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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울트라콜 광고 상품을 오는 4월부터 지역별로 순차 종료하기로 했다. 울트라콜은 깃발 1개당 월 8만 8000원을 내면 업주가 원하는 지역에 깃발을 꽂고 매장을 노출할 수 있도록 한 광고 상품이다. 깃발을 기점으로 최대 3㎞까지 고객에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 10여 년간 배민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해왔다.
다만 올해 취임한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고객 가치 극대화’를 내세우면서 종료 수순에 돌입했다. 그간 울트라콜은 이른바 깃발꽂기로 부르는 점주 출혈 경쟁을 야기해왔다. 특히 자본이 많은 프랜차이즈 등 업체들이 여러 개의 깃발을 꽂아 앱 노출을 독점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깃발을 남발한 곳 들로 같은 가게의 중복 노출에 따른 소비자 불만도 컸다. 여기에 쿠팡이츠의 등장으로 ‘자체배달’ 트렌드가 강해지며 가게배달 광고의 점주 효용이 떨어진 영향도 있었다.
배민 서비스는 크게 음식배달(배민 자체배달)과 가게배달(대행업체 배달)로 나뉜다. 울트라콜은 가게배달 입점 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상품이다. 앞으로 배민의 광고 상품은 정률제 서비스 ‘오픈리스트’만 남는다. 배민 입장에서는 고정 수익원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배민은 단기적으로 손실을 감수해도 소비자 편의와 영세 업주와의 상생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특히 배민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배달 중개 수수료를 인하하는 ‘상생요금제’를 도입한다. 상생요금제는 지난해 배달앱과 입점단체가 모인 ‘상생협의체’에서 결론을 낸 상생안에 따른 방안이다. 입점업체의 배달 매출액에 따라 차등 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매출이 적을수록 부담이 적다. 배민은 오는 26일부터 중개수수료를 현행 9.8%에서 2.0~7.8%로 낮추기로 했다.
쿠팡이츠 1000만명 돌파…“긴장 늦출 수 없다”
양측의 격차는 점점 좁혀지는 추세다. 지난해 1월 쿠팡이츠와 배민의 사용자 수는 각각 553만명, 2245만명으로 4배가량의 차이가 났지만 지난해 12월 양사의 사용자 수는 963만명, 2243만명으로 차이가 2.32배로 확 줄었다. 특히 지난해 1월과 12월 월간 사용자의 경우 배민은 2245만명에서 2243만명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쿠팡이츠는 553만명에서 963만명으로 74% 급증했다.
월간 카드 결제 금액도 배민은 지난해 1월 1조 400억원에서 12월 9588억원으로 7.8% 줄었다. 반면 쿠팡이츠는 2700억원에서 5878억원으로 118% 뛰었다. 양사의 카드 결제 금액 차이도 1월 3.86배에서 12월 1.63배로 좁아졌다. 쿠팡이츠의 성장 비결은 쿠팡 와우멤버십이 꼽힌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 와우 멤버십 회원 대상 배달비 10% 할인을 제공하던 것을 무료로 전환했다. 이 덕에 기존 와우멤버십 회원이면서 배민을 쓰던 소비자들이 쿠팡이츠로 이동했다.
배민도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배달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 배민클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비스 가능 지역도 이달 초부터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했다. 혜택 추가 확대도 검토 중이다. 앞으로 양사의 본격적인 진검승부가 열리는 셈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이미 서울은 쿠팡이츠가 배민을 앞질렀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배민의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여러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