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투자사들이 임팩트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1800조원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임팩트 투자 거물 ‘누빈’이 산업용 폐기물을 가치있는 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베팅했다. 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과 함께 사회·환경적 영향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투자 방식으로, 투자사 입장에서 장기적인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8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빈은 최근 산업용 용매 재활용 서비스 기업 ‘클린플래넷케미컬’에 3000만달러(약 433억원)를 투자했다. 누빈 프라이빗 에쿼티 임팩트 투자팀이 주도한 이번 투자는 누빈의 기후포용펀드 2호를 통해 집행됐다. 해당 펀드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및 기후 변화 해결을 목표로 하는 펀드로, 누빈은 이를 통해 경제 및 환경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클린플래넷은 기업들이 폐기물을 가치 있는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친환경 기술 기업으로, 공장에서 사용된 후 버려지는 용매(솔벤트)를 현장에서 즉시 정제하고 재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바꾸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파트너사로는 글로벌 에너지 및 환경 컨설팅 기업 스탑포드와 세계 최대 플라스틱 재활용 기업인 KW플라스틱 등이 있다. 탄탄한 고객사를 두루 확보한 클린플래넷은 지난해 총 6800톤 이상의 용매 폐기물을 재활용해 3만 6000톤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다.
누빈은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재활용할 수 있는 클린플래넷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 클린플래넷의 기술은 기존 소각 처리 대비 비용 절감 효과가 크고, 탄소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친환경적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클린플래넷의 주요 고객사가 분포해있는 산업으로 포장재와 코팅, 자동차, 화학 등이 꼽히는 만큼, 회사의 재활용 기술을 확대할 산업도 무궁무진하다고 본 것으로 분석된다.
누빈 측은 “클린플래넷은 산업 폐기물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기업”이라며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라 유해 폐기물 저감 및 비용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만큼, 협력을 강화해 친환경 금융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누빈의 이번 투자는 글로벌 투자사들이 임팩트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예컨대 영국 사모펀드운용사 에이팩스파트너스는 지난해 1월 9억달러 규모의 임팩트 펀드를 결성했고, 이후 3월에는 스웨덴 기반의 투자사 EQT는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을 창출하는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33억달러 규모의 퓨처펀드를 결성했다. 또 9월에는 세계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인 브룩필드도 신흥 시장의 기후금융을 촉진한다는 목표 아래 CTF펀드를 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