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장기화하고 대출 규제까지 강화하자 청약저축담보대출, 자동차 담보 대출 같은 이른바 ‘불황형 대출’이 불어나고 있다. 서민과 영세 소상공인, 중소기업이 팍팍한 살림과 경영 사정을 이기지 못하고 예금, 자동차 등을 담보로 맡겨 급전을 마련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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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저축담보대출은 소액 대출이 많다는 점에서 급전 수요가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6·27 규제’ 이후 신용대출이 연소득 이내에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강화했고 소상공인 등 서민의 급전 창구로 불리는 카드론까지 신용대출 한도 규제에 포함됐다. 여기에 카드론은 지난달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받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내수 경기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면서 돈줄이 막힌 서민이 찾는 불황형 대출이 계속 늘고 있다.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소매업(29만9642명), 음식점업(15만3017명)에서만 폐업자가 45만명이 넘는다.
보험 해지 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보험사 약관대출 잔액도 증가하고 있다. 약관대출은 본인이 가입한 보험의 50~9% 내에서 별도 심사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한화·삼성·교보·신한·농협 등 5개 생명보험사의 약관 대출은 2022년 6월 말 37조 8426억원에서 올해 6월 40조 1495억원으로 3년 새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전체 생명보험업계의 약관 대출도 지난해 71조 6000억원으로 2년 만에 3조원 이상 늘었다. 메리츠·삼성·현대·KB·DB 등 5개 손해보험사의 약관대출 잔액도 지난 7월 22일 기준 14조 8055억원으로 3년여 전인 2021년 말(13조 8071억원)보다 7.2% 늘었다. 카드론 잔액 역시 고금리에도 지난 2월(42조 9888억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다만 약관대출, 카드론 모두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에 따라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불황과 각종 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서민들이 각종 담보를 활용한 대출에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6·27 대출 규제 대책으로 올해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 계획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한 달 만에 4000억원 넘게 줄었다. 일각에선 담보를 제공할 여력이 없거나 급전을 마련할 방법이 없는 서민이 대부업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출 분리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불황형 대출 수요가 많다는 건 그만큼 가계 여건이 안 좋다는 뜻”이라며 “생계형 대출과 일반 신용대출을 구분해 각기 다르게 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예컨대 ‘생계형 카드론’을 별도로 정의해 생계를 위해 불가피한 대출은 정책적으로 배려하자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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