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최연두 최오현 성주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정치인 체포조’ 지원 지시 의혹을 “뒷다리 잡는 이야기”라며 약 18분간 정면으로 반박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변호인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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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의 통화 경위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국정원장이 해외에 있는 줄 알고 전화했지만, 홍 전 차장이 20여분 뒤에 걸려온 전화를 받아보니 술을 마신 상태였다”며 “나도 반주를 즐기는 편이라 알 수 있었고, 본인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첩사령관과는 육사 선후배니까 방첩사 지원을 잘 해주고, 국가안보조사국을 만들어놨으니 간첩 정보가 있고 특활비나 자금이 많으니 잘 챙기라고 했다”고 통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홍 전 차장 해임과 관련해서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야권 관련 정치적 중립 문제로 원장의 신임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조 원장이 12월 4일 밤 전화로 해임을 건의했다”며 “‘국정원 1차장이 원장 신뢰를 잃은 상황이면 이만큼 중요한 정보가 어디 있느냐, 왜 미리 보고 안 했느냐’고 질책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특히 12월 6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앞에서 해임을 재가한 것을 강조하며 “약점 잡힐 일이 있으면 재가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과의 친분설에 대해서는 “저녁하면서 반주를 딱 한 번 했다”며 “밖에서 대통령, 대통령 부인과 가깝다고 말하고 다녔다는데 공직 위계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변론에서 조태용 원장에게 직접 질문을 시도했으나 제지당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의 지위가 국정 최고책임자이기에 증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대리인을 통해 질문하라”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수긍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증언한 ‘비상한 조치’ 언급에 대해 “북한 도발 시 정확한 응징과 확전 방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엄 당일 오후 8시 조태용 원장과의 통화도 “미국 출장으로 주례보고가 불가능하다고 해 전화했는데, 실제로는 국내에 있어 놀랐다”고 해명했다.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재판관들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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