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찾기 앱부터 AI 진행자까지"…재점화된 스마트 마이스 시대 [MICE]

길찾기 앱, 관객에게 최적 동선 안내
관객 행동 데이터로 인력 배치 최적화
AI 사회자·키오스크 전시장에 등장
마킹 로봇, 부스 마킹 작업 자동화
  • 등록 2025-03-12 오전 6:00:00

    수정 2025-03-12 오전 6:00:00

올해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관객과 소통 중인 AI 키오스크 (사진=이스트소프트)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의료기기·병원설비 전문 전시회 ‘키메스’(KIMES)는 지난해 국내 전시·박람회 최초로 전시장 내 길 찾기 서비스를 도입했다. 마이크테크 벤처기업 파파야가 실시간 위치 기반 실내 측위 기술로 개발한 이 서비스 덕분에 4300여 명의 해외 바이어를 포함한 7만 명이 넘는 관람객은 이전처럼 발품을 팔지 않고도 코엑스 1층과 3층, 4개 전시홀에 흩어져 있는 1350여 개 전시 부스를 손쉽게 둘러볼 수 있게 됐다. 주최사인 한국이앤엑스 관계자는 “현재 위치에서 원하는 전시 부스까지 최적의 동선은 물론 층간 이동 시 가장 가까운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위치 정보까지 알려준다”며 “관람 동선을 효율적으로 알려주는 길 찾기 서비스 덕분에 관람과 상담 풍경도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앤데믹 전환에 따른 오프라인 행사 재개로 급감한 마이스 테크 서비스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 오프라인 대면 행사가 중단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에는 메타버스,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등과 같은 행사 개최 대체 기술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엔 마이스 테크가 오프라인 행사에서 참가자 편의와 만족도를 높여주는 쉽고 편리한 스마트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 활용의 범위와 서비스 종류는 다양해지고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전보다 더 정교해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가파른 성장세로 앤데믹 이후 급감한 마이스 테크 열풍이 재점화하면서 마이스 산업이 ‘DX(디지털 전환) 2.0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시장 내 길 찾기 서비스로 바뀐 행사장 풍경

작년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키메스)에서 사용된 ‘파파야’ 전시장 길찾기 앱 (사진=파파야)
최근 마이스 테크 수요가 되살아나게 된 이유는 빠른 기술 발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이전보다 더 정교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키메스 전시회에서 길 찾기 서비스를 운영한 마이스 테크 벤처회사 ‘파파야’는 정밀 실내 측위 기술을 이용해 과거 실내에선 작동하지 않던 지도 앱 문제를 해결했다. 와이파이, 블루투스, 통신망 신호 등 다양한 무선 기호를 기반으로 서비스 호환성을 높이면서 휴대폰과 인공위성 사이에 나뭇잎 하나만 있어도 위치 파악이 쉽지 않던 기존 GPS(위치정보시스템)의 단점도 극복했다.

김태엽 파파야 대표는 “전시장 내 길 찾기 서비스의 수직 측위 정확도는 99%가 넘는다”며 “관람객의 동선과 방문 기록 데이터를 활용해 니즈에 맞는 전시 부스를 자동으로 추천하고 혼잡도 등을 고려해 최적의 비즈니스 상담 일정을 잡아주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2023년 개최된 ‘AEO 기업의 날 행사’에서 진행을 하고 있는 AI 사회자 ‘박은보’ (사진=이스트소프트)
알집, 알약 등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이스트소프트’는 행사 현장의 다양한 상황에 대응이 가능한 AI 휴먼 아나운서 ‘박은보’를 출시했다. 챗GPT와 같은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한 이스트소프트의 AI 휴먼 아나운서는 2023년 12월 수출입안전관리우수업체(AEO) 기업의 날 행사에서 400여 명 참가자 앞에서 첫 행사 진행을 맡았다. 지난해 2월엔 생성형 AI 콘퍼런스 ‘Gen AI 서울’에서도 행사 진행을 맡아 무대에 올랐다.

AI 휴먼은 로봇 기술과 결합해 각종 행사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로봇으로도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출품업체 정보와 전시품목 등을 사전에 학습한 AI 키오스크는 지난해 ‘붐업코리아 수출상담회’, ‘AI 서울 서밋’ 등 행사에 이어 올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현장에도 도입됐다.

한 전시 주최사 관계자는 “AI 휴먼과 로봇 기술이 결합된 AI 키오스크는 단순히 행사를 안내하는 기능 외에 인력이 부족해 3~4일씩 전시 부스를 지키는 게 부담스러운 중소기업에 유용한 전시 마케팅 도구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마이스 테크 보급 늘려 기술 고도화하고 행사 품질 높여야

‘어거스트 로보틱스’가 개발해 코엑스에서 사용중인 마킹로봇 (사진=코엑스)
마이스 테크는 행사 준비와 운영의 효율성,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해 코엑스는 자동 마킹 로봇 ‘마프로’를 도입했다. 행사장 조성의 첫 단계인 마킹은 설계 도면에 따라 전시 부스, 무대 등이 들어갈 위치를 표시하는 작업이다.

3차원(3D) 센서가 탑재된 자동 마킹 로봇 도입으로 코엑스는 작업 시간을 최대 75% 단축하고, 위치 표시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테이프 사용량을 92% 줄여 연간 15톤의 폐기물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누렸다. 코엑스 관계자는 “주로 심야 시간대나 이른 새벽에 이뤄지던 마킹 작업 시간이 줄면서 작업자 피로도를 줄이는 등 안전은 물론 인건비 절감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의 동선, 체류시간, 혼잡도 등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전시장 내 길 찾기 서비스는 행사장 조성과 운영에 필요한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한국이앤엑스 관계자는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행사는 전시 부스와 통로, 휴게실 등 전반적인 행사장 조성은 물론 안내 인력 배치에 지난해 길 찾기 서비스를 확보한 관람객 행동 패턴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마이스 테크 열풍이 재점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비용은 적극적인 서비스 도입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행사 현장에 새로운 기술 서비스를 도입하고 싶어도 아직 상용화에 이르지 못한 탓에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일부에선 IT 기업의 마이스 업계 진출을 늘리고, 마이스 서비스 시장 확대 등 산업 생태계와 체질 다양화를 위해 코로나 사태 이후 줄어든 정부·지자체의 마이스 테크 활용 지원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내에서 기술력과 효과가 검증된 마이스 테크 서비스를 활용한 해외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마이스 테크 기업 관계자는 “마이스 테크는 지속적인 현장에 적용하는 실증 과정을 거쳐야만 고도화가 가능하다”며 “행사 운영의 효율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되는 만큼 마이스 테크에 대한 지원을 특정 기업과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로만 보지 말고 행사의 품질을 높여 마이스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거양득’의 기회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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