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은 시대와 뒤떨어진 전술을 구사한 데다 러시아군의 지원은 없는 듯 보였고, 결과적으로 드론 등이 동원된 현대전에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러시아 접경지역인 수미와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주 등지에서 북한군과 싸웠던 공수여단의 낙하산 부대원들, 기계화 여단 장병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은 북한군에 러시아의 지원이 거의 혹은 전혀 없는 듯 보였다고 밝혔다. 또 12월 중순부터 한달간 매일 북한군의 공격을 견뎠지만, 그 이후로는 2주 이상 공격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쿠르스크 전선에서 사라졌던 북한군이 복귀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설에서 쿠르스크 작전지역에서 새로운 공격이 발생했다며 러시아군이 북한군 병력을 재배치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제95공중강습여단의 안톤 소령은 더타임스에 북한군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에 안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이 대포와 공격 드론, 전차를 갖췄다면 강력한 전투력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병사가 그를 제압하고 스마트폰 번역 앱을 이용해 상황을 설명한 후, 국가안보국(SBU) 요원들이 그를 키이우로 이송했다. 또 다른 포로 생포 시도는 그가 방탄복 안에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을 시도하며 실패했다.
우크라이나 제47기계화여단 대원들은 북한의 무자비한 공격은 러시아의 영토 탈환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북한군은 하루에 9번 공격을 하기도 했다. 공격은 특히 쿠르스크 서쪽에서 두드러졌고, 공격적이고 매우 빠르게 진군하는 특징이 있었다고 전했다.
젊고 고도의 훈련과 이념화된 동기까지 장착한 북한군에 비해,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군와 우크라이나군은 3년간 이어진 전쟁으로 큰 피해를 본 데다 사기도 많이 떨어진 상태다.
우크라이나 제80공중강습여단의 미콜라 스트리구노우 중대장은 “러시아군도 우리처럼 지쳐있다”며 “보통 러시아 돌격부대를 드론으로 타격하면 엄폐하고 후퇴하지만, 북한군은 계속 전진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평가도 나왔다. 같은 여단 소속 빌라예프 대위는 정찰 중 텐트로 보이는 물체들 사이로 북한군 병사들이 무리 지어 걸으며 이야기하는 보고 놀랐다고 했다. 분별력 있는 군인이라면 적을 마주한 상황에서 지면 위로 신체를 노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여단 낙하산 부대원들은 북한군이 미쳤거나 멍청한 게 아니라, 드론이 병력을 발견하고 그들을 한데 모아 한 번의 공격으로 제거하는 방식을 고려하지 못한 채 구식 전술을 사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군은 고전적인 보병 공격 대형으로 소대 단위로 이동했다. 빌랴예프 대위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그들은 이 전쟁이 들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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