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사건 당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변호인이었던 고(故) 강신옥 변호사의 회고록 ‘영원히 정의의 편에’(홍윤오 지음, 새빛 펴냄)가 이달 출간됐다.
강신옥은 1936년 경북 영주시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재학 중 고등고시 행정과(10회)·사법과(11회)에 합격해 1962년부터 서울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유학 후 1967년 변호사로 개업한 후 인혁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 3·1 민주구국선언 사건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의 변론을 맡으면서 대한민국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렸다. 그는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한 김재규를 처음부터 끝까지 변호하며 그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유명하다.
강신옥은 또 “민간인 김재규가 일반 법원이 아닌 계엄 군법회의에서 재판받은 점, 정당한 방어권 기회를 박탈당한 점, 신군부에 의한 쪽지 재판 등 그동안 재심 사유가 많이 보강이 됐다”면서 “하루빨리 재심을 통해 ‘내란 목적 살인’ 죄목 중 ‘내란 목적’만큼은 빼는 것이 역사적·사법적 책무이자 김재규의 명예를 최소한이나마 회복시켜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강신옥은 유신체제에 대해선 “권위주의 정권 시기라 해도 정의와 양심을 위해 기꺼이 직이라도 걸 수 있는 판사와 검사 5명만 있었다면 수백, 수천 명의 억울한 시민들과 무고한 학생들 피해와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고 아쉬워하며 정의와 불의를 가리는 일은 이념과 사상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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