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김동연 지사는 주30시간제를 운영 중인 성남시 판교창업존 입주기업인 ‘브레인벤쳐스’ 방문해 노동시간 단축이 기업과 직원 미치는 영향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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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은 현행 주52시간의 절반 수준이지만 직원 연봉은 업계 평균보다 높다. 근무시간 단축에 연봉이 보장되니, 업무 능률은 자연스레 올랐다. 실제 브레인벤쳐스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김원회 브레인벤쳐스 대표는 “기업초기부터 현재의 정책(주30시간, 재택근무, 유연출근제 등)을 시행했는데,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 늦게까지 남아 있는 게 (회사에 대한)신뢰의 지표가 아니다. 오전 10시~오후 2시의 ‘코어타임’에 같이 모여서 일하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직원들도 “(현재의 제도로)출퇴근 피로도가 줄어들면서 인재유치에도 상당히 좋다”, “직원대상 조사결과, 제도의 만족도가 높았고, 결과적으로 우리회사는 퇴직률이 낮다”고 입을 모았다. 또 “근무시간은 줄어도 생산성은 올라가더라. 우리 회사 매출이 보여준다”, “다른 회사에 있을 땐 상상할 수 없던 제도인데,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 결혼도 하게 됐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등 말도 나왔다.
실용주의 표방한 이재명 ‘우클릭’, 말과 행동으로 견제
김동연 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반도체특별법상 주52시간제 예외 적용 논의를 비판한 바 있다.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당이 주최한 반도체특별법 정책토론회에서 “고소득 연구개발자에 한해 그리고 본인이 동의하는 조건에서 특정 시기에 집중하는 정도의 유연성을 부여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냐고 하는 의견에 저도 많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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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는 이 부분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계의 메시지를 냈다. 지난 5일 MBN 유튜브 ‘나는 정치인이다’에 출연한 김 지사는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의 핵심 가치가 실용주의라고 한다. 여기에 동의하냐’는 사회의 질문에 “조금 전 각도를 달리 본다”고 답했다.
김 지사는 “진보의 가치나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해서 푸는 거는 저는 충분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가치가 실용주의냐 실용주의자냐 하는 거는 좀 다른 얘기라고 생각한다. 가치와 철학이 그거를 실천하는 방법이 바뀔 수는 없다”고 역설했다.
이번 브레인벤쳐스 방문도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주52시간제 예외에 공감대를 나타낸 이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근무시간을 늘리지 않아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실제 기업 사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김동연표 반도체 특별법과 주4.5일제
김 지사는 지난해 22대 국회 출범과 동시에 정치권에 반도체 특별법을 비롯한 ‘경제3법’ 입법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를 직접 만나 제안하기도 했다. 그가 요구한 반도체 특별법은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지원, 기업 집중입주, 인력확보, 신재생에너지 확충 등을 위한 반도체 특구 지정 △수도권 규제 완화 △팹리스 및 중견·중소기업 지원 △반도체 생태계 기금 조성 등이 골자다.
현재 정치권이 논의 중인 근로시간 연장을 통한 즉각적인 생산성 향상이 아닌, 반도체 인재 양성과 인프라 구축을 통한 근로시간 단축과 이에 따른 효율성 및 기술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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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올해부터 도내 5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주4.5일제 시범사업을 도입한다. 임금 축소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노동자 1인당 생활임금 수준의 장려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날 브레인벤쳐스에서 근로시간 단축 효과를 체감한 김동연 지사는 “과거 노동집약적으로 근로시간을 길게 해 생산성을 높이던 시대가 있었다“며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시대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기도는 주4.5일제와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일과 삶의 양립(워라밸)이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기업의 생산성뿐 아니라 저출산 문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