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처럼 한국도 반도체 무기화…미·중 맞서 '메모리실드'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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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제9대 반도체공학회장 인터뷰
'메모리 쉴드' 구축…AI 메모리 韓위상 커져
美 메모리공장 건설 부정적…경쟁력 지켜야
  • 등록 2026-01-22 오전 6:08:18

    수정 2026-01-22 오전 6:10:32

[이데일리 김소연 송재민 기자]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대만과 연대해 미·중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가 공급자 우위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만큼 이런 상황을 활용해 강한 면모를 보여야 한다.”

최기영 제9대 반도체공학회장(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9일 서울 강남구 반도체공학회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최기영 제9대 반도체공학회장(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반도체공학회 집무실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대한 한국 반도체 대응 방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 회장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수세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우리가 쥐고 있는 기술과 시장 지위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은 미국에 계속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메모리 경쟁력을 최대한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만과 긴밀히 협력한다면 미국이 꼼짝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70%를 장악한 TSMC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대만의 첨단 반도체 생산 시설이 안보의 방패 역할을 한다는 ‘실리콘 쉴드(Silicon Shield)’를 빗대어 한국도 메모리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메모리 쉴드’를 구축할 수 있다고 봤다. 최 회장은 “학계에서는 대만의 실리콘 쉴드처럼 한국에는 메모리 쉴드가 있다는 말도 있다”며 “한국 메모리가 외교·안보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도 미국 내 반도체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여서 결국 실효성을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국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메모리 공장을 짓게 되면 메모리 쉴드가 없어지는 셈”이라며 “그 결과 미국 중심주의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AI 확산으로 메모리 품귀현상까지 나타나는 점도 한국 반도체에 유리한 요소로 꼽았다. 최 회장은 “AI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기 때문에 이를 지켜야 한다”며 “미국이 해달라는 대로 공장을 모두 지어주는 것은 제 살을 깎아 먹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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