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작년 지오영(1조1869억원 )과 에코비트(2조700억원) 이후로 잠잠했던 조(兆) 단위 ‘빅딜’이 올해 연이어 나올 분위기다. 작년보다 낮아진 금리와 두둑한 실탄 등 우호적인 환경에 힘입어 조 단위 몸값을 자랑하는 매물들의 인수합병(M&A)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서 DIG에어가스(옛 대성산업가스), CJ 바이오사업부, HPSP 등 조 단위 몸값을 보유한 기업들의 M&A가 물 밑에서 분주히 진행되고 있다.
DIG에어가스는 예상 매각가가 5조원으로 추산되는 올해 M&A 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다. 지난달 말 맥쿼리자산운용 사모펀드(PEF) 사업부가 매각주관사로 JP모간과 골드만삭스를 선정하는 등 매각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르면 2분기 내에 예비입찰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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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부터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던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 역시 지난달 말 본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매각을 위한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매각 규모가 5조~6조원에 육박한만큼 거론되는 인수 후보도 MBK파트너스, 칼라일, 블랙스톤 등 대형사 위주다.
이밖에 HPSP(2조원), 테일러메이드(5조원), 프리드라이프(1조원), 롯데손해보험(2조원) 등도 조 단위 몸값을 가지고 있으면서 매각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거나 매각 가능성이 있는 곳들이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대형 PEF들이 펀드레이징에 나섰고, 큰 규모의 M&A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실탄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MBK는 10조원을 목표로 6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 중인데 현재 70% 가량을 모았고 한앤컴퍼니는 4조7000억원, IMM PE 2조원 등 10조원이 넘는 투자 자금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분위기가 작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탄핵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아직은 큰만큼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전망”이라면서 “뷰티나 헬스케어 등 전망이 좋은 특정 분야로의 쏠림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