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는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들도 속속 등장했다. 벤처캐피털(VC) 더벤처스가 대표적이다. 더벤처스는 지난해부터 북미 투자 포트폴리오를 늘림과 동시에 현지 출자자(LP)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등 힘을 쏟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 미국에 역외펀드를 조성하고 이른바 ‘한국색’을 띈 기업을 포트폴리오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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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투자는 주로 B2C 컨슈머 영역에서 이뤄졌다. 최근 투자한 포트폴리오로 △건강음료 △뷰티 △메가 지적재산권(IP)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유통 브랜드 등이 꼽힌다.
이외에도 더벤처스 측은 창업자뿐 아니라 대표 등 회사 임원진들이 B2C 컨슈머 스타트업에 폭넓은 이해도를 지녔다는 점에서 해당 영역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김철우 대표는 김대현 더벤처스 파트너와 함께 2014년 중고거래 대행 서비스 셀잇을 창업한 바 있다. 셀잇은 2017년 모바일 중고마켓 번개장터를 운영하는 퀵켓과 합병됐다.
북미 투자 재원은 국내에서 결성한 펀드로 마련했다. 올해부터는 북미 시장을 본격 겨냥하기 위해 미국에서 역외펀드를 결성해 재원으로 삼는다. 역외펀드 조성 작업의 진두지휘는 호창성·문지원 공동 창업자가 맡는다. 두 공동 창업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해외 투자를 받고, 엑시트까지 경험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해 미국으로 건너가 스타트업 창업가 시절부터 쌓아온 네트워크를 자금 조달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7년 미국에서 K콘텐츠 스트리밍 플랫폼 비키를 창업했다. 비키는 2013년 일본 라쿠텐그룹에 인수됐다.
북미 투자는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창업자’를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북미 진출을 꿈꾸는 한국인 창업자, 혹은 한국계 미국인 창업자가 꾸린 팀에 투자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한국인들이 투자하는 만큼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잘하는 분야를 비즈니스 모델(BM)로 삼은 곳에 투자해야 현지 LP들에게 보다 용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 대표는 “K컬쳐가 뜨고 있지만 미국 운용사(GP)가 직접 딜(deal)을 소싱하고 투자 의사를 결정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며 “글로벌 LP들 입장에서도 해당 분야는 이해도가 높은 한국 GP가 딜을 주도할 때 더욱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