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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빈

기자

헬프! 애니멀

  • "이 일은 틀리지 않았다"…이효리가 울면서 계속하는 일[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개들의 해외 입양 이동 봉사를 해 보니 구조하고 임시 보호했던 일련의 과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사진=tvN)가수 이효리는 최근 tvN 예능 ‘캐나다 체크인’에 출연해 해외에서 가족을 찾은 개들을 만난 뒤 이같이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중·대형견은 개물림 사고 등으로 인식이 좋지 못한 데다 펫숍서 판매되는 소형견에 밀려 국내서 입양되기 어렵다. 믹스견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일선 현장에선 ‘해외 입양 이동 봉사자’만 찾아도 ‘구조 절반은 성공했다’고 말한다.◇‘죽거나 입양 가거나’…대형견·믹스견이 처한 현실개농장 등에서 주로 구조되는 중·대형견이나 믹스견은 입소하는 보호소에 따라 생이 갈린다. 지자체 보호소에 입소한 개는 다른 유기견과 마찬가지로 기한 내 입양되지 못하면 안락사 된다. 반면 동물단체 보호소에 입소한 개는 평생 보살핌을 받다가 죽거나 가족을 만나 입양을 가게 된다.이렇게 살아남은 대형견·믹스견에게 해외 가정 입양은 기적과 같다. 대부분의 개가 입소한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한다. 심지어 입양 희망자가 나타나도 해외 입양 봉사자가 없어 입양되지 못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동물단체들은 해외 입양이 조율된 개의 이동 봉사자를 찾느라 난리법석이다.경상남도 통영시 작은 마을서 운영되던 개농장의 모습. 주민들은 개들의 비명이 들릴 때면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동물자유연대에 구조된 20여 마리 중 일부는 해외 가정으로 입양됐다(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어렵게 구해진 해외 입양 봉사자들은 동물의 이동과 검역절차를 돕는다. 봉사자는 당초 출국 예정 시간보다 30분 일찍 나와 단체와 함께 검역절차를 진행한다. 동물에 부과되는 이송비용은 단체가 부담한다.◇“한국에선 10년간 못 간 입양… 미국에선 10일 걸렸다”2018년부터 대형견·믹스견의 해외 입양을 추진해온 비영리단체 ‘웰컴독코리아’의 전정순 부대표는 “외국은 믹스견·대형견에 대해 오픈 마인드다. 나이가 많거나 장애가 있더라도 입양의 기회가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현재까지 740여 마리의 개를 해외로 입양 보냈다.전 부대표는 지난 활동 과정서 가장 인상 깊었던 해외 입양 사례로 10년간 동물자유연대 센터 생활을 하다가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입양된 ‘복남이’의 사연을 꼽았다.2011년 구조된 뒤 10년간 동물자유연대 온센터서 생활하다가 2021년 3월 미국에서 평생 가족을 만난 복남이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2011년 노인정 뒷마당서 길러지다가 안줏감으로 낙점된 복남이는 노인정 회원들에게 학대를 당하다가 인근 시민에 의해 구조됐다. 복남이는 구조 당시 두개골과 오른쪽 눈이 함몰되고 턱이 으스러졌지만, 사람의 손길을 사랑했다. 그러나 복남이는 건강을 회복한 뒤에도 10년간 센터서 살았다. 큰 덩치에 품종 없는 믹스견이어서다.전 부대표는 “복남이가 가족을 찾는 일이 한국에선 10년이 지나도 성사되지 않았는데 해외에선 10일이 걸렸다”며 “대형견·믹스견에 대한 인식 변화는 문화를 바꾸는 일이라 오래 걸리지만, 이와 관련한 정부 지원이나 계획은 없다”고 지적했다.◇보호소 입소 동물 줄여 관리 수준·입양률 높여야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발간한 ‘2022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가구는 36.2%로 전년 대비 12.3%가 증가했다. 문제는 반려동물을 기르게 된 경로 가운데 민간·지자체 보호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4.3%, 3.2%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과반 이상이 반려동물을 △지인에게 무료로(38.2%) 분양하거나 △펫샵 등 동물판매업소(24.1%)에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하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48.2%는 입양 방법이나 절차가 어렵다고 지적했고, 질병(36.6%) 혹은 행동(33.8%)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그러나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인식에도 △동물보호센터 지속 확충(신규 22개소 건립) △인력 기준 강화 △체계적 실태조사 병행을 발표하는데 그쳤다. 고질적 문제인 저조한 보호소 입양과 대형견 기피 정서에 관한 구체적 개선책은 언급되지 않았다.이에 대해 어웨어는 “시민 대상 보호소 입양 절차에 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동물보호소 수의학 분야 연구를 국가가 지원하자”고 제언했다.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단기적으론 유기·유실을 예방해 입소하는 동물의 수를 줄여 보호소 관리 수준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입양률이 올라간다”며 “장기적으론 중·대형견을 반려할 때 차별적 요소가 없도록 인프라를 갖추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화빈 기자 2023.01.30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개들의 해외 입양 이동 봉사를 해 보니 구조하고 임시 보호했던 일련의 과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사진=tvN)가수 이효리는 최근 tvN 예능 ‘캐나다 체크인’에 출연해 해외에서 가족을 찾은 개들을 만난 뒤 이같이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중·대형견은 개물림 사고 등으로 인식이 좋지 못한 데다 펫숍서 판매되는 소형견에 밀려 국내서 입양되기 어렵다. 믹스견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일선 현장에선 ‘해외 입양 이동 봉사자’만 찾아도 ‘구조 절반은 성공했다’고 말한다.◇‘죽거나 입양 가거나’…대형견·믹스견이 처한 현실개농장 등에서 주로 구조되는 중·대형견이나 믹스견은 입소하는 보호소에 따라 생이 갈린다. 지자체 보호소에 입소한 개는 다른 유기견과 마찬가지로 기한 내 입양되지 못하면 안락사 된다. 반면 동물단체 보호소에 입소한 개는 평생 보살핌을 받다가 죽거나 가족을 만나 입양을 가게 된다.이렇게 살아남은 대형견·믹스견에게 해외 가정 입양은 기적과 같다. 대부분의 개가 입소한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한다. 심지어 입양 희망자가 나타나도 해외 입양 봉사자가 없어 입양되지 못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동물단체들은 해외 입양이 조율된 개의 이동 봉사자를 찾느라 난리법석이다.경상남도 통영시 작은 마을서 운영되던 개농장의 모습. 주민들은 개들의 비명이 들릴 때면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동물자유연대에 구조된 20여 마리 중 일부는 해외 가정으로 입양됐다(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어렵게 구해진 해외 입양 봉사자들은 동물의 이동과 검역절차를 돕는다. 봉사자는 당초 출국 예정 시간보다 30분 일찍 나와 단체와 함께 검역절차를 진행한다. 동물에 부과되는 이송비용은 단체가 부담한다.◇“한국에선 10년간 못 간 입양… 미국에선 10일 걸렸다”2018년부터 대형견·믹스견의 해외 입양을 추진해온 비영리단체 ‘웰컴독코리아’의 전정순 부대표는 “외국은 믹스견·대형견에 대해 오픈 마인드다. 나이가 많거나 장애가 있더라도 입양의 기회가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현재까지 740여 마리의 개를 해외로 입양 보냈다.전 부대표는 지난 활동 과정서 가장 인상 깊었던 해외 입양 사례로 10년간 동물자유연대 센터 생활을 하다가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입양된 ‘복남이’의 사연을 꼽았다.2011년 구조된 뒤 10년간 동물자유연대 온센터서 생활하다가 2021년 3월 미국에서 평생 가족을 만난 복남이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2011년 노인정 뒷마당서 길러지다가 안줏감으로 낙점된 복남이는 노인정 회원들에게 학대를 당하다가 인근 시민에 의해 구조됐다. 복남이는 구조 당시 두개골과 오른쪽 눈이 함몰되고 턱이 으스러졌지만, 사람의 손길을 사랑했다. 그러나 복남이는 건강을 회복한 뒤에도 10년간 센터서 살았다. 큰 덩치에 품종 없는 믹스견이어서다.전 부대표는 “복남이가 가족을 찾는 일이 한국에선 10년이 지나도 성사되지 않았는데 해외에선 10일이 걸렸다”며 “대형견·믹스견에 대한 인식 변화는 문화를 바꾸는 일이라 오래 걸리지만, 이와 관련한 정부 지원이나 계획은 없다”고 지적했다.◇보호소 입소 동물 줄여 관리 수준·입양률 높여야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발간한 ‘2022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가구는 36.2%로 전년 대비 12.3%가 증가했다. 문제는 반려동물을 기르게 된 경로 가운데 민간·지자체 보호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4.3%, 3.2%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과반 이상이 반려동물을 △지인에게 무료로(38.2%) 분양하거나 △펫샵 등 동물판매업소(24.1%)에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하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48.2%는 입양 방법이나 절차가 어렵다고 지적했고, 질병(36.6%) 혹은 행동(33.8%)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그러나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인식에도 △동물보호센터 지속 확충(신규 22개소 건립) △인력 기준 강화 △체계적 실태조사 병행을 발표하는데 그쳤다. 고질적 문제인 저조한 보호소 입양과 대형견 기피 정서에 관한 구체적 개선책은 언급되지 않았다.이에 대해 어웨어는 “시민 대상 보호소 입양 절차에 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동물보호소 수의학 분야 연구를 국가가 지원하자”고 제언했다.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단기적으론 유기·유실을 예방해 입소하는 동물의 수를 줄여 보호소 관리 수준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입양률이 올라간다”며 “장기적으론 중·대형견을 반려할 때 차별적 요소가 없도록 인프라를 갖추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동물 범죄? 경찰서 말고 여기로 오세요"[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전국에서 동물 학대 사건 수사에 가장 ‘진심’인 이들이 있다. 바로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하 민생단) 동물 학대 수사팀이다. 작년 9월 서울중앙지검은 이례적으로 민생단 업무에 동물 학대 수사를 추가했다. 민생단은 효율적인 범죄 대응을 위해 행정기관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한 조직이다. 이들은 경찰과 마찬가지로 수사를 통해 동물 학대 피의자의 혐의를 특정하고 검찰에 송치한다. 현재 수사팀에는 수의사 2명을 포함해 경력 5년 차 이상 수사관 13명이 있다.서울시 동물학대 수사팀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불법 야생동물체험카페 학대사건 수사에 착수해 조사 중이다(사진=SBS 동물농장)◇동물만 보는 경찰, 그게 바로 ‘서울시 동물 학대 수사팀’“시민 여러분, 동물 학대를 목격하시면 즉시 저희에게 제보 주세요. 바로 출동합니다.”지난 17일 서울시청 남산별관 사무실에서 만난 이철명 민생단 동물 학대 수사팀장, 홍기정·조진우 수사관은 기자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이철명 팀장은 “민생단에서 동물 학대 수사를 전담하는 사실을 시민들이 잘 모른다. 학대를 목격했다면 즉시 우리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동물 범죄는 피해자인 피학대 동물이 진술할 수 없고 증거 인멸도 쉬워 초동 수사가 중요하지만, 일선 경찰서의 여력은 녹록지 않다. 경찰에 동물 범죄가 접수되면, 대개 ‘경제범죄수사팀’과 ‘지능범죄수사팀’에 속한 경찰관 한 명이 사건 수사 전체를 맡기 때문이다.반면 수사팀은 △서울스마트불편신고 앱 △서울시 누리집 민생침해 범죄신고센터 △120다산콜을 통해 사건을 제보 받고 신속히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수사팀은 △도구·약물로 동물에 상해를 입히는 행위 △살아 있는 동물에 대한 신체 손상 △사육·관리 의무 위반 △동물학대 사진·영상 판매 △유기 또는 무허가 동물판매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한다.서울특별시 민생사법경찰단에서 11년간 근무하며 수사 경험을 쌓아온 홍기정 수사관이 1월 1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11년 차 베테랑인 홍기정 수사관은 “사건을 접수하면 현장 출동과 증거 수집,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확보를 위한 탐문 수사, 사체 부검을 의뢰한다”고 말했다. 홍 수사관은 “범죄 특성상 피해를 입은 동물이 진술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황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 일반 수사보다 어렵다”며 “그래서 부지런한 탐문이 가장 중요하다. 탐문을 해야 증거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조진우 수사관은 “학대하는 모습을 스스로 찍어 영상에 게시하는 등 동물 범죄의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수사 전문성 확보를 위해 동물 학대 수사 경험이 많은 경찰관이나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을 진행하고, 다양한 사건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수사팀은 정보 출처 다양화를 위해 제보 외 수사 네트워크 구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동물 범죄도 ‘과학 수사’…부검까지 일사천리최근 동물 범죄 수사에도 과학 수사 기법이 적용되고 있다. 동물이 죽은 범죄의 경우 결정적 증거인 사체를 부검해 사인을 밝히는 것이다.수의사 경험을 살려 수사팀에 합류한 조 수사관은 “부검은 수사 일선에서 하기엔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고, 관련 설비를 갖추는데 비용도 많이 들어 검역본부가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의사인 수사관이 범죄 현장서 발견된 피학대 동물의 질병·상해 여부나 학대 정황은 파악할 수 있어도 부검과 같이 전문성을 요하는 작업을 수행하긴 어렵기 때문이다.수의사이자 서울특별시 민생사법경찰단 수의직 수사관인 조진우 수사관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는 전국 경찰서의 의뢰를 받고 폐사한 동물 사인과 학대 여부 등을 밝히고 있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동물 학대 의심으로 부검이 의뢰된 건수는 지난 2019년 102건에서 2021년 228건으로 2년 새 223% 급증했다. 문제는 부검 전문 인력이 단 2명에 불과한 데다가 부검과 동물 전염병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검역본부 역시 ‘수의법의학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관련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서울시는 부검 수요 폭증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동물 사체 부검 업무를 추가하고, 관련 시설을 정비했다. 서울시는 오는 4월 부검 전문 인력을 확보해 업무를 개시할 방침이다.조 수사관은 “부검을 담당하는 검역본부는 경상북도 김천에 있어 동물 사체를 보내고 부검 결과를 확인하는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앞으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부검을 맡게 되면 수사의 상당 부분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화빈 기자 2023.01.23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전국에서 동물 학대 사건 수사에 가장 ‘진심’인 이들이 있다. 바로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하 민생단) 동물 학대 수사팀이다. 작년 9월 서울중앙지검은 이례적으로 민생단 업무에 동물 학대 수사를 추가했다. 민생단은 효율적인 범죄 대응을 위해 행정기관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한 조직이다. 이들은 경찰과 마찬가지로 수사를 통해 동물 학대 피의자의 혐의를 특정하고 검찰에 송치한다. 현재 수사팀에는 수의사 2명을 포함해 경력 5년 차 이상 수사관 13명이 있다.서울시 동물학대 수사팀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불법 야생동물체험카페 학대사건 수사에 착수해 조사 중이다(사진=SBS 동물농장)◇동물만 보는 경찰, 그게 바로 ‘서울시 동물 학대 수사팀’“시민 여러분, 동물 학대를 목격하시면 즉시 저희에게 제보 주세요. 바로 출동합니다.”지난 17일 서울시청 남산별관 사무실에서 만난 이철명 민생단 동물 학대 수사팀장, 홍기정·조진우 수사관은 기자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이철명 팀장은 “민생단에서 동물 학대 수사를 전담하는 사실을 시민들이 잘 모른다. 학대를 목격했다면 즉시 우리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동물 범죄는 피해자인 피학대 동물이 진술할 수 없고 증거 인멸도 쉬워 초동 수사가 중요하지만, 일선 경찰서의 여력은 녹록지 않다. 경찰에 동물 범죄가 접수되면, 대개 ‘경제범죄수사팀’과 ‘지능범죄수사팀’에 속한 경찰관 한 명이 사건 수사 전체를 맡기 때문이다.반면 수사팀은 △서울스마트불편신고 앱 △서울시 누리집 민생침해 범죄신고센터 △120다산콜을 통해 사건을 제보 받고 신속히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수사팀은 △도구·약물로 동물에 상해를 입히는 행위 △살아 있는 동물에 대한 신체 손상 △사육·관리 의무 위반 △동물학대 사진·영상 판매 △유기 또는 무허가 동물판매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한다.서울특별시 민생사법경찰단에서 11년간 근무하며 수사 경험을 쌓아온 홍기정 수사관이 1월 1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11년 차 베테랑인 홍기정 수사관은 “사건을 접수하면 현장 출동과 증거 수집,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확보를 위한 탐문 수사, 사체 부검을 의뢰한다”고 말했다. 홍 수사관은 “범죄 특성상 피해를 입은 동물이 진술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황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 일반 수사보다 어렵다”며 “그래서 부지런한 탐문이 가장 중요하다. 탐문을 해야 증거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조진우 수사관은 “학대하는 모습을 스스로 찍어 영상에 게시하는 등 동물 범죄의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수사 전문성 확보를 위해 동물 학대 수사 경험이 많은 경찰관이나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을 진행하고, 다양한 사건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수사팀은 정보 출처 다양화를 위해 제보 외 수사 네트워크 구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동물 범죄도 ‘과학 수사’…부검까지 일사천리최근 동물 범죄 수사에도 과학 수사 기법이 적용되고 있다. 동물이 죽은 범죄의 경우 결정적 증거인 사체를 부검해 사인을 밝히는 것이다.수의사 경험을 살려 수사팀에 합류한 조 수사관은 “부검은 수사 일선에서 하기엔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고, 관련 설비를 갖추는데 비용도 많이 들어 검역본부가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의사인 수사관이 범죄 현장서 발견된 피학대 동물의 질병·상해 여부나 학대 정황은 파악할 수 있어도 부검과 같이 전문성을 요하는 작업을 수행하긴 어렵기 때문이다.수의사이자 서울특별시 민생사법경찰단 수의직 수사관인 조진우 수사관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는 전국 경찰서의 의뢰를 받고 폐사한 동물 사인과 학대 여부 등을 밝히고 있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동물 학대 의심으로 부검이 의뢰된 건수는 지난 2019년 102건에서 2021년 228건으로 2년 새 223% 급증했다. 문제는 부검 전문 인력이 단 2명에 불과한 데다가 부검과 동물 전염병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검역본부 역시 ‘수의법의학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관련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서울시는 부검 수요 폭증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동물 사체 부검 업무를 추가하고, 관련 시설을 정비했다. 서울시는 오는 4월 부검 전문 인력을 확보해 업무를 개시할 방침이다.조 수사관은 “부검을 담당하는 검역본부는 경상북도 김천에 있어 동물 사체를 보내고 부검 결과를 확인하는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앞으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부검을 맡게 되면 수사의 상당 부분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살인마 이기영이 버린 동물을 또 버린 당국[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택시기사와 여성 동거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기영(32)이 머물던 집에는 개 1마리와 고양이 3마리가 버려져 있었다. 숨진 여성 동거인이 기르던 반려동물들은 주인을 잃은 것도 모자라 살인이 벌어진 집에서 수일 간 버려졌지만, 관계 당국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것이다. 범죄에 노출된 반려동물에 대한 생살여탈권이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이기영이 동거 여성을 살해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한 펜션 수영장에서 고양이를 물에 빠뜨리며 노는 모습 (사진=JTBC 방송 화면 캡처)◇ “개 짖는 소리가 나요”…주민 신고로 구조됐다살인 혐의로 이기영이 경찰에 긴급체포된 뒤 이기영이 살던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에게서 “개 짖는 소리가 난다”는 신고를 접수해 파주시와 경찰에 협조를 구했다. 파주시는 이기영으로부터 반려동물 포기 각서를 받고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이하 동구협)에 해당 반려동물들을 임시 위탁했다.동구협은 일정 기한 내 입소한 유기동물의 입양 문의가 없을 시 안락사를 시행하는 곳이다. 다만 4마리 모두 언론 보도를 접한 시민들의 관심 속에 무사히 입양됐다.그러나 문제는 입양된 4마리가 유기동물이 아니라 범죄 현장에 무방비로 노출되며 학대를 경험한 동물이라는 점이다. 수사 관계자들은 현장 검증을 위해 이기영이 머물던 집을 수차례 방문했으나 어떠한 이유에선지 방치된 동물을 구조하지 않았다. 범죄에 노출된 반려동물의 생살여탈권이 시스템에 의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수사관이나 시민들의 개별 의지에 좌우됐던 셈이다.언론 보도로 안락사 전 새 보금자리를 모두 찾은 피해자의 반려동물들. (사진=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사건 대응을 담당했던 윤성모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4마리의 동물을 동구협으로 보낸 파주시의 대처를 비판했다. 윤 활동가는 “동구협은 안락사를 시행하는 ‘유기동물’ 보호소다. 이기영이 머물던 집에서 발견된 동물들은 유기된 게 아님에도 파주시는 행정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며 “긴급 보호 동물에 대한 잘못된 격리·구조·보호 조치가 계속 문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정부에선 동물 보호를 넘어 ‘동물 복지’로 제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선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동물 방치와 학대 등의 범죄를 알려도 (일부 지자체 등에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긴급보호동물 인수제 실효성 의문…민관 협력 필요일례로 지난 2018년 서울시는 사각지대에 놓인 동물에 대한 긴급 구호 체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긴급보호동물 인수보호제’를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실시했다.혼자 거주하는 동물 소유자가 사망·구금·장기 입원 등의 사유로 그 소유자의 반려동물이 방치될 때 소유권 이전 절차를 거쳐 서울시가 동물을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로 인계해 구조·보호하는 제도다. 단 무분별한 유기를 막기 위해 지자체 등은 엄격한 현장 조사를 거쳐 동물 인수 여부를 결정한다.농림축산식품부도 작년 4월 동물보호법 전면 개정에 발맞춰 해당 법 제44조 ‘사육동물인수제’에 관한 시행 규칙을 마련했다. 제44조에 따르면, 정부는 동물 소유자의 요양·병역·장기 입원 등 극히 제한적 사유에 한해 동물의 소유권을 인수하고 보호할 수 있다.농림부 관계자는 “제44조의 가장 중요한 고려 기준은 ‘동물이 어떤 주체에 의해 돌봄을 받고 있는지 여부’”라며 “위기에 처한 동물이 정상적 돌봄을 받지 못할 사정이 있다면, 지자체가 인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파주 연쇄살인사건에서 방치된 동물도 44조가 규정하는 동물 인수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며 “현장에 출입했던 담당자들이 관련 지자체 동물보호과에 문의했다면, 적절한 조치가 이른 시일 내 취해졌을 것”이라고 부연했다.이에 대해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이번 사안은 민관 협력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워낙 지자체 보호소 상황이 열악해 유기동물이 아님에도 그렇게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빈 기자 2023.01.16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택시기사와 여성 동거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기영(32)이 머물던 집에는 개 1마리와 고양이 3마리가 버려져 있었다. 숨진 여성 동거인이 기르던 반려동물들은 주인을 잃은 것도 모자라 살인이 벌어진 집에서 수일 간 버려졌지만, 관계 당국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것이다. 범죄에 노출된 반려동물에 대한 생살여탈권이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이기영이 동거 여성을 살해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한 펜션 수영장에서 고양이를 물에 빠뜨리며 노는 모습 (사진=JTBC 방송 화면 캡처)◇ “개 짖는 소리가 나요”…주민 신고로 구조됐다살인 혐의로 이기영이 경찰에 긴급체포된 뒤 이기영이 살던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에게서 “개 짖는 소리가 난다”는 신고를 접수해 파주시와 경찰에 협조를 구했다. 파주시는 이기영으로부터 반려동물 포기 각서를 받고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이하 동구협)에 해당 반려동물들을 임시 위탁했다.동구협은 일정 기한 내 입소한 유기동물의 입양 문의가 없을 시 안락사를 시행하는 곳이다. 다만 4마리 모두 언론 보도를 접한 시민들의 관심 속에 무사히 입양됐다.그러나 문제는 입양된 4마리가 유기동물이 아니라 범죄 현장에 무방비로 노출되며 학대를 경험한 동물이라는 점이다. 수사 관계자들은 현장 검증을 위해 이기영이 머물던 집을 수차례 방문했으나 어떠한 이유에선지 방치된 동물을 구조하지 않았다. 범죄에 노출된 반려동물의 생살여탈권이 시스템에 의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수사관이나 시민들의 개별 의지에 좌우됐던 셈이다.언론 보도로 안락사 전 새 보금자리를 모두 찾은 피해자의 반려동물들. (사진=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사건 대응을 담당했던 윤성모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4마리의 동물을 동구협으로 보낸 파주시의 대처를 비판했다. 윤 활동가는 “동구협은 안락사를 시행하는 ‘유기동물’ 보호소다. 이기영이 머물던 집에서 발견된 동물들은 유기된 게 아님에도 파주시는 행정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며 “긴급 보호 동물에 대한 잘못된 격리·구조·보호 조치가 계속 문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정부에선 동물 보호를 넘어 ‘동물 복지’로 제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선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동물 방치와 학대 등의 범죄를 알려도 (일부 지자체 등에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긴급보호동물 인수제 실효성 의문…민관 협력 필요일례로 지난 2018년 서울시는 사각지대에 놓인 동물에 대한 긴급 구호 체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긴급보호동물 인수보호제’를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실시했다.혼자 거주하는 동물 소유자가 사망·구금·장기 입원 등의 사유로 그 소유자의 반려동물이 방치될 때 소유권 이전 절차를 거쳐 서울시가 동물을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로 인계해 구조·보호하는 제도다. 단 무분별한 유기를 막기 위해 지자체 등은 엄격한 현장 조사를 거쳐 동물 인수 여부를 결정한다.농림축산식품부도 작년 4월 동물보호법 전면 개정에 발맞춰 해당 법 제44조 ‘사육동물인수제’에 관한 시행 규칙을 마련했다. 제44조에 따르면, 정부는 동물 소유자의 요양·병역·장기 입원 등 극히 제한적 사유에 한해 동물의 소유권을 인수하고 보호할 수 있다.농림부 관계자는 “제44조의 가장 중요한 고려 기준은 ‘동물이 어떤 주체에 의해 돌봄을 받고 있는지 여부’”라며 “위기에 처한 동물이 정상적 돌봄을 받지 못할 사정이 있다면, 지자체가 인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파주 연쇄살인사건에서 방치된 동물도 44조가 규정하는 동물 인수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며 “현장에 출입했던 담당자들이 관련 지자체 동물보호과에 문의했다면, 적절한 조치가 이른 시일 내 취해졌을 것”이라고 부연했다.이에 대해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이번 사안은 민관 협력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워낙 지자체 보호소 상황이 열악해 유기동물이 아님에도 그렇게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 철새 터전 낙동강에 ‘대저대교 건설’ 밀어붙이는 부산시[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내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착공하겠다.”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해 12월 26일 대저대교 건설에 국비 154억 7000만원을 확보했다며 오는 2029년까지 완공하겠다고 호언했다. 부산 강서구 식만동과 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대저대교 공사가 시작되면 낙동강을 찾는 철새들의 서식지는 파괴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우려한 환경부가 부산시에 대안을 제시했지만, 부산시가 거부하면서 ‘난개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허공을 가르는 큰고니들, 한국에선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 중이며 국제적으로도 보호가 요청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부산시, 환경부 제안 거부하고 원안 추진 왜?환경 생태계는 비가역적이다. 개발사업으로 훼손되면 오랜 시간 많은 자원을 투입해도 복구를 장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정부 등은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사업 등을 수립·시행할 때 환경에 미칠 영향을 예측·평가하고 환경보전방안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그러나 부산시는 환경부가 지난해 6월 ‘멸종위기종인 큰고니 서식지에 피해를 준다’며 제시한 대저대교 건설 4가지 대안에 대해 “곡선 도로라 안전하지 않다”며 거부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는 2019년 거짓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반려된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했다. 부산시 의뢰로 일부 조작된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한 용역 수행 업체 대표는 검찰로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보고서 조작이 확인되자 부산시는 환경청·시민단체와 2020년 12월 3일 ‘대저대교 노선 선정을 위한 겨울 철새 공동조사’ 협약을 맺고 최종 노선을 결정하기로 합의했으나 무산됐다.시민단체는 협약 취지를 살려 부산시가 공론장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부산시는 ‘시민단체가 합리적 대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부산시 “생태습지 조성” VS 시민단체 “그것조차 꼼수”부산시는 대저대교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로 감당하기 어려운 ‘차량 교통량’을 꼽는다. 낙동강을 횡단하는 기존 교량 8개의 하루 적정 교통량은 60만8000대인데 오는 2025년이면 하루 73만6000대로 늘어난다는 것이다.다만 부산시는 기존 노선을 고수하는 대신 환경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량 형태를 사장교에서 평면교로 바꾸고, 높이를 45m에서 25m로 보완하기로 했다. 아울러 삼락·대저생태공원에 생태습지 43만㎡를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큰고니들의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이 같은 부산시의 대책을 접한 시민단체들은 부산시가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부산의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 박중록 대표는 “부산시가 생태습지를 조성하겠다는 곳은 갈대밭과 버드나무가 있어 이미 생물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생태계가 형성된 곳”이라며 “부산시는 공원에 살던 생물들 쫓아내고 저수지를 만들어 큰고니 등의 서식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홍석환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한국환경생태학회지에 발표한 논문 ‘낙동강 하류 교량 간격에 따른 큰고니 월동 개체수 차이 연구’에서 “낙동강 하구 일대는 야생조류 서식처로서의 가치가 인정돼 보호지역으로 지정·관리되고 있음에도 각종 개발과 내부의 교량 건설 등으로 큰고니를 포함한 멸종위기 야생조류의 서식처 기능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하늘을 가로지르는 교량 자체뿐만 아니라 교량을 지나는 차량 움직임 및 소음 등이 큰고니에 위협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반면 부산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환경정책과와 부산발전연구원과 함께 낙동강 생태계 모니터링 조사를 실시해 분석한 결과 교량이나 구조물에 의한 영향보다는 쉼터와 먹이터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습지 조성에 대해 외부에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에) 여러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고 반박했다.거짓 환경영향평가서 제출 논란에 대해선 “거짓으로 판정을 받고 반려됐지만, 이후 보완 조사를 거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부산지방경찰청에서 수사한 결과 부산시가 제출한 조사 대장에서 일부 사실과 다른 것이 발견된 것”이라며 “조사를 나간 사람의 숫자와 조사 진행 시간이 사실과 일부 다르다고 해서 조사를 안 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김화빈 기자 2023.01.09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내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착공하겠다.”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해 12월 26일 대저대교 건설에 국비 154억 7000만원을 확보했다며 오는 2029년까지 완공하겠다고 호언했다. 부산 강서구 식만동과 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대저대교 공사가 시작되면 낙동강을 찾는 철새들의 서식지는 파괴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우려한 환경부가 부산시에 대안을 제시했지만, 부산시가 거부하면서 ‘난개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허공을 가르는 큰고니들, 한국에선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 중이며 국제적으로도 보호가 요청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부산시, 환경부 제안 거부하고 원안 추진 왜?환경 생태계는 비가역적이다. 개발사업으로 훼손되면 오랜 시간 많은 자원을 투입해도 복구를 장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정부 등은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사업 등을 수립·시행할 때 환경에 미칠 영향을 예측·평가하고 환경보전방안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그러나 부산시는 환경부가 지난해 6월 ‘멸종위기종인 큰고니 서식지에 피해를 준다’며 제시한 대저대교 건설 4가지 대안에 대해 “곡선 도로라 안전하지 않다”며 거부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는 2019년 거짓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반려된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했다. 부산시 의뢰로 일부 조작된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한 용역 수행 업체 대표는 검찰로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보고서 조작이 확인되자 부산시는 환경청·시민단체와 2020년 12월 3일 ‘대저대교 노선 선정을 위한 겨울 철새 공동조사’ 협약을 맺고 최종 노선을 결정하기로 합의했으나 무산됐다.시민단체는 협약 취지를 살려 부산시가 공론장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부산시는 ‘시민단체가 합리적 대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부산시 “생태습지 조성” VS 시민단체 “그것조차 꼼수”부산시는 대저대교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로 감당하기 어려운 ‘차량 교통량’을 꼽는다. 낙동강을 횡단하는 기존 교량 8개의 하루 적정 교통량은 60만8000대인데 오는 2025년이면 하루 73만6000대로 늘어난다는 것이다.다만 부산시는 기존 노선을 고수하는 대신 환경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량 형태를 사장교에서 평면교로 바꾸고, 높이를 45m에서 25m로 보완하기로 했다. 아울러 삼락·대저생태공원에 생태습지 43만㎡를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큰고니들의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이 같은 부산시의 대책을 접한 시민단체들은 부산시가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부산의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 박중록 대표는 “부산시가 생태습지를 조성하겠다는 곳은 갈대밭과 버드나무가 있어 이미 생물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생태계가 형성된 곳”이라며 “부산시는 공원에 살던 생물들 쫓아내고 저수지를 만들어 큰고니 등의 서식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홍석환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한국환경생태학회지에 발표한 논문 ‘낙동강 하류 교량 간격에 따른 큰고니 월동 개체수 차이 연구’에서 “낙동강 하구 일대는 야생조류 서식처로서의 가치가 인정돼 보호지역으로 지정·관리되고 있음에도 각종 개발과 내부의 교량 건설 등으로 큰고니를 포함한 멸종위기 야생조류의 서식처 기능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하늘을 가로지르는 교량 자체뿐만 아니라 교량을 지나는 차량 움직임 및 소음 등이 큰고니에 위협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반면 부산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환경정책과와 부산발전연구원과 함께 낙동강 생태계 모니터링 조사를 실시해 분석한 결과 교량이나 구조물에 의한 영향보다는 쉼터와 먹이터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습지 조성에 대해 외부에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에) 여러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고 반박했다.거짓 환경영향평가서 제출 논란에 대해선 “거짓으로 판정을 받고 반려됐지만, 이후 보완 조사를 거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부산지방경찰청에서 수사한 결과 부산시가 제출한 조사 대장에서 일부 사실과 다른 것이 발견된 것”이라며 “조사를 나간 사람의 숫자와 조사 진행 시간이 사실과 일부 다르다고 해서 조사를 안 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 ‘탕탕탕’ 터전 뺏긴 고라니에 총구 겨눈 수목원[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고라니가 살던 곳에 공원을 조성해놓고선 피해가 막심하다고 사살하다니…”국립세종수목원은 지난 10월 17일 세종시의 협조를 구해 엽사를 고용, 고라니 12마리를 사살했다. 밤마다 고라니들이 수목원으로 몰려와 수목원이 정성스레 식재한 국화와 튤립, 사철나무, 측백나무, 나팔꽃 등을 뜯어 먹는가 하면, 풀숲에 숨어 있던 고라니가 인기척에 놀라 사람을 향해 돌진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고라니 사살은 신도시 조성 과정서 우리 사회가 ‘야생동물보호’와 ‘피해방지와 구제’ 중 어느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사진=이미지투데이)◇고라니 피해, 알면서도 못 막았다수목원 측은 개장 전후로 고라니 피해가 극심해 △기피제 및 빛·소리퇴치기 △전기목책 △크레졸 살포 등 자체적 노력을 기울였으나 여의치 않아 구제에 이르게 됐다며 피해액만 최소 1억 2000여만원 이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수목원 측은 고라니 사살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알면서도 막지 못한 인재에 가깝다. 2016년 3월 당국은 고라니 이동 경로 단절과 훼손 가능성을 파악하고 이주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데일리가 입수한 ‘중앙공원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고라니 서식지 주변 도로·택지·상가 개발사업으로 이동성 강한 고라니의 고립이 우려되므로 최대한 자연유도를 하되 자력이동이 불가피할 시 전월산 등으로 포획·이주해야 한다고 평가했다.올해 10월 제64차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계획서에는 고립된 고라니를 위해 단계적 개발 중인 S-1 생활권 부지에 연결녹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결국 수목원 일대 고라니 돌출은 개발과정서 미리 예측됐던 것이며 사살 전 공존 방안이 고려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이후 수목원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수목원 미활용부지 2ha에 2m 높이 펜스를 설치하고, 고라니가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심는 등 ‘고라니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수목원 방문객이 고라니를 관찰할 수 있는 관측대 조성까지 고려 중이다.고라니 일부 서식지 위에 지어진 행정중심복합도시, 단계적 개발 추진 중인 S-1 생활권 부지 일부에 고라니 서식지 이동을 돕는 연결녹지가 조성될 전망이다◇신도시 부지 계획과 따로 노는 야생동물 보호책국립세종수목원은 도시균형발전을 목표로 건설 추진 중인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정서 들어섰다. 도시의 안정적 정주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범국가적 프로젝트에 수반되는 야생동물 보호책임을 수목원에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 그렇다면 세종시 일대에 광범위하게 추진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야생동물 공존구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이데일리가 입수한 ‘세종특별자치시 야생생물 보호 세부계획’에 따르면, 세종시는 2021~2025년까지 세종시 전역을 대상으로 신도시 건설에 따라 야기되는 생태계 파괴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해 세종시 여건에 맞는 보전 관리대책을 시행한다.세종시는 구체적 대책 목표로 △생물종 지속성 확보(서식 기반 제공 등) △거버넌스 강화(홍보·시민교육) △ 관리체계·기반구축(야생·유해생물 DB 등) △건강한 서식 공간 확보(서식지 복원 및 보호구역 지정 등)를 설정했다.그러나 세종시는 농작물 피해를 유발해 국내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된 고라니에 대한 서식지 보존 및 적응 지원책이 없이 ‘포획·구제 대책’만 계획했다. 특히 고라니는 신도시 개발 직후 발생한 로드킬에서 가장 많이 죽었다. ‘세종시 신도시 건설에 따른 로드킬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3077건의 로드킬 중 과반 이상 피해가 고라니(62%)였다.즉, 살던 터전에 신도시가 지어져 다른 야생동물과 같은 처지에 있지만, 유해야생동물이라는 이유로 생명에 대한 고려 없이 고라니만 구제의 대상이 된 셈이다.세종시와 신도시 조성을 주관하는 행복청이 야생생물 보호에 유기적 협력을 하기 어려운 사업구조도 문제다. 서식지가 파괴·단절된 고라니 보호 대책으로 연결녹지 조성이 확정됐지만, 행복청 주관 사업이기 때문에 지자체인 세종시가 의견을 피력하기 어렵다.세종시 관계자는 “신도시 조성부지에 지정된 야생보호구역은 한 곳 있지만, 해당 구역을 피해 사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외에는 업무 교류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박창재 세종 환경연합 사무처장은 “고라니가 서식했던 금강, 논습지, 장남들과 하류 갈대밭에 (신도시가 들어설) 기반공사를 하느라 다 밀어버려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며 “고라니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있지만, 과장된 측면도 있어 기승전 구제활동으로 이어진다. 고라니 역시 삵이나 검독수리가 사냥하는 등 천적개념도 생태계에 생기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김화빈 기자 2022.12.26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고라니가 살던 곳에 공원을 조성해놓고선 피해가 막심하다고 사살하다니…”국립세종수목원은 지난 10월 17일 세종시의 협조를 구해 엽사를 고용, 고라니 12마리를 사살했다. 밤마다 고라니들이 수목원으로 몰려와 수목원이 정성스레 식재한 국화와 튤립, 사철나무, 측백나무, 나팔꽃 등을 뜯어 먹는가 하면, 풀숲에 숨어 있던 고라니가 인기척에 놀라 사람을 향해 돌진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고라니 사살은 신도시 조성 과정서 우리 사회가 ‘야생동물보호’와 ‘피해방지와 구제’ 중 어느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사진=이미지투데이)◇고라니 피해, 알면서도 못 막았다수목원 측은 개장 전후로 고라니 피해가 극심해 △기피제 및 빛·소리퇴치기 △전기목책 △크레졸 살포 등 자체적 노력을 기울였으나 여의치 않아 구제에 이르게 됐다며 피해액만 최소 1억 2000여만원 이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수목원 측은 고라니 사살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알면서도 막지 못한 인재에 가깝다. 2016년 3월 당국은 고라니 이동 경로 단절과 훼손 가능성을 파악하고 이주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데일리가 입수한 ‘중앙공원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고라니 서식지 주변 도로·택지·상가 개발사업으로 이동성 강한 고라니의 고립이 우려되므로 최대한 자연유도를 하되 자력이동이 불가피할 시 전월산 등으로 포획·이주해야 한다고 평가했다.올해 10월 제64차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계획서에는 고립된 고라니를 위해 단계적 개발 중인 S-1 생활권 부지에 연결녹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결국 수목원 일대 고라니 돌출은 개발과정서 미리 예측됐던 것이며 사살 전 공존 방안이 고려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이후 수목원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수목원 미활용부지 2ha에 2m 높이 펜스를 설치하고, 고라니가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심는 등 ‘고라니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수목원 방문객이 고라니를 관찰할 수 있는 관측대 조성까지 고려 중이다.고라니 일부 서식지 위에 지어진 행정중심복합도시, 단계적 개발 추진 중인 S-1 생활권 부지 일부에 고라니 서식지 이동을 돕는 연결녹지가 조성될 전망이다◇신도시 부지 계획과 따로 노는 야생동물 보호책국립세종수목원은 도시균형발전을 목표로 건설 추진 중인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정서 들어섰다. 도시의 안정적 정주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범국가적 프로젝트에 수반되는 야생동물 보호책임을 수목원에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 그렇다면 세종시 일대에 광범위하게 추진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야생동물 공존구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이데일리가 입수한 ‘세종특별자치시 야생생물 보호 세부계획’에 따르면, 세종시는 2021~2025년까지 세종시 전역을 대상으로 신도시 건설에 따라 야기되는 생태계 파괴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해 세종시 여건에 맞는 보전 관리대책을 시행한다.세종시는 구체적 대책 목표로 △생물종 지속성 확보(서식 기반 제공 등) △거버넌스 강화(홍보·시민교육) △ 관리체계·기반구축(야생·유해생물 DB 등) △건강한 서식 공간 확보(서식지 복원 및 보호구역 지정 등)를 설정했다.그러나 세종시는 농작물 피해를 유발해 국내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된 고라니에 대한 서식지 보존 및 적응 지원책이 없이 ‘포획·구제 대책’만 계획했다. 특히 고라니는 신도시 개발 직후 발생한 로드킬에서 가장 많이 죽었다. ‘세종시 신도시 건설에 따른 로드킬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3077건의 로드킬 중 과반 이상 피해가 고라니(62%)였다.즉, 살던 터전에 신도시가 지어져 다른 야생동물과 같은 처지에 있지만, 유해야생동물이라는 이유로 생명에 대한 고려 없이 고라니만 구제의 대상이 된 셈이다.세종시와 신도시 조성을 주관하는 행복청이 야생생물 보호에 유기적 협력을 하기 어려운 사업구조도 문제다. 서식지가 파괴·단절된 고라니 보호 대책으로 연결녹지 조성이 확정됐지만, 행복청 주관 사업이기 때문에 지자체인 세종시가 의견을 피력하기 어렵다.세종시 관계자는 “신도시 조성부지에 지정된 야생보호구역은 한 곳 있지만, 해당 구역을 피해 사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외에는 업무 교류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박창재 세종 환경연합 사무처장은 “고라니가 서식했던 금강, 논습지, 장남들과 하류 갈대밭에 (신도시가 들어설) 기반공사를 하느라 다 밀어버려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며 “고라니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있지만, 과장된 측면도 있어 기승전 구제활동으로 이어진다. 고라니 역시 삵이나 검독수리가 사냥하는 등 천적개념도 생태계에 생기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 경태 아부지가 뜯은 6억, 또 무혐의 될까[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발단은 작은 우연이었다. 지난 2020년 12월 택배가 가득 싸인 화물칸에 강아지가 방치돼 있어 동물학대가 의심된다는 한 커뮤니티 게시글이 급속도로 퍼졌다. 논란은 곧 잦아들었다. 택배가사가 직접 ‘10살 노령 유기견인 경태의 분리불안이 심해 일할 때도 데리고 다니게 됐다’고 해명한 뒤 이를 뒷받침 하는 입주민들의 목격담도 여럿 게시되면서다. 그러나 미담은 인심을 팔아 모은 후원금을 횡령한 범죄로 끝났다. 온라인 후원금 횡령 문제가 매번 반복되는 배경에는 모호한 기부금품법 때문이라는 지적이 따른다.CJ 대한통운으로부터 택배견으로 임명됐던 경태(사진=경태 아부지 SNS)◇선의를 팔아 후원금 한탕 장사했다미담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택배기사 A씨와 그의 여자친구 B씨는 ‘경태 아부지’ SNS 채널을 개설, 일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22만 팔로워를 갖게 됐다. 경태 아부지의 인기는 고용주인 CJ 대한통운 측이 경태와 태희(다른 입양견)를 각각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고, 이 소식을 여러 언론사가 보도할 정도였다.그러자 이들은 반려견의 인기를 악용해 사리사욕을 채울 계획을 세운다. A씨 커플은 지난 3월 5일 경태와 태희의 심장병 투병 사실을 공개하며 “제가 죽어도 이런 건 생각 못 했는데 발등에 불 떨어지니 용기가 생긴다”며 이른바 ‘1000원 챌린지’를 시작, 10분 만에 1784만원을 모았다. 사람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소액이라도 기부한다’며 적극 동참했다.그러나 현행법이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00만원 이상의 금액을 모집하려는 자는 모집 계획과 보관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힌 모집·사용계획서를 지방자치단체 등에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택배기사 A씨와 동행했던 경태의 모습 (사진=SNS)이에 A씨 커플은 모금된 금액 일체에 대한 환불 의사를 밝혔지만, 이행하지 않았다. 이후 이들은 돌연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 6개월 만인 지난 10월 28일 사기 및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경찰 조사 결과 A씨 커플은 1만 2808명에게 6억 1000만원을 받고, 대부분을 도박과 빚 상환에 쓴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일부 후원자들에게 SNS로 개별 접근한 뒤 신용대출 등을 통한 후원금 마련을 강권한 정황도 드러났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동부지검은 횡령한 후원금 대부분이 B씨의 계좌로 넘어간 점 등을 고려해 A씨를 불구속, B씨를 구속 기소했다. 첫 재판은 오는 16일 오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슈퍼챗으로 후원하면 기부금이 아니라 증여?안타까운 동물의 사연을 게시해 온라인 후원을 진행한 뒤 잠적하는 범죄가 잇따라 사법당국에 고발되고 있지만, 대개 ‘무혐의’ 처분을 받고 있다. 피해자 특정이 어렵고, 후원금의 성격이 모호하다는 이유에서다.일례로 반려묘 유튜버 채널 ‘갑수목장’을 운영하는 C씨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12월까지 펫샵서 데려온 고양이를 유기묘로 속인 뒤 유기동물의 입양·처우 개선을 명목으로 구독자들로부터 7개월간 1700만원을 받아 사기·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됐으나 지난 2월 무혐의 처분됐다.경찰조사서 C씨가 펫샵서 동물을 구입하고도 자신이 구조·임시보호한 것처럼 콘텐츠를 조작한 사실은 인정됐지만, 조작된 콘텐츠로 후원금을 거둔 혐의(사기)는 입증되지 못했다.경찰은 “구독자들이 (펫샵서 구매되지 않은) 나머지 유기 동물을 대상으로 후원금을 지급한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면서 각각 후원 목적이 상이한 탓에 기부금품법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급속도로 성장한 개인 온라인 모금은 원칙적으론 기부금품법 적용대상이나 해석이 분분해 실제 법적용이 어렵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온라인 모금 가이드라인 마련은커녕 규모와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후원금이 증여가 아닌 본래 목적대로 쓰이려면 기부과정서 후원금 목적과 사용처를 분명히 적시하고, 후원금 내역을 살피는 개인의 노력이 전부인 상황이다.이 때문에 모금의 행정적 절차를 일원화하고 문제 시 엄단하는 대처가 필요하다. 영국은 독립 기구인 자선위원회를 통해 모금 단체의 등록·감사·사후 관리를 전담하고, 문제가 불거질 시 모금 운영에 개입할 수 있다. 미국은 모금에 관한 업무를 국세청이 총괄하고, 세금을 부과한다. 일본도 공익인정위원회를 두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 21대 국회선 온라인 기부통합관리시스템 도입 등 20여개 넘는 기부금품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실효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는 “정부 등이 통일된 비영리회계기준과 모금가이드라인을 정리하고 공개하는 형식을 마련해야 한다”며 “여러 정부부처에 흩어져 있는 비영리단체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 통일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화빈 기자 2022.12.19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발단은 작은 우연이었다. 지난 2020년 12월 택배가 가득 싸인 화물칸에 강아지가 방치돼 있어 동물학대가 의심된다는 한 커뮤니티 게시글이 급속도로 퍼졌다. 논란은 곧 잦아들었다. 택배가사가 직접 ‘10살 노령 유기견인 경태의 분리불안이 심해 일할 때도 데리고 다니게 됐다’고 해명한 뒤 이를 뒷받침 하는 입주민들의 목격담도 여럿 게시되면서다. 그러나 미담은 인심을 팔아 모은 후원금을 횡령한 범죄로 끝났다. 온라인 후원금 횡령 문제가 매번 반복되는 배경에는 모호한 기부금품법 때문이라는 지적이 따른다.CJ 대한통운으로부터 택배견으로 임명됐던 경태(사진=경태 아부지 SNS)◇선의를 팔아 후원금 한탕 장사했다미담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택배기사 A씨와 그의 여자친구 B씨는 ‘경태 아부지’ SNS 채널을 개설, 일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22만 팔로워를 갖게 됐다. 경태 아부지의 인기는 고용주인 CJ 대한통운 측이 경태와 태희(다른 입양견)를 각각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고, 이 소식을 여러 언론사가 보도할 정도였다.그러자 이들은 반려견의 인기를 악용해 사리사욕을 채울 계획을 세운다. A씨 커플은 지난 3월 5일 경태와 태희의 심장병 투병 사실을 공개하며 “제가 죽어도 이런 건 생각 못 했는데 발등에 불 떨어지니 용기가 생긴다”며 이른바 ‘1000원 챌린지’를 시작, 10분 만에 1784만원을 모았다. 사람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소액이라도 기부한다’며 적극 동참했다.그러나 현행법이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00만원 이상의 금액을 모집하려는 자는 모집 계획과 보관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힌 모집·사용계획서를 지방자치단체 등에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택배기사 A씨와 동행했던 경태의 모습 (사진=SNS)이에 A씨 커플은 모금된 금액 일체에 대한 환불 의사를 밝혔지만, 이행하지 않았다. 이후 이들은 돌연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 6개월 만인 지난 10월 28일 사기 및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경찰 조사 결과 A씨 커플은 1만 2808명에게 6억 1000만원을 받고, 대부분을 도박과 빚 상환에 쓴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일부 후원자들에게 SNS로 개별 접근한 뒤 신용대출 등을 통한 후원금 마련을 강권한 정황도 드러났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동부지검은 횡령한 후원금 대부분이 B씨의 계좌로 넘어간 점 등을 고려해 A씨를 불구속, B씨를 구속 기소했다. 첫 재판은 오는 16일 오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슈퍼챗으로 후원하면 기부금이 아니라 증여?안타까운 동물의 사연을 게시해 온라인 후원을 진행한 뒤 잠적하는 범죄가 잇따라 사법당국에 고발되고 있지만, 대개 ‘무혐의’ 처분을 받고 있다. 피해자 특정이 어렵고, 후원금의 성격이 모호하다는 이유에서다.일례로 반려묘 유튜버 채널 ‘갑수목장’을 운영하는 C씨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12월까지 펫샵서 데려온 고양이를 유기묘로 속인 뒤 유기동물의 입양·처우 개선을 명목으로 구독자들로부터 7개월간 1700만원을 받아 사기·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됐으나 지난 2월 무혐의 처분됐다.경찰조사서 C씨가 펫샵서 동물을 구입하고도 자신이 구조·임시보호한 것처럼 콘텐츠를 조작한 사실은 인정됐지만, 조작된 콘텐츠로 후원금을 거둔 혐의(사기)는 입증되지 못했다.경찰은 “구독자들이 (펫샵서 구매되지 않은) 나머지 유기 동물을 대상으로 후원금을 지급한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면서 각각 후원 목적이 상이한 탓에 기부금품법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급속도로 성장한 개인 온라인 모금은 원칙적으론 기부금품법 적용대상이나 해석이 분분해 실제 법적용이 어렵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온라인 모금 가이드라인 마련은커녕 규모와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후원금이 증여가 아닌 본래 목적대로 쓰이려면 기부과정서 후원금 목적과 사용처를 분명히 적시하고, 후원금 내역을 살피는 개인의 노력이 전부인 상황이다.이 때문에 모금의 행정적 절차를 일원화하고 문제 시 엄단하는 대처가 필요하다. 영국은 독립 기구인 자선위원회를 통해 모금 단체의 등록·감사·사후 관리를 전담하고, 문제가 불거질 시 모금 운영에 개입할 수 있다. 미국은 모금에 관한 업무를 국세청이 총괄하고, 세금을 부과한다. 일본도 공익인정위원회를 두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 21대 국회선 온라인 기부통합관리시스템 도입 등 20여개 넘는 기부금품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실효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는 “정부 등이 통일된 비영리회계기준과 모금가이드라인을 정리하고 공개하는 형식을 마련해야 한다”며 “여러 정부부처에 흩어져 있는 비영리단체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 통일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때려죽여도 돈 내면 장땡? 동물 없는 동물보호법[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불법 야생동물체험카페서 개(똘이)가 주인이 내려친 돌망치에 17차례나 맞아 사망한 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업주는 카페서 기르던 킨카주(너구리과)를 개들이 물어 죽였기 때문에 학대를 저질렀다고 항변했다. 잔혹한 동물학대가 발생했지만, 일부 동물들은 즉각 구조될 수 없었다. 미비한 현행법이 피학대동물들의 구조·보호 권리를 제약할 뿐더러 언제든 돈만 지불하면 학대자에게 반환될 수 있는 물건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돌망치로 17차례나 자신이 기르던 반려동물 개(똘이)를 내려쳐 죽인 혐의를 받는 업주, 당시 학대 행위가 담긴 CCTV 영상 모습 (사진=SBS 유튜브 애니멀봐)◇수차례 고발에도 불법영업…남은 40여마리 구조 못했다해당 카페에선 비좁은 공간에 고양이, 라쿤, 킨카주, 알파카 등 포유류뿐 아니라 각종 양서·파충류를 무허가로 전시했으며 일부 개체는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지 못해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해당 업체를 미등록동물원으로 7차례 고발했지만, 실효성은 없었다. 업주 입장에선 벌금을 내더라도 미등록 상태서 영업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문제 공론화에 앞장섰던 동물자유연대는 지난달 30일 지자체와 함께 개 7마리와 고양이 12마리를 구조해 치료·보호하고 있다. 건강검진 결과 고양이들은 전염병에 노출됐고, 개들은 관리 부실에 따른 건강상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동물이 다른 동물의 학대를 목격할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지적했다.다만 카페에 남겨진 40여 마리의 야생동물들은 미비한 법 때문에 여전히 ‘똘이’를 때려죽인 업주의 소유물로서 영업에 동원되고 있었다.동물보호법 제14조는 소유자로부터 학대를 받아 적정하게 치료·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단되는 동물에 대해 격리 보호할 수 있도록 명기했다. 그러나 소유권이 확인되는 동물은 동법 제8조 2항에 근거해 △물리·화학적 상해행위 △살아 있는 상태서 신체 훼손 △도박·광고·오락·유흥 목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행위에 한해 피학대 격리조치가 가능하다.즉 남은 40여 마리의 야생동물들은 무차별적인 학대를 목격했지만, 업주의 소유임이 분명하고 물리적 상해를 입지 않은 상태였기에 구조될 수 없었던 것이다. 서울 마포구 소재 한 동물카페에서 일어난 동물학대로 죽은 뚠이(왼쪽)와 열악한 환경에서 길러지고 있는 양과 사슴의 모습 (사진=애니멀봐·동물자유연대)이에 서울시는 적극적인 법 해석을 통해 똘이를 제외한 개·고양이가 추가 학대를 받은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동물자유연대 측에 격리를 위탁한 상태다. 그러자 동물학대 혐의로 수사가 의뢰된 해당 업주는 변호사를 통해 시를 되려 고소했다.동물자유연대는 동법 14조 한계를 지적하며 이 모든 일은 동물이 민법상 물건에 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송지성 동물자유연대 위기동물대응팀장은 “동물보호법 제18조에 따르면, 동물 소유자가 보호조치 중인 동물들에게 소요된 비용을 부담하면 언제든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대자가 학대·피학대 동물 보호·치료를 위해 쓰인 비용만 내면 언제든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농림부, 동물보호 넘어 ‘복지’ 강화 나선다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일 동물복지 강화 방안 보도자료를 통해 동물전시·체험카페와 보호센터 등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동물보호법을 ‘동물복지법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농림부는 무분별한 반려동물 영업행위에 대한 관리를 체계화하기 위해 △동물 수입·판매·장묘·동물전시·미용·위탁관리업 일체를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영업자의 준수사항 강화를 골자로 한 시행규칙 개편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내년 연구를 거쳐 오는 2024년까지 입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농림부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지자체가 학대행위자의 동물 몰수처분과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 법원 결정을 받아 임시로 사육금지를 조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은 격리하더라도 학대자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법의 미비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농림부는 학대를 받은 동물의 소유권을 임시 이전하는 방안이 현행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작년 9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농림부 관계자는 학대·피학대 동물에 소요된 비용을 현실화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해당 관계자는 “동물복지 강화방안 중 하나로 보호비용을 현실화하겠다”며 “비록 부수적 방법일 수 있으나 소유자(학대자)는 해당 동물을 반환받을 때 지불할 부담이 강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화빈 기자 2022.12.12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불법 야생동물체험카페서 개(똘이)가 주인이 내려친 돌망치에 17차례나 맞아 사망한 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업주는 카페서 기르던 킨카주(너구리과)를 개들이 물어 죽였기 때문에 학대를 저질렀다고 항변했다. 잔혹한 동물학대가 발생했지만, 일부 동물들은 즉각 구조될 수 없었다. 미비한 현행법이 피학대동물들의 구조·보호 권리를 제약할 뿐더러 언제든 돈만 지불하면 학대자에게 반환될 수 있는 물건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돌망치로 17차례나 자신이 기르던 반려동물 개(똘이)를 내려쳐 죽인 혐의를 받는 업주, 당시 학대 행위가 담긴 CCTV 영상 모습 (사진=SBS 유튜브 애니멀봐)◇수차례 고발에도 불법영업…남은 40여마리 구조 못했다해당 카페에선 비좁은 공간에 고양이, 라쿤, 킨카주, 알파카 등 포유류뿐 아니라 각종 양서·파충류를 무허가로 전시했으며 일부 개체는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지 못해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해당 업체를 미등록동물원으로 7차례 고발했지만, 실효성은 없었다. 업주 입장에선 벌금을 내더라도 미등록 상태서 영업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문제 공론화에 앞장섰던 동물자유연대는 지난달 30일 지자체와 함께 개 7마리와 고양이 12마리를 구조해 치료·보호하고 있다. 건강검진 결과 고양이들은 전염병에 노출됐고, 개들은 관리 부실에 따른 건강상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동물이 다른 동물의 학대를 목격할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지적했다.다만 카페에 남겨진 40여 마리의 야생동물들은 미비한 법 때문에 여전히 ‘똘이’를 때려죽인 업주의 소유물로서 영업에 동원되고 있었다.동물보호법 제14조는 소유자로부터 학대를 받아 적정하게 치료·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단되는 동물에 대해 격리 보호할 수 있도록 명기했다. 그러나 소유권이 확인되는 동물은 동법 제8조 2항에 근거해 △물리·화학적 상해행위 △살아 있는 상태서 신체 훼손 △도박·광고·오락·유흥 목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행위에 한해 피학대 격리조치가 가능하다.즉 남은 40여 마리의 야생동물들은 무차별적인 학대를 목격했지만, 업주의 소유임이 분명하고 물리적 상해를 입지 않은 상태였기에 구조될 수 없었던 것이다. 서울 마포구 소재 한 동물카페에서 일어난 동물학대로 죽은 뚠이(왼쪽)와 열악한 환경에서 길러지고 있는 양과 사슴의 모습 (사진=애니멀봐·동물자유연대)이에 서울시는 적극적인 법 해석을 통해 똘이를 제외한 개·고양이가 추가 학대를 받은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동물자유연대 측에 격리를 위탁한 상태다. 그러자 동물학대 혐의로 수사가 의뢰된 해당 업주는 변호사를 통해 시를 되려 고소했다.동물자유연대는 동법 14조 한계를 지적하며 이 모든 일은 동물이 민법상 물건에 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송지성 동물자유연대 위기동물대응팀장은 “동물보호법 제18조에 따르면, 동물 소유자가 보호조치 중인 동물들에게 소요된 비용을 부담하면 언제든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대자가 학대·피학대 동물 보호·치료를 위해 쓰인 비용만 내면 언제든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농림부, 동물보호 넘어 ‘복지’ 강화 나선다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일 동물복지 강화 방안 보도자료를 통해 동물전시·체험카페와 보호센터 등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동물보호법을 ‘동물복지법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농림부는 무분별한 반려동물 영업행위에 대한 관리를 체계화하기 위해 △동물 수입·판매·장묘·동물전시·미용·위탁관리업 일체를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영업자의 준수사항 강화를 골자로 한 시행규칙 개편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내년 연구를 거쳐 오는 2024년까지 입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농림부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지자체가 학대행위자의 동물 몰수처분과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 법원 결정을 받아 임시로 사육금지를 조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은 격리하더라도 학대자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법의 미비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농림부는 학대를 받은 동물의 소유권을 임시 이전하는 방안이 현행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작년 9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농림부 관계자는 학대·피학대 동물에 소요된 비용을 현실화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해당 관계자는 “동물복지 강화방안 중 하나로 보호비용을 현실화하겠다”며 “비록 부수적 방법일 수 있으나 소유자(학대자)는 해당 동물을 반환받을 때 지불할 부담이 강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 동물원 가장 많은 ‘동물복지국’ 빛바랜 김동연 자랑[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축산산림국을 축산동물복지국으로 바꿔 동물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한다.”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1월 24일 경기도가 여주시에 건립하는 반려동물 테마파크 건립을 앞두고 개최한 ‘반려동물 복지정책 간담회’에서 “동물복지국이라는 이름은 아마 대한민국에서 중앙정부, 광역 통틀어 (경기도가) 아마 처음일 것”이라고 호언했다. 그의 포부가 전국서 가장 많은 민간 동물원이 위치한 경기도의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동물학대의 온상? 논란의 민간 동물원환경부가 발간한 제1차 동물원 관리 종합계획(2021~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전국에는 110개의 동물원이 있다. 그중 공영 동물원은 20개에 불과하다. 90개의 민간 동물원 중 21개가 경기도에 있다. 전국 지자체에서 가장 많다. 경기도 다음으로 민간 동물원이 가장 많았던 곳은 제주도로, 경기도의 절반인 11곳 수준이다.김동연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청)민간 동물원은 동물학대 온상이었다. 전시동물 복지의 핵심인 햇볕, 풀, 흙, 행동풍부화 시설 없이 가짜 자연으로 조성된 ‘감옥 같은’ 실내 동물원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체 민간 동물원 중 실내 동물원 비율은 46개(51.2%)에 달했다. 또 상당수의 민간 동물원과 동물카페가 먹이주기·만지기 등과 같은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국내 공영동물원조차 대부분 주요 선진국서 20세기 중반 철거한 1세대 감옥형 동물 전시관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다. 좁은 면적에 전시 동물 생태에 대한 고려가 없는 설계, 관리자·관람객 중심 시설 구성으로 정형행동을 유발하는 곳이 태반이었다.경기도 역시 도내 급속도로 증가한 민간 동물원, 야생동물 전시카페 등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으나 ‘동물전시시설 허가제’를 골자로 한 동물원·수족관법 전면개정안의 국회 통과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동물 전시시설에 개선명령을 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서다.◇‘타지도, 만지지도 말자’ 동물원·수족관법 전면개정안 통과지난 11월 24일 전시동물의 복지를 획기적으로 증진하고 당국의 규제 권한을 명시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이로써 국내 등록된 모든 동물원과 수족관은 철저한 △질병 예방 및 관리 △서식환경 관리 △휴·폐원 시 보유동물 관리계획 △규모별 전문인력 확충 등을 당국 기준에 맞춰 수립하고 준수해야 영업이 허가된다.사육사가 벨루가에 올라타 있는 모습 (사진=핫핑크돌핀스)행동반경이 넓어 수족관에 적합하지 않은 신규 고래류의 전시와 수족관이 영리를 위해 자행하던 동물복지 저해 행위도 일체 금지된다.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직접적 학대행위, 오락·흥행·영리를 목적으로 한 올라타기·만지기·먹이주기 행위, 불필요한 고통·스트레스를 가하는 행위, 보유동물을 다른 시설로 임의 이동시켜 전시하는 행위 역시 일체 금지된다.동물원·수족관 외의 야생동물 전시도 금지된다. 라쿤카페 등 야생생물을 전시해온 기존 사업자들은 오는 2027년 12월까지 5년간 유예기간이 부여된다. 정부는 유예기간 전후로 유기·방치될 우려가 있는 야생동물을 관리하기 위해 ‘유기·방치 야생동물 보호시설’ 설치하도록 했다.개정안은 엄격한 영업 기준 못지않게 허가 취소 기준도 강화했다. 당국은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할 수 있다. 동물원·수족관이 허가 과정서 과장·거짓된 내용을 보고할 시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휴원신고 기준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고, 허가 과정서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를 검사관으로 지정하도록 했다.◇법 개정은 첫발, 철저한 법 이행·집행이 관건동물단체들은 개정안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법 개정은 시작일뿐이라 강조했다.얼음으로 가득 찬 우리에서 봉사자가 준 당근을 먹고 있는 원숭이.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대구 체험형 생태동물원의 운영자는 수의사 출장비가 많이 든다는 등의 이유로 제때 치료하지 않아 병 걸려 죽은 낙타 한 마리를 사육사로 하여금 톱으로 해체하게 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다른 동물원의 호랑이 등에게 먹이로 주라고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이밖에 고드름이 언 전시장에 원숭이 등을 방치하거나 8종의 국제 멸종위기종을 당국에 보고하지 않고 무단으로 사육한 혐의도 추가됐다. 이 사건은 ‘동물원 운영업자’가 동물학대 혐의로 기소된 첫 사례여서 주목을 받았다.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판사 김옥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동물원 운영자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으나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동물원 측에는 벌금 300만원을 구형하는데 그쳤다.동물단체서 정부는 법에 명기된 책임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사법부는 법 정신을 살린 엄격한 법 집행을 하라고 촉구하는 이유다.동물자유연대는 지난 25일 논평을 통해 “많은 동물들의 희생과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개정된 법들이 단순히 문언적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정부와 사법부의 행보에 관심과 감시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법 개정이 결실을 맺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당초 ‘지차체의 개입을 위해 개정안 통과가 우선’이라던 경기도는 “환경부에서 의원 입법으로 2020년도 말에 동물원·수족관법을 개정하겠다고 10여 차례 (개정안 내용을) 돌렸지만, 후속 내용이 없어 특별히 준비하지 못했다”며 “환경부에서 법 개정에 맞춰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하게 될 때 지자체에서도 그 방향을 확인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을 위한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비위생적인 상태로 방치된 낙타.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김화빈 기자 2022.12.05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축산산림국을 축산동물복지국으로 바꿔 동물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한다.”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1월 24일 경기도가 여주시에 건립하는 반려동물 테마파크 건립을 앞두고 개최한 ‘반려동물 복지정책 간담회’에서 “동물복지국이라는 이름은 아마 대한민국에서 중앙정부, 광역 통틀어 (경기도가) 아마 처음일 것”이라고 호언했다. 그의 포부가 전국서 가장 많은 민간 동물원이 위치한 경기도의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동물학대의 온상? 논란의 민간 동물원환경부가 발간한 제1차 동물원 관리 종합계획(2021~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전국에는 110개의 동물원이 있다. 그중 공영 동물원은 20개에 불과하다. 90개의 민간 동물원 중 21개가 경기도에 있다. 전국 지자체에서 가장 많다. 경기도 다음으로 민간 동물원이 가장 많았던 곳은 제주도로, 경기도의 절반인 11곳 수준이다.김동연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청)민간 동물원은 동물학대 온상이었다. 전시동물 복지의 핵심인 햇볕, 풀, 흙, 행동풍부화 시설 없이 가짜 자연으로 조성된 ‘감옥 같은’ 실내 동물원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체 민간 동물원 중 실내 동물원 비율은 46개(51.2%)에 달했다. 또 상당수의 민간 동물원과 동물카페가 먹이주기·만지기 등과 같은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국내 공영동물원조차 대부분 주요 선진국서 20세기 중반 철거한 1세대 감옥형 동물 전시관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다. 좁은 면적에 전시 동물 생태에 대한 고려가 없는 설계, 관리자·관람객 중심 시설 구성으로 정형행동을 유발하는 곳이 태반이었다.경기도 역시 도내 급속도로 증가한 민간 동물원, 야생동물 전시카페 등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으나 ‘동물전시시설 허가제’를 골자로 한 동물원·수족관법 전면개정안의 국회 통과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동물 전시시설에 개선명령을 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서다.◇‘타지도, 만지지도 말자’ 동물원·수족관법 전면개정안 통과지난 11월 24일 전시동물의 복지를 획기적으로 증진하고 당국의 규제 권한을 명시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이로써 국내 등록된 모든 동물원과 수족관은 철저한 △질병 예방 및 관리 △서식환경 관리 △휴·폐원 시 보유동물 관리계획 △규모별 전문인력 확충 등을 당국 기준에 맞춰 수립하고 준수해야 영업이 허가된다.사육사가 벨루가에 올라타 있는 모습 (사진=핫핑크돌핀스)행동반경이 넓어 수족관에 적합하지 않은 신규 고래류의 전시와 수족관이 영리를 위해 자행하던 동물복지 저해 행위도 일체 금지된다.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직접적 학대행위, 오락·흥행·영리를 목적으로 한 올라타기·만지기·먹이주기 행위, 불필요한 고통·스트레스를 가하는 행위, 보유동물을 다른 시설로 임의 이동시켜 전시하는 행위 역시 일체 금지된다.동물원·수족관 외의 야생동물 전시도 금지된다. 라쿤카페 등 야생생물을 전시해온 기존 사업자들은 오는 2027년 12월까지 5년간 유예기간이 부여된다. 정부는 유예기간 전후로 유기·방치될 우려가 있는 야생동물을 관리하기 위해 ‘유기·방치 야생동물 보호시설’ 설치하도록 했다.개정안은 엄격한 영업 기준 못지않게 허가 취소 기준도 강화했다. 당국은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할 수 있다. 동물원·수족관이 허가 과정서 과장·거짓된 내용을 보고할 시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휴원신고 기준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고, 허가 과정서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를 검사관으로 지정하도록 했다.◇법 개정은 첫발, 철저한 법 이행·집행이 관건동물단체들은 개정안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법 개정은 시작일뿐이라 강조했다.얼음으로 가득 찬 우리에서 봉사자가 준 당근을 먹고 있는 원숭이.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대구 체험형 생태동물원의 운영자는 수의사 출장비가 많이 든다는 등의 이유로 제때 치료하지 않아 병 걸려 죽은 낙타 한 마리를 사육사로 하여금 톱으로 해체하게 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다른 동물원의 호랑이 등에게 먹이로 주라고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이밖에 고드름이 언 전시장에 원숭이 등을 방치하거나 8종의 국제 멸종위기종을 당국에 보고하지 않고 무단으로 사육한 혐의도 추가됐다. 이 사건은 ‘동물원 운영업자’가 동물학대 혐의로 기소된 첫 사례여서 주목을 받았다.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판사 김옥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동물원 운영자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으나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동물원 측에는 벌금 300만원을 구형하는데 그쳤다.동물단체서 정부는 법에 명기된 책임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사법부는 법 정신을 살린 엄격한 법 집행을 하라고 촉구하는 이유다.동물자유연대는 지난 25일 논평을 통해 “많은 동물들의 희생과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개정된 법들이 단순히 문언적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정부와 사법부의 행보에 관심과 감시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법 개정이 결실을 맺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당초 ‘지차체의 개입을 위해 개정안 통과가 우선’이라던 경기도는 “환경부에서 의원 입법으로 2020년도 말에 동물원·수족관법을 개정하겠다고 10여 차례 (개정안 내용을) 돌렸지만, 후속 내용이 없어 특별히 준비하지 못했다”며 “환경부에서 법 개정에 맞춰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하게 될 때 지자체에서도 그 방향을 확인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을 위한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비위생적인 상태로 방치된 낙타.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 유기동물 입양한 文·尹, 풍산개는 외면했다[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 11월 7일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국가에 반환하면서 이른바 ‘풍산개 거취’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했지만, 건설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매스컴에 나와 풍산개 반환이 파양인지 아닌지를 놓고 충돌하는가 하면, 풍산개 관리비를 포함한 위탁계약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이면서 공론장에는 정쟁만 남았다.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소문난 반려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에서 토리, 마루, 다운 세마리의 반려견과 찡찡이(반려묘)를 키우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에서 10마리를 반려하고 있다. 비숑 프리제 2마리를 제외하면 모두 유기동물이다. (사진=이데일리 DB)◇품격 없는 말들의 향연 속 놓친 본질풍산개 반환 첫 보도 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퇴임 이후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 사육비까지 국민 혈세로 충당해야겠냐”며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차기 당권주자로 평가받는 김기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쿨하게 버려야 할 대상은 풍산개가 아니라 이재명 대표”라고 비판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세 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느냐”고 반문했다.문 전 대통령 측도 공방에 참전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룟값을 운운하면서 비아냥대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치사함을 가려보려는 꼼수”라고 맞받았고,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실로 개판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사를 구별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그러나 여야 모두 모두 ‘대통령기록물’이라는 법적 지위에 갇힌 풍산개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논란 초 대통령기록관은 곰이와 송강이의 거취를 여태 그랬듯 동물원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며 우치공원 동물원 측에 사육 의사를 물었다. 인간과의 교감을 통해 사적인 관계를 맺는 ‘개’의 본성을 고려하지 않고 손쉽게 해결하려는 처사다.◇풍산개들의 동물원行? 시대에 뒤떨어졌다이번 풍산개 논란은 이례적이지 않다. 역대 모든 정부에선 ‘선물’로 건네진 개들을 동물원에 넘기는 방법으로 간단히 정리해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남북교류사업 중 북측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우리’와 ‘두리’는 그해 11월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전시되다가 생을 마쳤다.지난해 6월 곰이와 송강이의 자견인 햇님이는 코로나19로 인천 평화안보수련원 휴관이 장기화되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사진=연합뉴스)국가기록물이 아니더라도 대개 대통령이 청와대서 키우던 개들은 청와대를 나서며 불행한 생을 살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진도군으로부터 선물 받은 8마리 진돗개 중 일부를 가정에 분양했고, 남은 개체를 서울대공원에 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번식장 출신의 진돗개를 농장주로부터 선물 받아 청와대서 키웠으나 탄핵 후 진돗개보존협회와 진돗개 혈통연구소 등으로 보냈다. 곰이와 송강의 자견 6마리는 서울·인천(2마리), 대전(2마리), 광주 등 지자체와 동물원에 위탁된 상황이다.동물단체들은 대통령기록관이 동물원에 곰이와 송강이의 사육의사를 타진하자 즉각 반발했다. 개들이 정치적 필요에 의해 공급·번식된 것도 모자라서 쓸모가 다하니 책임감 없이 지방자치단체 등에 맡기냐는 지적들이 쏟아졌다.동물권행동 카라는 “전·현직 대통령 모두 유기동물을 입양해 가족으로 살고 있는 반려인들이다. 곰이와 송강이를 정쟁이 아닌 생명으로 존중하는 해결방안을 찾으라”고 촉구했고,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필요하면 끌어안고 이용가치가 없으면 내뱉는 정치 논리를 살아 있는 생명을 대입해 쟁점으로 삼는 정치권은 진짜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풍산개들의 동물원·지자체행은 불행을 답습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지자체에 보내진 개들은 단독생활을 하며 전시되는 삶을 살고 있다. 개들은 밥 먹을 때와 산책 시간을 제외하고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야외견사 등 가정생활보다 열악한 환경서 살아가는 모습도 확인됐다. 국가기록물이라면서 국가의 보호와 책임은 실종된 것이다.◇법률 개정 통한 ‘실질적 보호 책임’ 이행해야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3월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정상 간의 선물이라도 (개는)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한다”고 말했다. 이후 5일 뒤인 28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풍산개들을 문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직접 키우기로 합의했다.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에서 보호 중인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다만 현행법상 문 전 대통령이 풍산개들을 위탁관리하는 법적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기록관장 재량권으로 문 전 대통령 측과 위탁계약을 맺고, 향후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올해 3월 신설된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제6조의 3은 ‘동물 또는 식물 등이어서 다른 기관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다른 기관의 장에게 이관하여 관리하게 할 수 있다’고 명기했다. 다만, 이는 대통령기록관에 이관 전인 동·식물에만 해당해 곰이와 송강이에게 적용할 수 없었다.이 같은 문제를 행정안전부도 인식해 지난 6월 18일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행안부에 소속된 대통령기록관이 대통령 선물 중 동·식물을 기관 또는 개인에게 위탁하고 관리에 필요한 물품·비용을 지원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번 개정안은 시행 전 이관받은 대통령선물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국가에 반환된 곰이와 송강이도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곰이와 송강이의 일반 가정 입양길’이 열리는 셈이다.대통령기록관 측 관계자는 “곰이와 송강이가 국가에 돌아온 상황에서 대통령 선물을 어떻게 관리할지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저희 기관뿐 아니라 행안부 등 여러 기관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어 결정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다만 해당 관계자는 행정부가 입법 예고한 개정안이 풍산개 거취 논의과정에서 고려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소장은 “입법 예고된 개정안이 곰이와 송강이뿐 아니라 그 자견에게도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려동물인 개가 동물원 등에 전시되며 사는 건 모순”이라고 짚은 뒤 “풍산개 논쟁이 열악한 동물원서 전시되는 개들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돼 가정 입양을 보내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곰이와 송강이의 자견인 별이를 수용한 우치동물원은 지난 2007년 사육장이 부족해지자 풍산개와 시베리안 허스키 6마리를 5만원 이하 가격에 분양했다.이 소장은 생명을 외교에 이용하는 관례가 근절되는 것이 핵심임을 강조하며 “무작정 국가기록물인 개의 번식을 방치하기보다 중성화 수술 등을 통해 개체수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화빈 기자 2022.11.28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 11월 7일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국가에 반환하면서 이른바 ‘풍산개 거취’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했지만, 건설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매스컴에 나와 풍산개 반환이 파양인지 아닌지를 놓고 충돌하는가 하면, 풍산개 관리비를 포함한 위탁계약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이면서 공론장에는 정쟁만 남았다.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소문난 반려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에서 토리, 마루, 다운 세마리의 반려견과 찡찡이(반려묘)를 키우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에서 10마리를 반려하고 있다. 비숑 프리제 2마리를 제외하면 모두 유기동물이다. (사진=이데일리 DB)◇품격 없는 말들의 향연 속 놓친 본질풍산개 반환 첫 보도 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퇴임 이후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 사육비까지 국민 혈세로 충당해야겠냐”며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차기 당권주자로 평가받는 김기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쿨하게 버려야 할 대상은 풍산개가 아니라 이재명 대표”라고 비판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세 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느냐”고 반문했다.문 전 대통령 측도 공방에 참전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룟값을 운운하면서 비아냥대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치사함을 가려보려는 꼼수”라고 맞받았고,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실로 개판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사를 구별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그러나 여야 모두 모두 ‘대통령기록물’이라는 법적 지위에 갇힌 풍산개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논란 초 대통령기록관은 곰이와 송강이의 거취를 여태 그랬듯 동물원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며 우치공원 동물원 측에 사육 의사를 물었다. 인간과의 교감을 통해 사적인 관계를 맺는 ‘개’의 본성을 고려하지 않고 손쉽게 해결하려는 처사다.◇풍산개들의 동물원行? 시대에 뒤떨어졌다이번 풍산개 논란은 이례적이지 않다. 역대 모든 정부에선 ‘선물’로 건네진 개들을 동물원에 넘기는 방법으로 간단히 정리해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남북교류사업 중 북측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우리’와 ‘두리’는 그해 11월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전시되다가 생을 마쳤다.지난해 6월 곰이와 송강이의 자견인 햇님이는 코로나19로 인천 평화안보수련원 휴관이 장기화되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사진=연합뉴스)국가기록물이 아니더라도 대개 대통령이 청와대서 키우던 개들은 청와대를 나서며 불행한 생을 살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진도군으로부터 선물 받은 8마리 진돗개 중 일부를 가정에 분양했고, 남은 개체를 서울대공원에 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번식장 출신의 진돗개를 농장주로부터 선물 받아 청와대서 키웠으나 탄핵 후 진돗개보존협회와 진돗개 혈통연구소 등으로 보냈다. 곰이와 송강의 자견 6마리는 서울·인천(2마리), 대전(2마리), 광주 등 지자체와 동물원에 위탁된 상황이다.동물단체들은 대통령기록관이 동물원에 곰이와 송강이의 사육의사를 타진하자 즉각 반발했다. 개들이 정치적 필요에 의해 공급·번식된 것도 모자라서 쓸모가 다하니 책임감 없이 지방자치단체 등에 맡기냐는 지적들이 쏟아졌다.동물권행동 카라는 “전·현직 대통령 모두 유기동물을 입양해 가족으로 살고 있는 반려인들이다. 곰이와 송강이를 정쟁이 아닌 생명으로 존중하는 해결방안을 찾으라”고 촉구했고,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필요하면 끌어안고 이용가치가 없으면 내뱉는 정치 논리를 살아 있는 생명을 대입해 쟁점으로 삼는 정치권은 진짜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풍산개들의 동물원·지자체행은 불행을 답습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지자체에 보내진 개들은 단독생활을 하며 전시되는 삶을 살고 있다. 개들은 밥 먹을 때와 산책 시간을 제외하고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야외견사 등 가정생활보다 열악한 환경서 살아가는 모습도 확인됐다. 국가기록물이라면서 국가의 보호와 책임은 실종된 것이다.◇법률 개정 통한 ‘실질적 보호 책임’ 이행해야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3월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정상 간의 선물이라도 (개는)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한다”고 말했다. 이후 5일 뒤인 28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풍산개들을 문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직접 키우기로 합의했다.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에서 보호 중인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다만 현행법상 문 전 대통령이 풍산개들을 위탁관리하는 법적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기록관장 재량권으로 문 전 대통령 측과 위탁계약을 맺고, 향후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올해 3월 신설된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제6조의 3은 ‘동물 또는 식물 등이어서 다른 기관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다른 기관의 장에게 이관하여 관리하게 할 수 있다’고 명기했다. 다만, 이는 대통령기록관에 이관 전인 동·식물에만 해당해 곰이와 송강이에게 적용할 수 없었다.이 같은 문제를 행정안전부도 인식해 지난 6월 18일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행안부에 소속된 대통령기록관이 대통령 선물 중 동·식물을 기관 또는 개인에게 위탁하고 관리에 필요한 물품·비용을 지원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번 개정안은 시행 전 이관받은 대통령선물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국가에 반환된 곰이와 송강이도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곰이와 송강이의 일반 가정 입양길’이 열리는 셈이다.대통령기록관 측 관계자는 “곰이와 송강이가 국가에 돌아온 상황에서 대통령 선물을 어떻게 관리할지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저희 기관뿐 아니라 행안부 등 여러 기관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어 결정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다만 해당 관계자는 행정부가 입법 예고한 개정안이 풍산개 거취 논의과정에서 고려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소장은 “입법 예고된 개정안이 곰이와 송강이뿐 아니라 그 자견에게도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려동물인 개가 동물원 등에 전시되며 사는 건 모순”이라고 짚은 뒤 “풍산개 논쟁이 열악한 동물원서 전시되는 개들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돼 가정 입양을 보내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곰이와 송강이의 자견인 별이를 수용한 우치동물원은 지난 2007년 사육장이 부족해지자 풍산개와 시베리안 허스키 6마리를 5만원 이하 가격에 분양했다.이 소장은 생명을 외교에 이용하는 관례가 근절되는 것이 핵심임을 강조하며 “무작정 국가기록물인 개의 번식을 방치하기보다 중성화 수술 등을 통해 개체수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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