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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 추이를 보면 지난해 11월 2968가구, 12월 800가구, 지난 1월 428가구, 2월 0가구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분양 성수기인 3월에도 서울에 예정된 일반분양 물량은 없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봐도 감소세는 뚜렷하다. 지난 2월 기준 전국 신규 분양 민간아파트 물량은 총 2986가구로 전월(2742가구)보다는 244가구 늘었지만, 전년 동월(1만 9272가구)과 비교해서는 84%나 급감했다.
지난해 11월엔 1만 3217가구, 12월 1만 3213가구를 신규 분양하며 전년 대비 20%가량 낮은 수준을 보였지만, 지난 1월엔 2742가구만 분양하며 전년 동월(7239건) 대비 62% 떨어진 것이다.
분양 시장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전국 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 분양 전망 지수는 72.9로 지난달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분양 시장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가 계속 악화되고 탄핵 정국 불안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분양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이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 분양에 소극적으로 나서 신규 분양 물량이 줄고 수요도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향후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데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이 지체된 영향도 있다”며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악화된 분위기를 고려해 분양 타이밍을 신중하게 조절하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침체된 분위기는 이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7일~21일) 전국적으로 예정된 일반분양이 한 건도 없는 상태다. 통상 3월은 새 학기와 봄 이사철이 겹치는 ‘분양 성수기’로 손꼽히지만, 올해는 찬바람만 부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핵심지나 수도권 인기 지역에 분양하는 단지는 흥행이 보장되겠지만, 다른 곳은 침체된 경기와 정국 불안정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쉽지 않을 듯 하다”며 “탄핵 정국이 끝나고 정치 상황이 안정되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물량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문위원 역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점에 비춰 분양 시장도 금방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큰 문제인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하반기부터는 공급도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