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바이오·소재 산업 키워, 농식품 수출 1000억달러 시대 열자”[만났습니다②]

장태평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라면·김 등 가공식품에 기능성 식품 키워야"
"산업 클러스터 등 인프라 구축 및 세제 인센티브"
  • 등록 2025-01-17 오전 8:30:30

    수정 2025-01-17 오전 8:37:44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바이오·미생물·식품 소재 등 식품분야 고부가가치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을 1000억 달러 이상으로 키워야 합니다.”

장태평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역임한 장 위원장은, 일찌감치 한국 농수산식품의 경쟁력을 알아보고 일관되게 수출 확대를 외쳐왔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장태평 농어업특위 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관 취임날에는 당시 42억 달러에 불과한 농수산식품 수출액을 5년 내 2배 이상인 100억 달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세계 식품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식품 산업이 충분히 주력 성장사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농식품 수출확대 TF’ 구성을 시작으로 지자체 수출지원, 해외 대형 유통업체와 네트워크 확대 등 수출 확대를 위한 기초를 다졌다. 그 결과 장 위원장의 도전적 목표는 실제로 13년 만인 2021년(113억 달러) 이뤄졌다. 최근에는 한류 인기까지 더해지면서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은 130억 달러로 역대 최고실적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장 위원장은 이같은 한국 농수산식품의 수출 잠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세계 식품시장만 8조 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라며 “체계적으로 성장을 시킨다면 충분히 미래 먹거리로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전체 무역 규모가 비슷한 네덜란드가 대표적 사례다. 2022년 기준 네덜란드의 식품 수출액은 1181억 달러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120억 달러)의 9.8배에 달한다. 네덜란드는 수출액에서 가공식품의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다만 식품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한 단계 도약’이 필요하다. 현재 라면·김 등 해외에서 잘나가는 가공식품 수출의 규모를 늘리는 한편, △바이오 △미생물 △종자 △식품소재 △천연물 등 고부가 기능성 식품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

가공식품은 해외에서 성장세는 꾸준하지만, 최근 식품 대기업이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하며 수출 증가에는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들이 우리나라에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며 “정부에서 식품 산업 클러스터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세제 인센티브 등을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직 초기 단계인 고부가 기능성 식품 분야에는 연구개발(R&D) 지원 및 규제완화를 언급했다. 의약품 원료인 ‘헴프’를 예로 들었다. 전세계 약 50여국에서는 이미 의료용 헴프를 합법화 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향정신성 성분이 있다는 이유로 특구에서만 제한적으로 연구가 되고 있다.

장 위원장은 “기술 개발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꼬집으며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연구개발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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