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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식로드]인류를 반격하는 야생동물 고기<57>
    인류를 반격하는 야생동물 고기<57>
    전재욱 기자 2022.01.08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원시 인류가 생존하는 데 동물의 고기는 필수적이었다. 문제는 얻기가 어려운 것이었다. 날쌔서 잡기가 쉽지 않고, 사나워서 잡다가 부상하기 일쑤였다. 계절이나 장소에 따라서는 사냥 자체를 못 했다. 죽은 고기를 얻는 건 요행이다. 민물이나 바다에 사는 생선은 원시 인류에게는 먼 나라 얘기였다. 잡는 방법(낚시나 그물질)과 양식은 고기를 얻는 사냥보다 한층 고차원이다.가축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등장했다. 잡은 야생 동물을 죽이지 않고 길들여 편으로 만든 것이다. 이로써 인류가 문명을 이루는 데 주춧돌이 됐다. 사냥하려고 유랑할 필요가 없어 정착을 시작했다. 수렵과 채집을 그만두고 경작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가축의 노동력은 요긴했다.넘치는 노동력 덕에 잉여 생산물을 쌓이면서 사유 재산 개념이 자리했다. 재산을 지키려면 위계와 질서가 필요했다. 그러려면 문자가 필요했다. 문자는 인류 문명의 꽃이다. 문명사회에서 사냥은 (일부를 제외한) 인류의 생존과 연관이 옅어져 갔다.사냥이 문명사회에 다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되레 생존 탓이다. 21세기 들어 본격적으로 아프리카 국가는 외국인 사냥꾼에게 국경을 열기 시작했다. 제조와 무역으로 경제를 일으키지 여의찮은 곤궁함을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보츠와나 사냥 관광으로 얻은 야생동물 고기.(사진=세계은행)남아프리카에 있는 빈국 보츠와나는 2017년 관광 산업으로 국내 총생산(GDP)의 11.5%에 해당하는 2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관광 산업 종사자는 2만 6000명, 간접적인 종사자까지 합하면 7만 6000명이 관광으로 먹고산다. 나라 전체 고용의 7.6%에 해당한다. 이곳에서의 관광은 사냥을 동반했다. 인간은 사냥한 야생 동물에서 가죽과 고기를 전유물로 챙겼다.생존을 위협받은 야생 동물은 고기(Bush meat·부시 미트)를 통해 인류를 반격했다. 야생 동물은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돼 보균하고 있기 십상이다. 가축처럼 전염병 예방주사를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익혀 먹더라도 전염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현실화하면 치명적이다. 서아프리카를 2014년 강타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원숭이와 박쥐 고기에서 유래한 것은 상기할 만하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은 야생의 침팬지가 인간에게 옮긴 것이다.야생 동물 고기의 생산·유통·소비는 세계 각국에서 민감한 문제다. 동물 보호를 떠나 보건 주권과 연관돼 있다. 미국은 모든 야생 동물 고기를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적발하면 즉시 폐기하고 벌금 25만 달러를 부과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야생동물 고기는 먹지도 다루지도 말고 가족과 친구에게도 멀리하라고 말하라`고 당부한다.
  • [괴식로드]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음식..`뱀탕`<56>
    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음식..`뱀탕`<56>
    전재욱 기자 2021.12.25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홍콩에 있는 식당 `She Wong Leung`은 지난해 미슐랭 가이드 빕 구루망(Bib Gourmand)에 들었다. 빕 구루망은 미슐랭 가이드가 `저렴한 가격에 합리적인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선정해 지정한다. 비록 최고 식당에 부여하는 별 등급(1~3)에 미치지 못하지만 빕 구루망도 선망의 대상이다. 미슐랭 가이드가 식당 평가 영역에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갖는 터다.She Wong Leung에서 판매하는 뱀탕.(사진=미슐랭 가이드)미슐랭 가이드는 이 식당을 `업력 20년이 넘은 유명한 뱀 수프 가게로서, 대부분 겨울에 먹는 뱀 수프를 사계절 먹도록 대중화`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 식당의 주 메뉴는 뱀탕(蛇羹)이다. 가정식 백반과 양고기 따위를 팔지만 주력은 아니다. 미슐랭 가이드는 `뱀 와인을 마셔보는 것도 도전할 만`하다고 추천한다.뱀탕은 중국에서 2000년 전부터 먹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원전에 쓰인 중국에서 제일 오래된 지리서 산해경(山海經)에도 뱀탕에 대한 서술이 남아 있다고 한다. 지금은 주로 대륙 동남권에서 대중화한 음식으로 꼽힌다. She Wong Leung이 아니라도 홍콩에는 뱀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즐비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대만과 동남아시아에서도 뱀탕을 먹는다. 뱀탕을 다루는 싱가포르 식당 싱가포르 식당 `Jiang-Nan Chun`이 2018년 미슐랭 스타(별 1개)를 받기도 했다.뱀탕은 고기와 뼈를 길게는 여섯 시간 넘에 고아서 만든다. 오래 끓이면 걸쭉한 형태를 띠는데 옥수수나 찹쌀 등 전분을 넣어 점도를 늘린다. 탕이라기보다는 수프에 가깝기도 하다. 생강이나 마늘 따위를 포함해 허브나 꽃잎 등 향신료를 써서 잡내를 잡는 게 요령이다. 닭고기나 돼지고기와 함께 삶아서 먹기도 하는데 뱀고기 자체는 식감이 생선과 비슷하다고 한다. 뱀 종류를 가리지는 않고 독사도 재료로 쓴다.현지에서는 음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뱀이 따뜻한 기운을 가져서 겨울에 먹으면 양기를 보전하는 데 좋다는 인식이 있다. 혈액순환, 노화방지를 포함해 전반적인 자양강장 음식으로 일컫는다. 우리도 예로부터 뱀을 약재로 썼다. 백화사를 누룩과 함께 담그는 백화사주(白花蛇酒)는 대풍창(한센병)을 치료하는 데 유용하다고 동의보감은 전한다.
  • [괴식로드]독일 나치의 음료..`환타`<55>
    독일 나치의 음료..`환타`<55>
    전재욱 기자 2021.12.11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코카콜라사(社)는 코카콜라를 직접 제조하지 않는다. 지역의 병입(甁入·병에 액체를 넣음) 회사, 일명 보틀러와 계약을 맺고 원액만 공급한다. 보틀러는 원액을 가공해 코카콜라를 제조·유통·판매한다. 한국은 LG생활건강이 보틀러다.코카콜라사 본사가 있는 미국 영토가 너무 넓은 탓에 고안한 방식이다. 전역에 제조 시설을 두고 코카콜라를 직접 제조 및 판매하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들었다. 하물며 세계에서 판매하는 일은 더 힘들었을 테다. 보틀링 시스템은 코카콜라를 대중화한 발판이 됐다.이런 방식은 20세기 초반 독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독일인은 미국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카콜라를 많이 마셨다. 현지에서 보틀링 시스템이 정착해 기반을 다진 덕으로 풀이된다. 독일 현지에는 코카콜라 제조 공장만 43곳이나 됐다. 코카콜라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서도 독일인에게 사랑받았다.1936년 베를린 올림픽 후원사 코카콜라.2차 세계 대전(1939~1945년)이 발발하고 보틀링 시스템은 타격을 받았다. 미국이 전쟁 상대국 독일과 무역을 중단한 것이다. 당연히 미국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코카콜라사도 독일로 원액을 수출하지 못했다. 전쟁 초기에는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예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이 1941년 진주만을 폭격한 데 반발하고 미국이 참전하면서 일이 꼬였다.기업으로서는 낭패였다. 외교 문제가 불거지면 현지에 진출한 회사도 타격이 불가피한데 급기야 전쟁까지 벌어진 것이다. 독일 나치는 미국 기업의 재산을 압류하는 조처를 단행했다. 이를 계기로 제너럴모터스는 독일 사업을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코카콜라 독일 지사도 처지가 궁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독일이 세계 2위의 코카콜라 소비국이라는 데에서 돌파구를 찾았다.코카콜라는 독일인 너나 할 것 없이 즐겼으니 나치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구전에 따르면 아돌프 히틀러는 미국 영화를 보면서 코카콜라를 마시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전쟁 탓에 코카콜라를 마시지 못하는 것은 민심을 다스리기에도 불리했다. 정권이 원하고 대중이 바라기에 코카콜라를 대체할 청량음료가 필요했다.코카콜라 독일지사에서 만든 환타의 광고 포스터.(사진=코카콜라)그렇게 등장한 게 환타(Fanta)다. 독일의 코카콜라 지사장 막스 카이트(Max Keith)가 주도해서 사탕무와 유청 등을 조달해 완성했다. 제품명은 독일어로 환상(Fantasie)에서 이름을 따왔다. 환타는 1943년 독일에서 300만 병이 팔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설탕이 부족해 요리에 단맛을 가미하려는 수요도 컸다.전쟁이 끝나고 환타는 단종했다. 표면적으로는 독일로 코카콜라 원액이 수입되기 시작했으니 대체품이 더는 필요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호사가들은 환타가 나치의 음료 탓이라고 꼽았다. 전범 나치가 만든 음료라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코카콜라가 손절한 것이라는 의미다.그러다 1955년 이탈리아 보틀러를 통해 환타를 다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때 환타의 원조격인 오렌지 맛 환타가 처음 나왔다. 경쟁자 펩시가 여러 음료를 내고 추격하는 데 대항하는 차원이었다. 이후 환타는 코카콜라사의 음료 라인업 중추로 자리하게 된다. 코카콜라사의 사이다 스프라이트(Sprite)는 독일 환타 레몬(Fanta Klare Zitrone)에서 유래했다.
  • [괴식로드]날로 먹는 말고기..`바사시`<54>
    날로 먹는 말고기..`바사시`<54>
    전재욱 기자 2021.12.04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일본 음식 바사시(ばさし)는 말(馬) 고기 회(刺し)다. 날 것의 말고기를 아주 얇게 저며 간장과 생강, 부순 따위와 함께 먹는다. 술안주로 인기가 좋다. 지방이 아예 없는 살코기는 식감이 단단한 걸 즐길 수 있고, 마블링이 낀 부위는 부드러워 대중적이다. 여러 부위 가운데 마블링이 풍부한 목살을 으뜸으로 친다.바사시.(사진=킹덤오브도호쿠윈터플레이)바사시의 기원을 전쟁에서 찾는 분석이 유력하다. 임진왜란 당시 군량미가 떨어진 일본인들이 군마를 먹은 데에서 비롯했다고 한다. 전쟁통에 고기를 익혀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불을 피우기 여의찮고 그랬다가는 연기와 불빛 탓에 발각되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날것으로 먹은 게 유래돼 현지에 전파됐다고 한다.실제로 임진왜란 당시 선봉에 섰던 가토 기요마시가 지금의 규슈 구마모토현을 다스렸는데, 현재 일본에서 바사시가 가장 대중적인 지방이 구마모토현이다.당시 일본은 육식 금지령이 내려져 있던 데 비춰보면 흥미롭다. 일본은 675년부터 1868년 메이지유신까지 약 1200년 동안 육식을 금지했다. 불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데 따라 살생을 금지하고자 일왕이 선포한 것이다. 그럼에도 전쟁을 일으킨 게 모순이지만 여하튼 말고기도 예외는 아니었다.바사시의 기원은 구전일 뿐 사료로 전해지는 내용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최근 전쟁사를 들춰보면 참고할 만하다. 프랑스는 파리 공성전(Siege of Paris·1870~1871) 당시 고기가 부족하자 말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세계 1차 대전 당시 군인들이 죽은 말을 식량으로 먹었다는 기록은 흔하다.유럽은 말을 반려의 대상으로 여길 만큼 인간과 유대를 가진다. 서구권에서는 말고기에 일부 거부감을 표하는 건 이런 정서 때문이다. 그럼에도 말고기를 먹기 시작한 것은 당시 사정이 얼마큼 궁핍했는지를 가늠케 한다. 물론 날 것은 아니었다. “중국인은 움직이는 모든 것을 먹고, 일본인은 움직이는 모든 날것을 먹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이런 시각에서 보면 과언은 아니다.
  • [괴식로드]다산 상징하는 개미..`아타 라에비가타`<53>
    다산 상징하는 개미..`아타 라에비가타`<53>
    전재욱 기자 2021.11.27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아타 라에비가타(Atta laevigata)는 중남미에 주로 사는 잎사귀 개미다. 주요 서식지 콜롬비아에서는 이 개미를 아주 오래전부터 음식으로 먹었다. 현지 원주민(Guane 족)이 7세기 무렵에 이 곤충을 식용으로 썼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특히 결혼한 젊은 남녀나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 부부에게 인기가 좋다. 이 개미가 다산의 상징으로 통하기 때문이다.콜롬비아 정부는 홈페이지에서 자국 토속 음식으로 아타 라에비가타를 소개하고 있다.(자료: 콜롬비아 정부)매해 우기(4~5월) 개미굴을 벗어나 짝짓기 비행을 하는 여왕개미를 잡아 식용으로 쓴다. 이때쯤이면 배에는 알이 가득 찬 상태다. 알을 밴 상태로 식용으로 쓰면 아이를 가지는 데 도움이 되겠거니 하는 믿음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이 개미는 스페인어로 `Hormiga Culona, 영어로 `Big-butt ant`로 부르는 것은 이런 이유와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둘 다 직역하면 엉덩이가 큰 개미라는 의미다. 일부는 이 개미를 천연 최음제로 여기기도 한다. 그래서 여왕개미가 아닌 다른 개미는 식용으로 쓰지 않는다.조리법은 다리와 날개를 제외한 전체를 튀기거나 볶는 게 일반적이다. 길거리 음식으로 쉽게 소비된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미식의 재료로 쓰기도 한다. 여타 곤충처럼 단백질이 풍부하고 포화지방이 적다.지난해 7월 BBC 여행 기사에 실린 아타 라에비가타 요리.크기는 성체가 16mm로 개미 가운데서도 큰 편에 속하는데 강한 턱을 갖고 있다. 잎사귀를 절삭해서 생존에 이용하는 데에 최적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터에 채집 과정에서 다치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다. 개미의 턱은 벌어진 상처를 꿰매는 용도로 쓰일 정도라고 한다.그럼에도 농가에서는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개미를 잡는다. 주요 수입원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남획으로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도 인다. 짝짓기 시즌이 돼도 여왕개미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도 벌어진다고 한다. 난개발로 개미의 서식지가 파괴된 탓이 크고, 기후 변화로 강우량과 강수 시기가 변덕스러워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 [괴식로드]양 머리를 통째로..`스말라호베`<52>
    양 머리를 통째로..`스말라호베`<52>
    전재욱 기자 2021.11.2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노르웨이어로 `Smale`는 양을, `Hovud`는 머리를 뜻한다. 현지의 토속 요리 스말라호베(Smalehovud)는 양 머리를 통째로 요리한 것이다. 우리로 치면 돼지머리와 비슷한데 조리 방법이나 형태, 의미는 다르다.비지트노르웨이닷컴에서 소개한 스말라호베 제조 공장.(사진=홈페이지 갈무리)도축한 양의 머리를 양분해서 털을 제거하고 물에 담가 핏기를 제거하는 걸로 음식은 시작된다. 이걸 소금에 절여서 염장해서 훈제해 보관한다. 나중에 삶거나 쪄서 먹는다. 뇌, 혀, 눈 따위 부위가 그대로 유지된 채다. 으깬 감자와 맥주, 스칸디나비아에서 흔한 증류주 `아쿠아비트`(Akvavit)와 곁들이는 게 보통이다.태생 자체가 보관 음식이다.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육류를 생고기를 먹는 것은 호사에 가까웠다. 대부분 가축은 도축하면 수분을 날려 보관 음식 형태(햄이나 소시지, 육포 등)로 먹었다. 스말라호베도 이런 맥락에서 탄생했다. 먹을 게 귀하던 시절이니 양의 머리라고 허투루 버릴 리가 만무했다.이런 이유에서 대중적이라기보다 가난한 이들 사이에서 주로 먹던 음식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은 전국적으로 판매하는 식당이 늘었다. 별미로 일컬어진 탓이다. 귀 부위는 식감이 일품이고 턱부위는 부드러워서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노르웨이 호르달란주(州) 도시 보스(Voss) 지방에서 처음 먹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지방에서는 수 대째 스말라호베를 생산하는 제조 시설이 들어서 있을 정도다.통상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주로 먹었다. 현지에서는 크리스마스 직전 일요일(skoltesøndag)을 일컫는 의미에 두개골(skolt)이 들어간 데에서 유래를 찾기도 한다. 양이 살이 찌는 가을부터 도축을 시작하는 탓에 자연스레 겨울에 양고기 소비가 많은 것도 한몫했다.한때 유럽연합은 이 요리를 금지하기도 했다. 양이 앓는 괴질인 스크래피가 사람에 전염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소로 치면 광우병과 비슷한 이 병 탓에 한때 유럽에서 양고기 식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에게 옮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 [괴식로드]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닭의 치아 `근위`<51>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닭의 치아 `근위`<51>
    전재욱 기자 2021.11.13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닭은 이가 없어서 먹이를 씹지 못한다. 먹이를 그냥 두면 소화가 잘 될 리가 없고 소화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몸이 둔하면 생존에도 불리하다.근위 볶음 요리.(사진=하림)이런 한계를 극복하려고 몸이 진화했다. 자갈 따위 작은 돌을 삼켜 먹이와 함께 소화관에 한데 모아 잘게 부수는 것이다. 강도가 센 돌이 연한 먹이와 맞물려서 이렇게 된다. 이때 소화관을 힘껏 조이는데 이 역할을 하는 근육이 모래주머니다. 위에 붙은 근육이라고 해서 근위(筋胃)라고 한다.‘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수식을 닭에게 붙이기에 손색없는 이유는 근위가 있기 때문이다. 닭의 치아 같은 셈인 근위는 세계적으로 대중화한 음식재료다. 북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가리지 않고 먹는다. 주로 길거리 음식으로 많이 쓰인다. 튀기거나 삶고, 구워서 조리법도 다양하다. 프랑스에서는 잡고기를 갈아서 밀가루 반죽하고 구워낸 파테(pates)에 근위를 주재료로 넣는다.우리네라면 말할 것도 없이 흔한 음식재료다. 볶음이나 튀김 조리가 대중적이고 구워서 먹기도 한다. 주식보다는 부식으로 인식하는 편이고 술안주로 인기가 좋다.내장이라서 잡내를 잡는 게 조리의 절반이라고도 표현한다. 우유, 밀가루, 후추 등을 동원해 세척에 공을 들여야 한다. 영양소로 따지면 근육답게 단백질이 8할가량을 차지한다. 조리하기 나름이지만 체중 조절 음식으로 쓰기에 적합한 편이다. 다만 근육이다 보니 식감은 질겨 치아가 성하지 못하면 먹기 불편할 수 있다.한국에서는 흔히 닭똥집이라고 불러 항문 부위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다. 닭똥집의 어원은 똥집의 사전상 의미에서 찾아봐야 하는데 여의찮다. `창자`나 `위`를 속되게 부르는 똥집과 근위(모래주머니)가 같은 걸로 보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다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닭똥집을 `닭의 모래주머니를 속되게 이른 말`로 정의하고 있다. 속된 표현이라는 어감 탓에 닭 모래집으로 가려 부르기도 한다.
  • [괴식로드]우유같은데 취하네..`마유주`<50>
    우유같은데 취하네..`마유주`<50>
    전재욱 기자 2021.10.3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몽골인은 말 젖을 원료로 술을 빚어 마신다. 현지어로 아이락(Айраг)이라고 하고 마유주(馬乳酒)라고도 일컫는다. 포유류의 젖인만큼 우유(소젖)처럼 희다. 빛깔은 막걸리와 비슷하고 알오콜 도수는 숙성 기간에 비례해서 올라간다. 오래된 아이락은 와인이나 우리의 소주에 버금갈 만큼 독하다고 한다.아이락.(사진=나무위키)모든 유(乳)가 술을 담그기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말젖은 소나 양의 젖보다 단백질 함량이 적지만 젖당이 높아서 술을 만드는 데에 낫다고 한다. 젖당은 발효하면서 유기산인 ‘젖산’을 분출한다. 그러면서 알코올 성분이 만들어진다. 초원을 터잡아 살아가던 몽골인에게 말은 원없이 마유를 제공했다. 너른 목초를 뜯고 자란 말에서 짜내는 마유는 건강한 식재료이기도 했다.문제는 쉽게 상하는 것이었다. 유목 생활을 하는 터에 보관하는 것도 만만찮게 까다로웠다. 오래 두려고 저장해서 먹으려고 발효를 시작한 것이지 술을 담그려고 아이락을 만든 게 아닌 측면이 있다.사실 유목 생활을 하는 몽골인에게 곡물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술의 주원료가 곡물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술은 몽골인에게 사치품에 가까웠을 수 있다. 칸의 몽골제국 당시 아이락이 귀족 등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는 데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지금은 남녀노소가 아이락을 즐길 만큼 보편화했다. 숙성한 지 얼마 되지 않으면 술이라기보다 요쿠르트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한다. 집(게르)을 찾은 손님을 접대하는 용도로 내어주기도 한다. 다만 말 말고도 양이나 염소, 젖소 젖으로도 만드는 것도 충분해서 마유주라는 명명은 모든 재료를 아울러 담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아이락은 몽골의 정체성과도 닿아 있다. 현지인들은 매해 새해 아이락을 마시면서 과거를 거슬러간다고 한다. 칸의 몽골 제국이 영화롭게 번창하는 데에 밑거름이 된 게 말이라는 점에서, 말의 젖을 소비하면서 선조를 기리는 것이라고 한다.
  • [괴식로드]`콤부차`는 취할까<49>
    `콤부차`는 취할까<49>
    전재욱 기자 2021.10.16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올해 4월 영국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적발된 변호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기준치를 4배 넘게 초과한 만취 상태였다. 법정에서 그는 “그날 친구 집에서 발효한 콤부차를 마셨는데, 거기에 알코올 성분이 있는 줄 몰랐다”고 항변했다. 술이 아니라 콤부차를 마셔서 취했다는 것이다.BTS 멤버 정국은 콤부차를 즐겨 마시는 걸로 유명하다.(사진=브이라이브)법원이 그의 항변을 받아들였을지에 앞서, `음주운전은 했지만 술은 안 마셨다`는 그의 해괴한 항변의 배경은 따져볼 만하다. 밑도 끝도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콤부차에는 알코올 성분이 포함돼 있다.콤부차는 홍차와 녹차에 당과 유익균을 넣어서 발효해서 만든다. 알코올은 식품이 발효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산물이다. 정확히는 당이 화학적으로 분열하면서 일종의 알코올 성분을 띠게 된다. 이런 터에 콤부차는 필연적으로 술기운이 돌기 마련이다.그러나 콤부차를 주류로 구분하지는 않는다. 만들기에 따라 알코올 함유량이 엔간한 술에 버금가는 3% 이상으로 솟는데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도수를 낮춘다. 예컨대 국내에서 콤부차를 제조해 판매하는 코어바이오사(社)의 아임얼라이브 콤부차는 식품 유형이 `기타 발효 음료`로 구분된다.제도적으로 보더라도 콤부차는 주세법상 주류가 아닌 음료수로 구분된다. 한국은 음료에 알코올이 포함돼 있더라도 함량이 1% 미만이면 주류가 아닌 음료류로 친다. 미국에서는 알코올 함유량이 0.5%를 넘어야 주류로 구분한다.여하튼 제조사와 방식에 따라서, 발효 기간과 온도에 따라서, 원재료와 효모의 유형에 따라서 각각 알코올 성분량은 차이가 나지만 전반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알코올을 함유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에서 임신부와 어린아이가 콤부차를 마실 때는 성분을 따져볼 것을 권하기도 한다. 이와 별개로 콤부차는 녹차와 홍차를 기반으로 하는 탓에 얼마나 마시는지에 따라 카페인에 민감한 소비자는 괴로울 수 있다.다만 알코올이 몸속에 흡수돼 혈류에 녹아들어 혈중 알코올 농도를 높일 만큼은 아닌 수준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사람의 인지와 신체 능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앞서 영국에서 벌어진 음주운전 재판으로 돌아가면, 법원은 그에게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0주와 벌금 868£(파운드·한화 약 141만원)를 선고했다. 이 사건을 보도한 비비시(BBC) 기사를 보면, 판사는 “콤부차가 혈중 알코올 농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판결했다.음주운전을 하고 콤부차 핑계를 대더라도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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