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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관세로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비용이 연간 최대 750억달러(110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스 오닌도 노무라증권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미국·일본·유럽·한국 등 미국 내 공장을 보유한 글로벌 10개 완성차를 대상으로 각 기업의 추가 비용을 예측한 결과, 기업이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은 연간 약 510억달러(약 75조원)에 달한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조사 대상은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5개 사와 미국, 유럽, 한국 등 5개사로, 미국이 전 세계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25%,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을 가정해 피해액을 추산했다.
노무라는 개별 기업 중에서 GM의 추가 비용이 연간 약 133억달러(19조5000억원)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볼 것으로 봤다. GM은 미국 판매차 중 30%를 멕시코에서 수입하는데, 관세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모두 떠안을 경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완성차기업 마쓰다도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타는 영업이익이 30% 급감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도 관세 부과로 큰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은 EU의 최대 자동차 수출시장으로 전체 수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는 미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지만 관세 폭탄을 피해 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독일 완성차 기업 BMW의 올리버 칩제 회장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올해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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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가 미국 자동차 산업에도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부흥시킬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미국 완성차 기업은 멕시코, 캐나다산 부품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내 생산 확대가 기대한 만큼 빠르게 진행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장 설립에 수년이 걸리는 데다, 투자 비용도 수십달러가 소요 되기 때문에 미국 내 생산으로 단 시간내 전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자동차 산업망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어 캐나다와 멕시코가 자동차 생산을 줄이면 미국 내 생산 감소로 이어져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 생산비용 증가분이 소비자 가격에 최종 전가되면서 미국 내 수요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관세 면제를 하지 않을 경우 미국산 차량 가격은 약 3000달러(440만원), 캐나다나 멕시코산 차량 가격은 6000달러(879만원)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나단 스모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자동차 매출은 감소하고 신차와 중고차 가격은 관세로 인해 상승하면 일부 모델은 단종될 것”이라면서 “업체들의 이익률 하락, 생산량 감소, 공급 부족, 가격 상승이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투자은행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부품을 관세에 포함시키는 것은 자동차 산업에 큰 충격을 줘 공급망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생산량 감소 및 정리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