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은행의 기업대출이 1년간 7.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위험이 적은 대기업 대출이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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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25조 72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770조 1450억원)보다 55조 5778억원(7.2%)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은 138조 9484억원에서 163조 996억원으로 24조 1512억원(17.4%)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631조 1966억원에서 662조 6232억원으로 31조 4266억원(5%)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한 달 동안 대기업 대출은 한 달 동안 4조 7061억원 급증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3942억원 느는데 그쳤다. 1년 전에 비하면 가계대출은 38조 3445억원, 기업대출은 55조 5778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자, 은행들이 기업대출에서 활로를 찾았지만 부실 위험이 적은 대기업 대출에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고환율로 대출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은 중소기업이나 개인 사업자 대출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자금조달이 더 쉽지 않은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낮은 대기업 대출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당장 중소기업 대출은 금리까지 높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지난해 10~12월 중소기업에 내준 신용대출 금리는 연 5.12~6.43%를 기록했다. 6개월 전 금리에 비해 금리 상단은 0.07%포인트, 하단은 0.15%포인트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대기업 연체율은 0.03%, 중소기업은 0.75%였다.
은행권에선 올해 금리 인하로 직접금융 시장(회사채)이 활성화되면 기업대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최근의 기업대출 증가세엔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뿐 아니라 고금리 장기화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로 자금을 조달한 영향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