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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온라인에 공유된 글 가운데 ‘기동대 괴롭히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은 경찰관을 상대로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는 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해당 글 작성자는 “CIA 신고보다는 좀 더 까다롭긴 하다”면서 “경찰들이 가장 번거로움을 느끼게 하는 법”이라고 적었다. 앞서 윤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서는 미국 중앙정보국인 CIA에 탄핵에 찬성한 유명인들을 신고하는 움직임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해당 글 작성자는 “(민원을 넣으면) 해당 경찰은 많은 서류와 싸우게 된다”면서 “신고에 걸려 태업이 인정되면 월급이 3개월 잘린다”고 썼다.
인간띠가 돼 시위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들의 신상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버젓이 공유되기도 한다. SNS에서는 집회 현장에서 기동대원에게 ‘관등성명을 대보라’거나 ‘중국인이냐’고 묻는 영상과 함께 경찰의 얼굴이 그대로 공유되는 영상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주로 ‘경찰이 상대편은 제지하지 않고 우리 편만 막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경찰에게 항의하기 위한 수단으로 민원을 넣거나 영상을 찍어 압박한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경찰을 찍던 30대 남성 A씨는 “민주노총이나 막지 왜 우리를 막느냐”며 “중국 공안이 아니라면 경찰은 같은 국민으로서 우리를 막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기동대에서 2년째 근무 중이라는 C씨도 “갖가지 모욕이란 모욕은 다 당하고 민원까지 받다 보면 이 일을 왜 하고 싶어 했는지 후회만 된다”며 “정말 경찰이 잘못했다면 그에 맞는 처분을 받아야겠지만 정당한 공무집행 과정까지 민원을 넣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욕을 듣고 맞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