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금리인상 기대에 엔화 가치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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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급등으로 이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57.90원까지 오르면서 1000원에 가까워졌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 지난해 12월 9일(959.65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인해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엔화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엔화는 스위스프랑과 더불어 준기축통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달러화 다음으로 안전자산 중 하나로 여겨진다.
또한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강해진 것도 엔화 매입 수요를 늘리고 있다.
전날 나오키 타무라 BOJ 위원은 “2026년 3월까지 기준금리가 1%로 올라갈 수 있다”고 발언했다. 현재 일본의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는 연 0.5%로, 향후 1년 안에 0.25%포인트 씩 두 번 인상이 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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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와 중국의 관세 협상이 지연되면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엔화 강세에 달러 강세 압력도 다소 누그러지면서 환율도 상단이 제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엔화가 강세를 나타낸다면 ‘강달러’ 방패막이 역할을 할 수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엔화와 원화의 동조화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현 레벨에서 달러 추가 매수보다 엔화로의 익스포저 확대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엔화 강세가 지속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BOJ의 금리 인상 전망이 높아졌다고 해도 금리 인상 속도는 6개월에 한 번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급격히 축소되는 시나리오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엔화는 원화 시장보다는 규모가 커, 위안화보다는 동조성이 강하지 않다”며 “엔화가 크게 움직이면 원화도 따라가겠지만, 엔화 강세 폭이 크지 않다면 환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