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한도를 6억원까지 줄이는 6·27 대책보다는 문의가 많지는 않았다. 이달 7일 이전 체결한 임대차(전세)계약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해 드렸다.”(B은행 마곡역 지점)
금융당국이 6·27 대책 이후 72일 만에 가계부채 추가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일선 현장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1주택 보유자는 신규 전세대출을 받을 때 최대한도가 1억원 감소해 자금조달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다. 주말에 발표된 대책 탓에 은행이 새 대출한도 등을 전산 시스템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비대면 대출을 중단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예대금리차(예금금리-대출금리)로 비판받는 은행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비대면 채널을 막을 수밖에 없어 더욱 난감해졌다. 당국이 규제 우회를 막기 위해 급작스럽게 대책을 발표하면 대출 실행·공급주체인 은행에서는 부랴부랴 전산을 뜯어고치고 이 과정에서 차주의 혼란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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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오전 은행 뱅킹 앱에는 상품 안내문에 9·7대책 내용이 반영되지 않아 고객 혼란이 불가피했다. 이데일리가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앱을 조사한 결과 이날 오전 각 은행은 대책 발표 전 전세대출 한도를 그대로 안내하고 있었다. A은행은 SGI서울보증 전세대출과 관련 “부부합산 1주택의 경우 최대 3억원”이라고 바뀌기 전 대출한도를 공지하고 있었다.
LTV와 대출한도 조정이 필요한 일부 은행에서는 비대면을 통한 신규 대출신청을 일시 중단했다. 주요 10개 은행 중 신한·하나·SC제일·경남은행은 규제지역 신규 주택담보대출 비대면 신청을 중단한 상태다. 신한은행은 전산 시스템 반영을 위해 이달 8일 이후 계약한 전세 신규대출에 대해 비대면 신청을 한시 중단했고 카카오뱅크 또한 마찬가지로 이유로 수도권·규제지역 1주택자 비대면 전·월세대출 신청을 중단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비대면 신청을 재개할 수 있도록 전산 개발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시행세칙 반영 등의 문제로 주택금융공사(HF) 보증 전세대출 비대면 신청을 이달 들어 중단했고 SGI서울보증 전세대출은 무주택자만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다.
‘기습 대출규제→은행 준비미비→소비자 혼란’의 악순환이다. 6·27대책 당시에도 1주택자 전세퇴거자금대출 등 경과규정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금융소비자 피해 예방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당국에서 잇따른 기습대책으로 소비자 혼란을 가져오고 있는 셈이다. 은행으로서도 예대금리차 관리 등에 어려움이 커졌다. 통상 비대면을 통한 신규대출은 은행이 고정비 등을 아낄 수 있어 영업점 신규대출보다 금리가 더 낮다. 하지만 전산 시스템 개발 등으로 비대면 대출을 일시 중단하면 신규 가계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은행이 예대마진을 높이려고 일부러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는 것 같은 ‘착시현상’이 생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제는 주말 대출규제, 기습 발표가 일상화하는 것 같다. 규제 회피를 막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최소한의 준비기간은 필요하다”며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금융사가 최소한의 고객안내문을 준비할 시간 정도는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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