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사주 성과급 전격 도입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의 오일선 소장은 17일 이데일리에 “성과급 중 일부를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받을 때 장단점이 존재한다”며 “자사주 성과급 제도 도입의 주요 이유가 무엇인지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소장은 “회사가 현금 유출을 줄이기 위한 것에 더 방점을 찍었다면 주식 성과급 지급은 재무구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주식가치 상승으로 직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얻게 해줄 목적이 강하다면 회사에 대한 소속감 등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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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외에 최근 SK하이닉스(000660)는 성과조건부주식(RS) 지급 방침을 밝혀 관심을 모았다. 한화그룹 역시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 성과급으로 주식을 지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격 도입 이후 이는 다른 기업들에 더 퍼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주식보상제도가 재계에 점차 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에 대한 임직원의 소속감 강화가 첫 손에 꼽힌다. 임직원이 자사주를 보유하게 되면 실적 성장과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주식가치 상승으로 임직원들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경우 회사의 성과가 직접적인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메시지가 더 확고해질 수 있다. 업무에 대한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 역시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회사 입장에서는 현금 대신 주식으로 성과급을 줄 경우 재무 유동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회사와 임직원간 소속감 더 강화”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주식을 일정 가격에 살 권리를 부여하는 스톡옵션에 대한 선호가 다소 줄고 있다”며 “그 대신 바로 주식을 받을 수 있는 자사주 성과급은 규제 등의 측면에서 간편해 더 많은 기업들이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자사주 성과급 도입과 함께 각 사업부별 OPI 지급률을 확정 공지했다. 올해 반도체(DS)부문의 OPI는 메모리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모두 14%로 책정했다. 완제품(DX)부문의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44%,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27%로 각각 정해졌다.
실적이 부진했던 생활가전(DA)사업부를 비롯해 네트워크사업부, 의료기기사업부는 각각 9%로 확정했다. 경영지원실과 하만협력팀, 삼성리서치는 각각 37%로 확정했고, 한국총괄은 34%로 책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40%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