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의 트럼프 ‘코드 맞추기’…뭐가 달라졌나 보니

지도 앱서 멕시코만→아메리카만 바꿔
구글, 해외선 병기…애플은 전 세계 적용
구글, '성소수자 인권의 달' 달력서 삭제
"빅테크 규제 등 급변에 트럼프 압력 굴복"
  • 등록 2025-02-12 오후 3:14:27

    수정 2025-02-12 오후 4:16:25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 맞추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에 이어 애플이 자사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 멕시코만(Gulf of Mexico)을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변경했다. 구글은 지도 변경에 더해 흑인과 성소수자 기념일을 캘린더에서 제외하고,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도록 서비스 방식을 바꿨다. 이들 빅테크들은 정치권 눈치 보기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의 눈밖에 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진=EPA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당일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라면서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한 사실을 공개했다.

애플은 우선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곧 전 세계 사용자가 이용하는 지도앱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기에서 지도 앱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구글 지도와 경쟁하기 위해 웹 버전 지도를 출시했다.

구글도 전날 자사 블로그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자사의 지도 앱에서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한다면서 이는 정부의 공식 지명을 따라온 오랜 관례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다만 구글은 미국에서는 아메리카만으로, 멕시코에선 멕시코만으로 안내하고 있다. 두 지역이 아닌 곳의 사용자들에겐 멕시코만과 아메리카만을 모두 병기한 화면이 뜬다.

구글과 애플이 명칭 변경에 나서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과 동시에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알래스카주의 북미 최고봉인 데날리산을 매킨리산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들 기업들의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와 코드 맞추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구글이 한발 앞서 지도 앱의 명칭을 바꾸자 공화당 의원들은 구글을 칭찬하며 애플을 비판했다. 아메리카만 명칭을 받아들이지 않아 불이익을 받은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날 백악관은 아메리카만으로 바꾼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국 AP통의 행사 출입을 막았다.

구글은 최근 캘린더 서비스도 개편해 트럼프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에서는 매년 2월을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기리는 ‘흑인 역사의 달’로 기념하고 있으며 구글 캘린더 서비스에서도 이를 표시해왔는데, 최근 사용자가 직접 기념일로 추가하도록 서비스를 변경했다. 성적소수자(LGBTQ)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6월 ‘세계 성소수자 인권의 달’ 역시 캘린더 정보에서 제외했다. 구글은 전 세계의 다양한 기념일을 반영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용자가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성전환자와 성소수자 등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으며 취임 첫날에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 종료와 성전환자의 군 복무와 입대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구글은 과거 이민 정책, 기후변화 대책, 망 중립성 등을 둘러싸고 정권에 강하게 반발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최근에는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비롯해 주변 상황이 급변하면서 보수주의자들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짚었다.

빅테크 수장들은 서비스 코드 맞추기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과 불편한 관계로 곤욕을 치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 등 빅테크 거물들이 총출동하는 한편 빅테크 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 마러라고를 방문하는 등 친 트럼프 행보를 보여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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