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지멘스(Siemens)가 의료기기 자회사 지멘스 헬시니어스(Siemens Healthineers) 지분을 축소한다. 그룹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향후 인수투자에 쓸 재원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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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지멘스는 오는 13일 열리는 자본시장 설명회(Capital Markets Day)에서 보유 중인 헬시니어스 지분(약 71%) 처리와 관련한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장 평가 기준 지분 가치는 약 350억유로(약 60조원)로 추산된다.
지멘스는 지난 2018년 헬시니어스를 상장시킨 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며 구조를 단순화해 왔다. 최근 산업 소프트웨어, 자동화,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주력 축으로 키우면서 자회사 지분 일부를 떼어내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 과정에서 투자은행들과 시나리오를 논의했고, 이번 행사에서 기본 방향을 제시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현물 배당 형태로 지분을 떼어내는 직접 분리안이 우세하게 거론된다. 외신에 따르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분을 40%대까지 낮추는 방안도 선호되고 있다. 단계적으로 지분을 파는 방식이나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시나리오도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다.
다만 구조 선택에 따라 비용 부담과 별도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JP모건은 “지멘스가 보유 헬시니어스 지분을 현물배당 형태로 나눌 경우 독일에서 약 70억유로의 세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면 지멘스가 지분을 별도 구조로 분리하면, 사실상 헬시니어스가 한 번 더 상장되는 효과가 날것”이라 지적했다.
지분 정리가 본격화하면 헬시니어스는 사실상 독립 경영 체제를 강화하게 된다. 헬시니어스는 지분율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신용평가사와 미리 협의에 나선 상태다. 지멘스는 또한 보유한 대출 일부와 재무약정에 대한 변경 등도 함께 점검하고 있다. 앞서 회사는 이달 초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다양한 조달·재무 구조를 검토 중이라 밝힌바 있다.
한편 지멘스는 최근 산업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기반 솔루션 기업을 인수하며 기술 역량을 키우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헬시니어스 지분을 축소해 확보한 여력을 앞선 분야 투자에 재배치해 사업 비중을 조정하려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