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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제가 취임할 때 야권은 선제탄핵을 주장하며 계엄 선포 전까지 무려 178회 퇴진과 탄핵을 요구했다. 예산안 기조연설을 하러 가면 아무리 미워도 그래도 (대통령의) 얘기를 듣고 박수 한번 쳐주는 게 대화와 타협의 기본인데 제가 취임하고 갔더니 아예 로텐더홀에서 (야당이) 대통령 퇴진 시위를 하며 의사당에 들어오지도 않아서 여당 의원만 보고 반쪽짜리 예산안 기조연설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다음번에는 언론에서 비판을 하니까 (야당이 의사당 안에) 들어는 왔다. 그런데 (야당 의원들) 전부 고개를 돌리고 있고 (제가) 악수를 하니까 전부 거부하면서 문 쪽에 안면 있는 일부만 하고 저에게 ‘심지어는 빨리 사퇴하세요’ 이런 의원들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으로서 야당이 아무리 절 공격하더라도 왜 대화와 타협을 안 하겠나. (여당의) 의석수도 100석 조금 넘는 의석 갖고 어떻게든 야당 설득해서 뭘 해보려고 한 건데 문명국가에서 현대사에서 볼 수 없는 줄탄핵을 하는 건 대단히 악의적이고 대화·타협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이 정권을 파괴시키는 게 우리 목표라고 하는 걸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우리 헌정사상 (야당이) 예산을 일방삭감해 일방적으로 예산안을 일방 통과시킨 것인 지난해 12월이 유일하다”고도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정청래 법사위원장(탄핵소추위원단장)이 “탄핵과 예산, 특검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회의 권한”이라고 비판하자, “나도 한마디 하겠다”면서 “줄 탄핵이 국회 권한이라면 비상계엄도 대통령 권한”이라고 맞섰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과 함께 검사 생활을 한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휴정 시간에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이) 국회에 예산안 연설 왔을 때 야당에서 환대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얘기하고 있는데, 환대하지 않으면 총 들고 국회에 쳐들어와서 비상계엄 해도 되나”라고 꼬집었다.
또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연결에서도 박 의원은 “삐쳐서 계엄한 것인지 실망스럽다”며 “4년 전에 검찰총장 당시에도 그 반대 의견을 얘기하는 검사들은 보지 않고 굉장히 무시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해도 어떻게 무장 군인을 국회에 보내서 국회를 무력화시키려고 한 건지 그것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유아적 궤변이자 생떼를 쓴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시정연설 때 야당이 박수 안 쳐준 게 계엄의 이유’라는 취지로 말하다니 국회를 박수부대 정도로 생각한 거냐”고 반문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박수를 안 쳐줘서 계엄 할 지경이니 비판자들은 얼마나 눈엣가시였을지 충분히 짐작가능하다”며 “국민들에게 소음 공해성 궤변으로부터 귀를 닫을 권리도 있다. 신속한 파면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박수 없는 정치’를 견딜 수 없다면, 차라리 북한으로 가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강 대변인은 “그 나라(북한)에선 최고인민회의 도중 불손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는 이유로, 혹은 행사에서 졸았다는 이유로 처형되기도 한단다. (윤 대통령은) 그게 부러우셨던 모양”이라고 했다. 이어 “가실 때는 꼭 국민의힘 의원들도 모시고 가시라. 반대 의견 내면 입을 틀어막고, 박수 안 치면 계엄하는 국민의힘이 배출한 자랑스러운 ‘수령님’과 함께라면, 그 어디든 천국일 테니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