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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우선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곧 전 세계 사용자가 이용하는 지도앱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기에서 지도 앱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구글 지도와 경쟁하기 위해 웹 버전 지도를 출시했다.
구글도 전날 자사 블로그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자사의 지도 앱에서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한다면서 이는 정부의 공식 지명을 따라온 오랜 관례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다만 구글은 미국에서는 아메리카만으로, 멕시코에선 멕시코만으로 안내하고 있다. 두 지역이 아닌 곳의 사용자들에겐 멕시코만과 아메리카만을 모두 병기한 화면이 뜬다.
구글은 최근 캘린더 서비스도 개편해 트럼프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에서는 매년 2월을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기리는 ‘흑인 역사의 달’로 기념하고 있으며 구글 캘린더 서비스에서도 이를 표시해왔는데, 최근 사용자가 직접 기념일로 추가하도록 서비스를 변경했다. 성적소수자(LGBTQ)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6월 ‘세계 성소수자 인권의 달’ 역시 캘린더 정보에서 제외했다. 구글은 전 세계의 다양한 기념일을 반영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용자가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성전환자와 성소수자 등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으며 취임 첫날에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 종료와 성전환자의 군 복무와 입대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빅테크 수장들은 서비스 코드 맞추기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과 불편한 관계로 곤욕을 치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 등 빅테크 거물들이 총출동하는 한편 빅테크 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 마러라고를 방문하는 등 친 트럼프 행보를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