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금융소비자들이 투자 유인이 줄자 주식 등으로 투자처를 옮기기 전 대기자금을 파킹통장을 통해 굴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기업자금도 파킹통장에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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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2월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수시입출식예금(평잔)은 전월대비 18조 6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따른 투자대기성자금이 늘어 증가했고,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기업자금도 큰 폭 유입됐기 때문이다.
반면 정기예적금은 전월대비 4조 6000억원 줄며 감소 전환했다. 지방정부의 재정집행을 위한 자금 인출을 비롯해 연말 정기예금 대규모 만기도래에 대비한 은행들의 선조달에 따른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파킹통장의 금리가 매력적인 상황이라기 보다는 예적금 등 수신금리 자체가 워낙 낮은 상황이라 투자대기성자금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가 연초에도 이어지면서 투자대기성자금은 당분간 수시입출식예금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파킹통장도 금리가 메리트있는 수준은 아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1일 파킹통장 상품인 ‘플러스박스’ 최고금리를 연 2.8%에서 연 2.7%로 낮췄다. 이조차도 5000만원 초과 잔액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5000만원 이하에 대해선 연 2.2%의 금리가 적용된다. 카카오뱅크의 파킹통장 ‘세이프박스’의 최고금리는 연 2.0%다. 지난 2024년 2월 20일에 연 2.1%에서 연 2.0%로 금리가 낮아진 뒤, 1년 동안 변동 없이 그대로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이 앞으로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경우 수신금리 연쇄 하락이 불가피 한만큼, 예적금이나 파킹통장 금리가 경쟁력을 갖추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중 통화량 40.5조 늘어…19개월 연속 증가세
2년미만금전신탁은 신탁사들의 연말 유치 실적 재고 노력에 의해 단기금융신탁(MMT) 중심으로 전월보다 8조 7000억원 늘었다. 수익증권과 기타통화성금융상품은 전월비 각각 5조 8000억원, 5조 7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2년미만금융채는 전월비 1조 8000억원 감소했다.
광의통화(M2)평잔(계절조정계열 기준)은 4183조 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40조 5000억원(1.0%) 늘었다. 2023년 6월(0.3%)부터 반등하면서 19개월 연속 상승세다.
M2는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현금,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을 포함하는 협의통화(M1)에 2년 미만 정기예·적금,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시장형 상품,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등을 더한 것이다.
경제 주체별로 M2의 변동을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 및 요구불예금 중심으로 10조 2000억원 늘었다. 기업과 기타금융기관은 각각 31조 5000억원, 3조 9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부문은 MMF 중심으로 5조 4000억원 늘었다.
M1 평잔(계절조정계열 기준)은 1274조 3000억원으로,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2.0% 증가했다. 금융기관유동성(Lf)평잔은 5696조 4000억원으로 0.9% 늘었고, 광의유동성(L) 월말 잔액은 7106조로 전월에 비해 0.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