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나은행은 자사 광고 모델인 가수 임영웅을 내세워 ‘연금수급계좌’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처음 국민연금을 받는 1962년생 등 4대 연금(국민연금·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 수급 연령층을 겨냥한 광고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지난해 말부터 하나은행을 포함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연금수급계좌 유치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은행들이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노년의 월급통장’인 연금수급계좌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
19일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2024년 국민연금 수급금액(10월까지 누적)은 36조 913억 8600만원으로 연간 추정액은 43조 3096억원이다. 국민연금 전체 수급자는 697만 3939명(일시금 수급자 제외)으로 1인당 약 60만원을 받고 있다. 여기에 공무원연금(20조원), 사학연금(4조 4000억원), 군인연금(3조 5000억원) 등을 합하면 4대 연금 전체 수급액은 연간 71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현재 71조원 수준의 시장 규모만 보고 연금수급계좌 확보에 나선 것은 아니다. 저출생에 따른 인구 감소세 속에서 급격한 노령화로 연금수급계좌가 수신 분야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출생 여파로 급여소득자가 지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연금수급자는 급격한 증가가 예상된다”며 “시중은행은 연금수급계좌의 중요성이 급여계좌만큼 커지고 있어, 다양한 우대 혜택을 내세우며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5대 시중은행, 연금수급계좌에 무제한 수수료 면제 등 혜택
하나은행은 연금수급계좌인 ‘연금 하나 통장’을 개설하면 현금 출금·이체 등 무제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준다. 또 기본금리 연 0.1%에 연금 입금자 대상 100만원까지 연 1.9% 추가 우대금리도 제공한다. 여기에 4대 연금에 대해 최대 5만원 현금 캐시백과 사이버금융범죄 보상 보험 무료 가입, 연금하나 월 복리 적금 금리 우대쿠폰(연 0.5%), 정기예금 금리 우대 혜택도 준다.
국민은행도 ‘KB국민연금안심통장’에 가입하면 당행 현금 출금·온라인 타행 이체 수수료 면제와 국민연금 급여를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압류가 금지된다. 농협은행은 연금 입금실적이 있으면 1.5%(일별 잔액 100만원 이하 적용)와 30만원 이상 NH체움카드 실적 시 0.5% 등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또 현금인출이나 타행 이체 수수료(횟수 제한), 예금관련 부대 수수료 면제 혜택 등을 준다. 계좌 신규 유치 직원에겐 오는 6월까지 시상금과 표창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선 급여 이체를 가장 중요하지만 연금은 사실상 은퇴 후 ‘미래 급여’라 노년층이 주거래 은행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며 “연금수급계좌로 연금을 받으면 주거래 은행이 되면서, 카드나 대출 등 추가적인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