에 서겠다”(김준우 녹색정의당 대표)고 피력했습니다. 지난 2월 “무능한 검찰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고 창당을 선언했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최근 “3년은 너무 길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까지 시사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는 지원론 대신 거대 야당 심판론을 꺼내들었습니다. 180석에 가까운 의석수를 보유하던 민주당이 정부 법안 통과 때마다 걸림돌이 됐다는 이유에섭니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이 발목 잡아 아무것도 못하게 해 이 정부는 심판할 것이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하나 더, 대장동 사건 등 재판이 진행 중인 이재명 대표와 이미 2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조국 대표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국민의힘은 주장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여러분처럼 법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선량한 시민과 범죄자 간의 전쟁”이라며 이재명·조국 대표를 겨냥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앞 광장에서 사전투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실제 ‘심판’ 키워드 연관 발언자도 여야 대표가 순위권에 올랐습니다. 빅데이터업체 스피치로그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지난 4일까지 한 달 동안 뉴스·사회관계망서비스(SNS)·커뮤니티에서 심판과 연관된 발언자는 이재명 대표가 817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동훈 위원장 165건, 조국 대표 117건 등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등을 분석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초박빙 승부처로 전국 50곳 안팎을 꼽았습니다. 후보 지지율 격차가 3~4%포인트 이내에 불과한 이들 초박빙 지역을 공략할 전략으로 양당 모두 심판론을 언급했습니다. 유권자는 누구를 심판 대상으로 삼을까요. ‘판사봉’은 22대 총선에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의 손에 쥐어져있습니다. 심판 결과는 오는 10일 총선이 끝난 후 그 결과가 말해줄 겁니다.
    경계영 기자 2024.04.06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심판론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야당이 3년차에 접어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을 들고 나오자 여당은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으로 응수하면서입니다. 이번 총선은 한 달 후면 임기 2년을 채우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합니다. 야당이 정부 심판론을 앞세운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사전투표 첫날이던 지난 5일 충북 지역 지원 유세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못 살겠다 싶으면 심판합시다”라며 “누구를 지지하느냐를 떠나서, 이 나라가 바른길로 가기 위해서, 윤석열 정권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되겠다”고 직격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5일 오전 충북 옥천공설시장에서 이재한 민주당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비례대표 후보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관권선거 중단 등을 요구하며 정권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다른 야당도 마찬가지로 정권 심판을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습니다. 서울 광화문에서 큰절을 올리며 반성과 함께 지지를 호소했던 녹색정의당은 “대통령 국민소환제로 가장 신속하고 확실하게, 시민들의 손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최선두에 서겠다”(김준우 녹색정의당 대표)고 피력했습니다. 지난 2월 “무능한 검찰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고 창당을 선언했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최근 “3년은 너무 길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까지 시사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는 지원론 대신 거대 야당 심판론을 꺼내들었습니다. 180석에 가까운 의석수를 보유하던 민주당이 정부 법안 통과 때마다 걸림돌이 됐다는 이유에섭니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이 발목 잡아 아무것도 못하게 해 이 정부는 심판할 것이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하나 더, 대장동 사건 등 재판이 진행 중인 이재명 대표와 이미 2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조국 대표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국민의힘은 주장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여러분처럼 법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선량한 시민과 범죄자 간의 전쟁”이라며 이재명·조국 대표를 겨냥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앞 광장에서 사전투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실제 ‘심판’ 키워드 연관 발언자도 여야 대표가 순위권에 올랐습니다. 빅데이터업체 스피치로그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지난 4일까지 한 달 동안 뉴스·사회관계망서비스(SNS)·커뮤니티에서 심판과 연관된 발언자는 이재명 대표가 817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동훈 위원장 165건, 조국 대표 117건 등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등을 분석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초박빙 승부처로 전국 50곳 안팎을 꼽았습니다. 후보 지지율 격차가 3~4%포인트 이내에 불과한 이들 초박빙 지역을 공략할 전략으로 양당 모두 심판론을 언급했습니다. 유권자는 누구를 심판 대상으로 삼을까요. ‘판사봉’은 22대 총선에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의 손에 쥐어져있습니다. 심판 결과는 오는 10일 총선이 끝난 후 그 결과가 말해줄 겁니다.
  • 제3지대 완충지대가 사라진다 [국회기자24시]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제3지대 정당은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의 정당을 통칭합니다. 한때 제2야당, 제3야당 등으로 불렸습니다. 1998년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이 10년 집권을 하고 보수 정당과 본격적인 양당 경쟁 체제로 들어가면서 ‘제3지대’라는 말이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2010년대 제3지대 정당의 대표 인물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들 수 있습니다. 비정치인이었지만 전국적인 팬덤에 따라 정치에 입문했고 대권에까지 도전했죠. 안 의원은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이 당은 그해 열린 총선에서 호남 의석을 석권합니다.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확고한 제3당 위치를 잡았던 1990년대 자유민주연합 이후 20년만이었습니다. 지난 2020년 총선 때도 민생당을 비롯해 다양한 제3지대 정당들이 나왔습니다. 정의당도 70여명을 지역구에 공천하는 등 나름의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지난 2월 9일 제3지대 정당들이 모여 합동으로 서울역 인사를 할 때 모습 (사진=뉴시스)그런데 이번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3지대 정당은 부진한 편입니다. 사실상 민주당의 우군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조국혁신당을 제외하면 대부분 3%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이나 자민련의 사례처럼 확고한 지역기반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이번 총선에서 제3지대 정당이름을 걸고 지역구 선거에 나온 후보자 수는 199명입니다. 21대 총선 때 제3지대 지역구 후보자가 612명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입니다. 1987년 개헌 이후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일 것입니다. 제3지대 정당 관계자는 “지지율이 낮다보니 후보자 공천이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색에 따라 당락이 절대적으로 결정된다고 봤을 때 정당 지지율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래도 얼마 전까지는 “정당 지지율이 낮아도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면 유권자들은 알아줄꺼야”라면서 출마한 후보들이 많았습니다. 의외의 결과로 지역구 당선자가 나온 곳도 있습니다. 녹색정의당이나 진보당 등 어느정도 조직력이 있는 곳에서는 선거 운동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최근 선거가 정책보다는 ‘정권심판론 VS 야당심판론’ 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층 결집 경쟁’이 되다보니 중도적이거나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제3지대 정당의 입지가 부족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등에서 제3지대 정당들은 매우 부진한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앞선 선거에서 자신의 정당이 부진했다면 후보자들은 출마를 망설이게 됩니다. 돈만 날리고 힘만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득표율 10%는 나와야 선거비용의 반이라도 건질 수 있는데, 그것마저 힘들다는 얘기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22대 국회는 ‘완충지대’ 없는 거대 양당간 대결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민주당의 우군 격인 조국혁신당은 벌써부터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있고 이재명 대표가 영입한 인재 중 일부는 반(反)윤석열 전사로까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언주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표 등을 일컬어 ‘범죄자’라고 합니다. 선거 동안 ‘센 언어’가 난무하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상대를 죄악시 했던 적이 있을까요? ‘말과 논리’로 싸우는 곳이 국회라고는 하지만, 새롭게 펼쳐질 4년이란 시간이 벌써 걱정됩니다.
    김유성 기자 2024.03.3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제3지대 정당은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의 정당을 통칭합니다. 한때 제2야당, 제3야당 등으로 불렸습니다. 1998년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이 10년 집권을 하고 보수 정당과 본격적인 양당 경쟁 체제로 들어가면서 ‘제3지대’라는 말이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2010년대 제3지대 정당의 대표 인물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들 수 있습니다. 비정치인이었지만 전국적인 팬덤에 따라 정치에 입문했고 대권에까지 도전했죠. 안 의원은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이 당은 그해 열린 총선에서 호남 의석을 석권합니다.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확고한 제3당 위치를 잡았던 1990년대 자유민주연합 이후 20년만이었습니다. 지난 2020년 총선 때도 민생당을 비롯해 다양한 제3지대 정당들이 나왔습니다. 정의당도 70여명을 지역구에 공천하는 등 나름의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지난 2월 9일 제3지대 정당들이 모여 합동으로 서울역 인사를 할 때 모습 (사진=뉴시스)그런데 이번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3지대 정당은 부진한 편입니다. 사실상 민주당의 우군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조국혁신당을 제외하면 대부분 3%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이나 자민련의 사례처럼 확고한 지역기반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이번 총선에서 제3지대 정당이름을 걸고 지역구 선거에 나온 후보자 수는 199명입니다. 21대 총선 때 제3지대 지역구 후보자가 612명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입니다. 1987년 개헌 이후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일 것입니다. 제3지대 정당 관계자는 “지지율이 낮다보니 후보자 공천이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색에 따라 당락이 절대적으로 결정된다고 봤을 때 정당 지지율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래도 얼마 전까지는 “정당 지지율이 낮아도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면 유권자들은 알아줄꺼야”라면서 출마한 후보들이 많았습니다. 의외의 결과로 지역구 당선자가 나온 곳도 있습니다. 녹색정의당이나 진보당 등 어느정도 조직력이 있는 곳에서는 선거 운동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최근 선거가 정책보다는 ‘정권심판론 VS 야당심판론’ 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층 결집 경쟁’이 되다보니 중도적이거나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제3지대 정당의 입지가 부족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등에서 제3지대 정당들은 매우 부진한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앞선 선거에서 자신의 정당이 부진했다면 후보자들은 출마를 망설이게 됩니다. 돈만 날리고 힘만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득표율 10%는 나와야 선거비용의 반이라도 건질 수 있는데, 그것마저 힘들다는 얘기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22대 국회는 ‘완충지대’ 없는 거대 양당간 대결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민주당의 우군 격인 조국혁신당은 벌써부터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있고 이재명 대표가 영입한 인재 중 일부는 반(反)윤석열 전사로까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언주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표 등을 일컬어 ‘범죄자’라고 합니다. 선거 동안 ‘센 언어’가 난무하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상대를 죄악시 했던 적이 있을까요? ‘말과 논리’로 싸우는 곳이 국회라고는 하지만, 새롭게 펼쳐질 4년이란 시간이 벌써 걱정됩니다.
  • PK마저 위험하다…與총선 '반전 카드' 있나[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4·10 총선이 보름여 앞두고 국민의힘에선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해볼 만하다던 서울 한강벨트는 물론 우세 지역으로 꼽히던 부산·경남(PK)에서도 심상찮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섭니다. 서울 중·성동갑부터 볼까요. 지난 11일 발표된 지지율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35%,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 31%로 오차범위 내(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 YTN 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이 501명 대상 전화면접)였지만 21일엔 전현희 후보 45%, 윤희숙 후보 28%(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500명 전화면접)로 크게 벌어졌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일 오후 경기 안양시 안양 중앙시장 입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서울 동작을 역시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6일 여론조사꽃 자체 조사만 해도 44.2%로 34.7%인 류삼영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 510명 전화면접)에서 앞섰지만 지난 18일엔 나 후보 46.3%, 류 후보 45.9%(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KBC광주방송·UPI뉴스 의뢰로 리서치뷰가 500명 무선ARS 조사)로 초박빙 지역이 됐습니다. 국민의힘의 전략공천(우선추천)으로 전직 도지사 대결이 성사된 경남 양산을에선 지난달 15일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가 48.7%, 김두관 민주당 후보가 40.6%로 격차가 8%포인트였습니다.(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401명 무선ARS조사) 지난 14일 김두관 후보가 45%로 38%인 김태호 후보를 앞질렀고(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JTBC 의뢰로 메타보이스가 504명 무선전화면접) 지난 21일 발표된 조사에서도 김두관 후보가 44%로 김태호 후보를 1%포인트 앞섰습니다.(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서울경제 의뢰로 한국갤럽이 500명 전화면접)부산일보·부산MBC가 KSOI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도 △부산 남구 박수영 국민의힘 후보 43.9% 대 박재호 민주당 후보 48.9% △부산 연제구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 38.3% 대 노정현 진보당 후보 47.6%(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 ARS 조사) 등 야당이 우세를 보였습니다.(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몇 주 새 표심이 달라진 이유를 하나만 꼽긴 어렵습니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금지를 푼 끝에 출국했고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언론인에게 ‘회칼테러’를 발언했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잡음이 불거졌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수년 전 발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논란에 휩싸인 장예찬 전 최고위원과 도태우 변호사에 대한 공천이 취소됐습니다.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서는 ‘친윤’(親윤석열) 핵심이자 당 공동인재영입위원장 겸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이 공개 반발하며 당정 충돌 2라운드까지 불거졌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종섭 대사 귀국과 황상무 수석 사퇴 직후 “다 해결됐다”고 호소했지만 사실 다 해결되진 않았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진 민생이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걷잡을 수 없이 오른 물가에 요즘 장 보기가 너무 힘들지 않습니까”(22일 충남 서산) “먹고 살기 너무 어렵습니다, 민생은 파탄 지경입니다”(20일 인천) 등 민생의 어려움을 꼬집으며 정권 심판론에 목소리를 더욱 높이는 이유겠죠.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18일, 4년 전 총선 대패로 소수 여당의 설움을 겪던 국민의힘으로선 반전이 절실한 때입니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원톱’인 한동훈 위원장은 어떤 카드로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을까요. 그 판단은 유권자의 몫입니다.
    경계영 기자 2024.03.23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4·10 총선이 보름여 앞두고 국민의힘에선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해볼 만하다던 서울 한강벨트는 물론 우세 지역으로 꼽히던 부산·경남(PK)에서도 심상찮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섭니다. 서울 중·성동갑부터 볼까요. 지난 11일 발표된 지지율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35%,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 31%로 오차범위 내(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 YTN 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이 501명 대상 전화면접)였지만 21일엔 전현희 후보 45%, 윤희숙 후보 28%(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500명 전화면접)로 크게 벌어졌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일 오후 경기 안양시 안양 중앙시장 입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서울 동작을 역시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6일 여론조사꽃 자체 조사만 해도 44.2%로 34.7%인 류삼영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 510명 전화면접)에서 앞섰지만 지난 18일엔 나 후보 46.3%, 류 후보 45.9%(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KBC광주방송·UPI뉴스 의뢰로 리서치뷰가 500명 무선ARS 조사)로 초박빙 지역이 됐습니다. 국민의힘의 전략공천(우선추천)으로 전직 도지사 대결이 성사된 경남 양산을에선 지난달 15일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가 48.7%, 김두관 민주당 후보가 40.6%로 격차가 8%포인트였습니다.(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401명 무선ARS조사) 지난 14일 김두관 후보가 45%로 38%인 김태호 후보를 앞질렀고(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JTBC 의뢰로 메타보이스가 504명 무선전화면접) 지난 21일 발표된 조사에서도 김두관 후보가 44%로 김태호 후보를 1%포인트 앞섰습니다.(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서울경제 의뢰로 한국갤럽이 500명 전화면접)부산일보·부산MBC가 KSOI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도 △부산 남구 박수영 국민의힘 후보 43.9% 대 박재호 민주당 후보 48.9% △부산 연제구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 38.3% 대 노정현 진보당 후보 47.6%(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 ARS 조사) 등 야당이 우세를 보였습니다.(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몇 주 새 표심이 달라진 이유를 하나만 꼽긴 어렵습니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금지를 푼 끝에 출국했고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언론인에게 ‘회칼테러’를 발언했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잡음이 불거졌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수년 전 발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논란에 휩싸인 장예찬 전 최고위원과 도태우 변호사에 대한 공천이 취소됐습니다.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서는 ‘친윤’(親윤석열) 핵심이자 당 공동인재영입위원장 겸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이 공개 반발하며 당정 충돌 2라운드까지 불거졌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종섭 대사 귀국과 황상무 수석 사퇴 직후 “다 해결됐다”고 호소했지만 사실 다 해결되진 않았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진 민생이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걷잡을 수 없이 오른 물가에 요즘 장 보기가 너무 힘들지 않습니까”(22일 충남 서산) “먹고 살기 너무 어렵습니다, 민생은 파탄 지경입니다”(20일 인천) 등 민생의 어려움을 꼬집으며 정권 심판론에 목소리를 더욱 높이는 이유겠죠.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18일, 4년 전 총선 대패로 소수 여당의 설움을 겪던 국민의힘으로선 반전이 절실한 때입니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원톱’인 한동훈 위원장은 어떤 카드로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을까요. 그 판단은 유권자의 몫입니다.
  • 불 옮겨 붙을라…여야, 공천 취소로 잇단 '손절'[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여의도에서 ‘손절’(손해를 보더라도 적당한 시점에서 끊어낸다는 뜻)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의 중심인 동여의도가 아닌 국회가 있는 서여의도에서 말입니다. 4·10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가 앞다퉈 구설에 오른 후보자 공천을 취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4일, 여야 모두 긴박한 밤을 보냈습니다. 밤 10시18분 국민의힘은 도태우 변호사에 대한 대구 중·남구 공천 취소를 의결했습니다. 그로부터 10분여 흐른 10시31분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북을에 대한 후보 재추천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하며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습니다. 정영환(오른쪽)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제1차 경선 지역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심사 결과(1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학습효과’ 여야 하루 새 3명 공천 취소도태우 국민의힘 대구 중·남구 후보는 3자 경선과 결선을 거쳐 지역구 현역 의원을 이기고 공천이 확정됐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두고 그가 지난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언급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습니다. 도 후보는 두 차례 사과했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도 지난 12일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해 도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결정을 번복한 결정적 이유는 2019년 태극기 집회에서의 발언이 추가로 문제 됐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도 후보는 “문재인(전 대통령)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노무현 전 대통령)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소속 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사 사례가 재발할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공관위는 자격 박탈을 택했습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같은날 오후 자당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충북 청주상당)에 대한 공천도 취소했습니다. 카페 사장으로부터 5차례 걸쳐 800만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 부의장은 돈 봉투를 돌려줬다고 주장했지만 카페 사장이 “돌려받지 못했다”고 부인한 데다 거짓 진술 회유 의혹까지 더해져 결국 결정이 뒤바뀌었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이 강북을 경선에서 현역 의원을 꺾은 지 3일 만에 후보 자리를 내놓을 수밖에 없던 배경엔 2017년 유튜브 방송에서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비무장지대(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는 내용으로 2015년 우리 군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 발목 등을 잃은 사건을 조롱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썼지만 장병들은 “사과받은 적 없다”고 반박하며 ‘거짓 해명’ 의혹으로 번졌습니다.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결국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공천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수년 전 발언·SNS도 시비거리여야 모두 하루 동안 3명이나 전격적으로 공천을 취소한 것은 선거 승리에 필수인 외연 확장, 즉 중도층 표심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개혁신당도 지난 15일 “소녀상은 강간 대자보”라고 막말한 이기원 충남 서천보령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습니다. 양당과 마찬가지로 논란에 빠르게 대처했죠. 발언 하나가 선거를 망친 전례는 수도 없이 있었죠.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어라” “3040세대 문제의식은 거대한 무지와 착각” 등 선거를 앞둔 망언은 표를 깎았습니다. 아직 논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장예찬 부산 수영 후보와 조수연 대전 서갑 후보, 민주당에서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 등이 각각 불씨로 남아있습니다. 여야 지도부는 당직자와 4·10 총선 주자에게 언행 주의보를 내렸지만 후보자의 정치 입문 이전 행적이 재부각되고 있어섭니다. 장 후보는 ‘난교’ 발언에 이어 “전공 서적, 책값 아깝다고 징징거리는 대학생들이 제일 한심하다” “식용을 제외한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사라졌으면 좋겠음” 등 수년 전 SNS 게시글이 추가로 보도되며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조 후보도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고 일제를 옹호하는 과거 SNS 게시글이 문제가 됐습니다. “‘수박’(非이재명계를 비하하는 말)을 깨겠다”고 했다가 당 징계를 받았던 양 후보는 언론 칼럼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총선 승리에 전력을 다하는 여야, 손절은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여야의 발 빠른 대처가 표심에 어떻게 작용할지 총선 결과가 말해줄 겁니다.
    경계영 기자 2024.03.16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여의도에서 ‘손절’(손해를 보더라도 적당한 시점에서 끊어낸다는 뜻)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의 중심인 동여의도가 아닌 국회가 있는 서여의도에서 말입니다. 4·10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가 앞다퉈 구설에 오른 후보자 공천을 취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4일, 여야 모두 긴박한 밤을 보냈습니다. 밤 10시18분 국민의힘은 도태우 변호사에 대한 대구 중·남구 공천 취소를 의결했습니다. 그로부터 10분여 흐른 10시31분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북을에 대한 후보 재추천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하며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습니다. 정영환(오른쪽)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제1차 경선 지역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심사 결과(1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학습효과’ 여야 하루 새 3명 공천 취소도태우 국민의힘 대구 중·남구 후보는 3자 경선과 결선을 거쳐 지역구 현역 의원을 이기고 공천이 확정됐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두고 그가 지난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언급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습니다. 도 후보는 두 차례 사과했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도 지난 12일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해 도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결정을 번복한 결정적 이유는 2019년 태극기 집회에서의 발언이 추가로 문제 됐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도 후보는 “문재인(전 대통령)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노무현 전 대통령)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소속 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사 사례가 재발할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공관위는 자격 박탈을 택했습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같은날 오후 자당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충북 청주상당)에 대한 공천도 취소했습니다. 카페 사장으로부터 5차례 걸쳐 800만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 부의장은 돈 봉투를 돌려줬다고 주장했지만 카페 사장이 “돌려받지 못했다”고 부인한 데다 거짓 진술 회유 의혹까지 더해져 결국 결정이 뒤바뀌었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이 강북을 경선에서 현역 의원을 꺾은 지 3일 만에 후보 자리를 내놓을 수밖에 없던 배경엔 2017년 유튜브 방송에서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비무장지대(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는 내용으로 2015년 우리 군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 발목 등을 잃은 사건을 조롱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썼지만 장병들은 “사과받은 적 없다”고 반박하며 ‘거짓 해명’ 의혹으로 번졌습니다.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결국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공천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수년 전 발언·SNS도 시비거리여야 모두 하루 동안 3명이나 전격적으로 공천을 취소한 것은 선거 승리에 필수인 외연 확장, 즉 중도층 표심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개혁신당도 지난 15일 “소녀상은 강간 대자보”라고 막말한 이기원 충남 서천보령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습니다. 양당과 마찬가지로 논란에 빠르게 대처했죠. 발언 하나가 선거를 망친 전례는 수도 없이 있었죠.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어라” “3040세대 문제의식은 거대한 무지와 착각” 등 선거를 앞둔 망언은 표를 깎았습니다. 아직 논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장예찬 부산 수영 후보와 조수연 대전 서갑 후보, 민주당에서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 등이 각각 불씨로 남아있습니다. 여야 지도부는 당직자와 4·10 총선 주자에게 언행 주의보를 내렸지만 후보자의 정치 입문 이전 행적이 재부각되고 있어섭니다. 장 후보는 ‘난교’ 발언에 이어 “전공 서적, 책값 아깝다고 징징거리는 대학생들이 제일 한심하다” “식용을 제외한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사라졌으면 좋겠음” 등 수년 전 SNS 게시글이 추가로 보도되며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조 후보도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고 일제를 옹호하는 과거 SNS 게시글이 문제가 됐습니다. “‘수박’(非이재명계를 비하하는 말)을 깨겠다”고 했다가 당 징계를 받았던 양 후보는 언론 칼럼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총선 승리에 전력을 다하는 여야, 손절은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여야의 발 빠른 대처가 표심에 어떻게 작용할지 총선 결과가 말해줄 겁니다.
  • '의정 1등'도 떨어지는 민주당.."시스템 공천 아닌 집단 이지매"[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어제 밤에 참으로 놀랄 일이 벌어졌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경선 결과를 두고 한 말입니다. 민주당은 6일 오후 10시 20개 지역구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비명(非이재명)계’의 낙천. 강병원·김한정·박광온·윤영찬·정춘숙 의원 등 지역구 현역 의원이 끝내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민주당은 당원의 당이고 국민이 당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경선 통해 증명했다”며 ‘현역 의원 물갈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낙천한 의원 대부분이 비명계라는 지적에 대해선 “현역이 진 지역구의 경우, 대부분의 구역이 가산·감산 없이 결판이 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5회 백봉신사상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사진=뉴시스)◇‘하위 20%’ 의원들 줄줄이 낙천…‘백봉신사’ 박광온도 하위 평가자이번에 낙천한 비명계 의원들은 ‘친명(親이재명)계’ 자객 후보와의 맞대결을 펼쳤습니다.김한정·윤영찬 의원은 경선 전 자신들이 현역 의원평가 하위 20%에 속해있다고 밝히며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음을 강조했고, 강병원 의원은 자신의 상대인 김우영 전 강원도당위원장이 도당위원장이면서 서울에 출마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죠.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조용히 경선을 치렀던 박 의원의 낙천은 이변이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원내대표까지 지냈던 당내 실력자이면서 지역기반도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박 의원은 지난해 말 가장 모범적인 의정 활동을 펼친 의원에게 주는 ‘백봉신사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1999년 제정된 백봉신사상은 동료 국회의원, 국회 출입 언론사 기자, 국회 상임위원회 소속 직원들의 투표로 수상됩니다.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대상을 수상했는데, 두 번이나 대상을 수상하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그런 박 의원이 경선에서 떨어진 가장 주요한 이유는 그가 민주당 자체 평가인 현역 의원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경선이 끝난 후 한 언론 보도를 통해 박 의원이 현역 의원평가 하위 20%에 속해있다는 점이 알려졌습니다. 박 의원은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가 하위 20%(에 속했다는 점)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한 가지다. 민주당의 통합과 총선 승리”라고 밝혔습니다.여기서 의문이 드는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박 의원은 지난해 4월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고 당선됐습니다. 민주당은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당시 100표 가까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박 의원은 비교적 객관적이라 할 수 있는 평가를 통해 ‘백봉신사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그의 의정 활동 평가 점수를 알 수는 없지만, 민주당 내 상위권에 속한다고 보는 것도 합리적일 것입니다한때 의원들 과반의 지지를 받은 사람, 당 내외서 의정활동을 인정받은 사람이 민주당 현역 의원 평가 최하위권에 속한 이유는 무엇일까요?◇‘시스템 혁신 공천’ 아닌 ‘인기투표’민주당은 현역 의원 평가를 진행해 소속 의원 전체 등수를 매깁니다. 그중 하위 20%인 30여명에게 경선시 페널티를 부여하고요. 총 1000점 만점 중 동료 의원 평가인 ‘다면 평가’는 90점을 차지합니다. 상임위, 의정 활동, 당 기여도 등을 토대로 개별 의원이 동료 의원 20명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름이 많이 언급될수록 고득점을 받았습니다. 일종의 인기투표인 겁니다.민주당 핵심 관계자들은 체포동의안이 현역 의원 평가의 주요한 요소가 됐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인재위원회 간사인 김성환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9월 말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가 있었고, 평가는 11월에 있었다”며 “우리 당에서 30명 정도는 가결표를 던졌고 이것이 평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었죠.당 핵심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박 의원이 하위 20%에 속한 것이 체포동의안 영향 때문이냐는 질문에 “마침 (다면평가가) 그때이긴 했다”며 “(박 의원은) 체포동의안 가결을 막아야 했던 최종 책임자”라고 말했습니다.지난해 9월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던 박 의원은 공천에서도 불이익을 받게 된 겁니다. 이를 두고 민주당 관계자는 “체포동의안 부결은 당론도 아니었고, 의정활동 평가 항목도 아니며, 이것은 ‘집단 이지매’일 뿐”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9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지지율이 떨어지는데 어떻게 ‘이기는 공천’인가”민주당은 자신들의 ‘시스템 공천’을 자부해 왔습니다. 사감이 들어가지 않아 당 안팎 상황에 흔들림 없이 최고의 후보를 국민에게 선보이겠다고 했습니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인 이런 공천에 대해 “시스템 혁신 공천”이라는 없는 말까지 만들어가며 총선 승리를 자신했습니다. 그런데 박 의원의 사례로 엿볼 수 있듯이 민주당은 경쟁력 있는 비명계 후보를 내치는 동시에 공천의 부정적 이미지까지 겹겹이 덧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냈던 최병천 신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어떻게 ‘이기는 공천’이 되느냔 말인가”라고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정치팬덤에 의해 극단적인 인물이 공천되고, 그중에는 대중적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결론은 하나입니다.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은 숫자로 나오는 객관적인 평가가 아닌 철저히 정치적인 고려가 반영된 결정이라는 겁니다. 공천이란 정무 평가의 결합체가 숫자 몇 개로 결정되는 것이 더 이상할지도 모릅니다. 이제 당 지도부는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숫자 뒤에 숨을 것인지, ‘이재명의 시대’라고 천명할 것인지 말입니다.
    이수빈 기자 2024.03.09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어제 밤에 참으로 놀랄 일이 벌어졌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경선 결과를 두고 한 말입니다. 민주당은 6일 오후 10시 20개 지역구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비명(非이재명)계’의 낙천. 강병원·김한정·박광온·윤영찬·정춘숙 의원 등 지역구 현역 의원이 끝내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민주당은 당원의 당이고 국민이 당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경선 통해 증명했다”며 ‘현역 의원 물갈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낙천한 의원 대부분이 비명계라는 지적에 대해선 “현역이 진 지역구의 경우, 대부분의 구역이 가산·감산 없이 결판이 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5회 백봉신사상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사진=뉴시스)◇‘하위 20%’ 의원들 줄줄이 낙천…‘백봉신사’ 박광온도 하위 평가자이번에 낙천한 비명계 의원들은 ‘친명(親이재명)계’ 자객 후보와의 맞대결을 펼쳤습니다.김한정·윤영찬 의원은 경선 전 자신들이 현역 의원평가 하위 20%에 속해있다고 밝히며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음을 강조했고, 강병원 의원은 자신의 상대인 김우영 전 강원도당위원장이 도당위원장이면서 서울에 출마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죠.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조용히 경선을 치렀던 박 의원의 낙천은 이변이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원내대표까지 지냈던 당내 실력자이면서 지역기반도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박 의원은 지난해 말 가장 모범적인 의정 활동을 펼친 의원에게 주는 ‘백봉신사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1999년 제정된 백봉신사상은 동료 국회의원, 국회 출입 언론사 기자, 국회 상임위원회 소속 직원들의 투표로 수상됩니다.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대상을 수상했는데, 두 번이나 대상을 수상하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그런 박 의원이 경선에서 떨어진 가장 주요한 이유는 그가 민주당 자체 평가인 현역 의원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경선이 끝난 후 한 언론 보도를 통해 박 의원이 현역 의원평가 하위 20%에 속해있다는 점이 알려졌습니다. 박 의원은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가 하위 20%(에 속했다는 점)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한 가지다. 민주당의 통합과 총선 승리”라고 밝혔습니다.여기서 의문이 드는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박 의원은 지난해 4월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고 당선됐습니다. 민주당은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당시 100표 가까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박 의원은 비교적 객관적이라 할 수 있는 평가를 통해 ‘백봉신사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그의 의정 활동 평가 점수를 알 수는 없지만, 민주당 내 상위권에 속한다고 보는 것도 합리적일 것입니다한때 의원들 과반의 지지를 받은 사람, 당 내외서 의정활동을 인정받은 사람이 민주당 현역 의원 평가 최하위권에 속한 이유는 무엇일까요?◇‘시스템 혁신 공천’ 아닌 ‘인기투표’민주당은 현역 의원 평가를 진행해 소속 의원 전체 등수를 매깁니다. 그중 하위 20%인 30여명에게 경선시 페널티를 부여하고요. 총 1000점 만점 중 동료 의원 평가인 ‘다면 평가’는 90점을 차지합니다. 상임위, 의정 활동, 당 기여도 등을 토대로 개별 의원이 동료 의원 20명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름이 많이 언급될수록 고득점을 받았습니다. 일종의 인기투표인 겁니다.민주당 핵심 관계자들은 체포동의안이 현역 의원 평가의 주요한 요소가 됐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인재위원회 간사인 김성환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9월 말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가 있었고, 평가는 11월에 있었다”며 “우리 당에서 30명 정도는 가결표를 던졌고 이것이 평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었죠.당 핵심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박 의원이 하위 20%에 속한 것이 체포동의안 영향 때문이냐는 질문에 “마침 (다면평가가) 그때이긴 했다”며 “(박 의원은) 체포동의안 가결을 막아야 했던 최종 책임자”라고 말했습니다.지난해 9월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던 박 의원은 공천에서도 불이익을 받게 된 겁니다. 이를 두고 민주당 관계자는 “체포동의안 부결은 당론도 아니었고, 의정활동 평가 항목도 아니며, 이것은 ‘집단 이지매’일 뿐”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9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지지율이 떨어지는데 어떻게 ‘이기는 공천’인가”민주당은 자신들의 ‘시스템 공천’을 자부해 왔습니다. 사감이 들어가지 않아 당 안팎 상황에 흔들림 없이 최고의 후보를 국민에게 선보이겠다고 했습니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인 이런 공천에 대해 “시스템 혁신 공천”이라는 없는 말까지 만들어가며 총선 승리를 자신했습니다. 그런데 박 의원의 사례로 엿볼 수 있듯이 민주당은 경쟁력 있는 비명계 후보를 내치는 동시에 공천의 부정적 이미지까지 겹겹이 덧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냈던 최병천 신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어떻게 ‘이기는 공천’이 되느냔 말인가”라고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정치팬덤에 의해 극단적인 인물이 공천되고, 그중에는 대중적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결론은 하나입니다.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은 숫자로 나오는 객관적인 평가가 아닌 철저히 정치적인 고려가 반영된 결정이라는 겁니다. 공천이란 정무 평가의 결합체가 숫자 몇 개로 결정되는 것이 더 이상할지도 모릅니다. 이제 당 지도부는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숫자 뒤에 숨을 것인지, ‘이재명의 시대’라고 천명할 것인지 말입니다.
  • 민주당은 ‘혁신공천’중?…“외람되지만, 그런 말은 어디서?”[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공천이 아니라 망천이다”요즘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대해 물어보면 듣는 내용은 대체로 이런 겁니다. “비명(非이재명) 쳐내기, 그거 말고 뭐가 있나”, “민주당을 망하게 하려고 작정한 것 같다”며 불만이 쏟아집니다.이 말들의 전쟁 끝에 하나의 결론이 나옵니다. 지금 민주당 공천의 목표는 총선 승리가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는 겁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혁신’, 가죽을 벗기는 일이라 아프다?…“누구 가죽을 벗기나”이번 공천으로 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도 나옵니다. 지역구에서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보다는 ‘친명(親이재명)’ 후보가 공천을 받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전통적으로 당내 갈등이 격화하면 지지율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입니다. 지금 민주당 갈등은 ‘내홍’ 수준이 아닙니다. 비(非)당권파가 집단 행동을 모색 중인 계파 전쟁 수준으로 치달았습니다. ‘친문(親문재인)계’의 상징적 인물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컷오프, 친문 좌장 홍영표 의원도 컷오프, 이 대표에게 날을 세웠던 ‘비명’계 의원들은 줄줄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마음대로 공관위를 주무르고 있다는 ‘사당화’ 의혹도 거세지고 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7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는 그야말로 성토대회가 됐습니다. 특히 홍영표 의원의 발언이 화제였습니다. “당 대표가 자기 가죽은 벗기지 않고 남의 가죽만 벗기면서 손에 피칠갑을 하고 있다”고 직격한 겁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의 공천 갈등이 ‘혁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고통”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발입니다. 이 대표, 그저 눈을 감고 답 없이 듣고만 있었다고 하네요.화가 단단히 난 홍 의원을 진정시킨 것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입니다. 그는 “과격한 발언은 자제해달라”며 의총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애썼습니다. 지난달 29일 본회의가 열려 의원들이 총출동하자 홍 원내대표가 그들을 찾아가 열심히 달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그런 홍 원내대표도 결국 조용히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1일 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도대체 어떤 정무적 판단인지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쏟아낸 겁니다.홍 원내대표는 “홍영표 의원은 경선만 하면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제게 밝혀왔고, 저도 공관위에 이를 전달했었다”며 홍 의원을 ‘컷오프’시킨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홍 원내대표는 원칙주의자답게 “시스템 공천의 핵심은 평가에 따른 감산과 가산을 바탕으로 일단은 경선을 시키는 것”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경선 과정에는 참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불공정한 공천 아닌가” 질문 뒤로하고 떠난 공관위원장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발표가 나올 때마다 당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대체로 ‘비명(非이재명)학살, 친명(親이재명) 횡재’ 경향이 뚜렷합니다. 당 지도부나 주요 당직자는 단수 공천을 받았고, 비명계는 잘 풀리면 경선, 안 풀리면 전략지역구로 이관돼 ‘컷오프’ 됐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임혁백 공관위원장을 앞세워 계파 공천을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계속되자 임 위원장은 1일 이례적으로 지난 2개월 간의 소회를 밝혔습니다.그는 “저는 당의 단결과 통합을 저해하는 계파공천을 한 적 없습니다”라며 “민주당의 공천이야말로 혁신공천이고 통합공천이기 때문에, 민주당 공천의 효과로 민주당이 다시 승기를 잡을 것이란 전망이 많이 나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습니다.그러자 한 기자가 물어봅니다. “외람되지만, 민주당이 혁신공천을 하고 있다는 의견은 어디서 들으신겁니까?”라고요.비꼬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듣는 기자들은 정말 궁금해했습니다. 임 위원장과 공관위의 공천 기조는 ‘혁신’이었을지라도 그 혁신의 칼날이 비(非)당권파를 향해 있는 것은 명백해 보이니까요.임 위원장은 “제가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오늘 모두발언(공천 발표)에서 얘기한 것이 혁신공천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말을 끝으로 임 위원장은 당사를 떠납니다. 그의 뒤를 향해 기자들이 소리칩니다. “공천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단 비판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이날 발표에서도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이나 김윤덕 의원은 단수공천을 받았습니다. 반면 ‘비명’ 전해철 의원은 “수박을 다 깨버리겠다”며 비명계를 공격해 온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경선을 치르게 됐죠.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한 채 당사를 떠난 임 위원장은 오늘도 공천 결과를 발표합니다. 그의 말대로 ‘혁신공천’인지 확인할 길은 4·10총선의 결과 뿐입니다.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그때서야 그의 말을 확인할 수 있겠죠. 이재명 대표 말 마따나 정치는 결과로 보이는 것이니까요.
    이수빈 기자 2024.03.02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공천이 아니라 망천이다”요즘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대해 물어보면 듣는 내용은 대체로 이런 겁니다. “비명(非이재명) 쳐내기, 그거 말고 뭐가 있나”, “민주당을 망하게 하려고 작정한 것 같다”며 불만이 쏟아집니다.이 말들의 전쟁 끝에 하나의 결론이 나옵니다. 지금 민주당 공천의 목표는 총선 승리가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는 겁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혁신’, 가죽을 벗기는 일이라 아프다?…“누구 가죽을 벗기나”이번 공천으로 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도 나옵니다. 지역구에서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보다는 ‘친명(親이재명)’ 후보가 공천을 받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전통적으로 당내 갈등이 격화하면 지지율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입니다. 지금 민주당 갈등은 ‘내홍’ 수준이 아닙니다. 비(非)당권파가 집단 행동을 모색 중인 계파 전쟁 수준으로 치달았습니다. ‘친문(親문재인)계’의 상징적 인물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컷오프, 친문 좌장 홍영표 의원도 컷오프, 이 대표에게 날을 세웠던 ‘비명’계 의원들은 줄줄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마음대로 공관위를 주무르고 있다는 ‘사당화’ 의혹도 거세지고 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7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는 그야말로 성토대회가 됐습니다. 특히 홍영표 의원의 발언이 화제였습니다. “당 대표가 자기 가죽은 벗기지 않고 남의 가죽만 벗기면서 손에 피칠갑을 하고 있다”고 직격한 겁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의 공천 갈등이 ‘혁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고통”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발입니다. 이 대표, 그저 눈을 감고 답 없이 듣고만 있었다고 하네요.화가 단단히 난 홍 의원을 진정시킨 것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입니다. 그는 “과격한 발언은 자제해달라”며 의총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애썼습니다. 지난달 29일 본회의가 열려 의원들이 총출동하자 홍 원내대표가 그들을 찾아가 열심히 달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그런 홍 원내대표도 결국 조용히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1일 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도대체 어떤 정무적 판단인지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쏟아낸 겁니다.홍 원내대표는 “홍영표 의원은 경선만 하면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제게 밝혀왔고, 저도 공관위에 이를 전달했었다”며 홍 의원을 ‘컷오프’시킨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홍 원내대표는 원칙주의자답게 “시스템 공천의 핵심은 평가에 따른 감산과 가산을 바탕으로 일단은 경선을 시키는 것”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경선 과정에는 참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불공정한 공천 아닌가” 질문 뒤로하고 떠난 공관위원장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발표가 나올 때마다 당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대체로 ‘비명(非이재명)학살, 친명(親이재명) 횡재’ 경향이 뚜렷합니다. 당 지도부나 주요 당직자는 단수 공천을 받았고, 비명계는 잘 풀리면 경선, 안 풀리면 전략지역구로 이관돼 ‘컷오프’ 됐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임혁백 공관위원장을 앞세워 계파 공천을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계속되자 임 위원장은 1일 이례적으로 지난 2개월 간의 소회를 밝혔습니다.그는 “저는 당의 단결과 통합을 저해하는 계파공천을 한 적 없습니다”라며 “민주당의 공천이야말로 혁신공천이고 통합공천이기 때문에, 민주당 공천의 효과로 민주당이 다시 승기를 잡을 것이란 전망이 많이 나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습니다.그러자 한 기자가 물어봅니다. “외람되지만, 민주당이 혁신공천을 하고 있다는 의견은 어디서 들으신겁니까?”라고요.비꼬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듣는 기자들은 정말 궁금해했습니다. 임 위원장과 공관위의 공천 기조는 ‘혁신’이었을지라도 그 혁신의 칼날이 비(非)당권파를 향해 있는 것은 명백해 보이니까요.임 위원장은 “제가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오늘 모두발언(공천 발표)에서 얘기한 것이 혁신공천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말을 끝으로 임 위원장은 당사를 떠납니다. 그의 뒤를 향해 기자들이 소리칩니다. “공천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단 비판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이날 발표에서도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이나 김윤덕 의원은 단수공천을 받았습니다. 반면 ‘비명’ 전해철 의원은 “수박을 다 깨버리겠다”며 비명계를 공격해 온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경선을 치르게 됐죠.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한 채 당사를 떠난 임 위원장은 오늘도 공천 결과를 발표합니다. 그의 말대로 ‘혁신공천’인지 확인할 길은 4·10총선의 결과 뿐입니다.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그때서야 그의 말을 확인할 수 있겠죠. 이재명 대표 말 마따나 정치는 결과로 보이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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