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도 가전도 매달 새 제품…'구독경제 전성시대' 최전선 기업들

[구독경제 전성시대]
"구독경제는 고객과 지속 관계 맺는 것"
넷플릭스 이후 2000년대 산업계 트렌드
리프킨의 '소유의 종말', 비즈니스 모델로
삼성·현대차·LG 등 韓 구독경제 '최전선'
쿠팡, '와우 멤버십'에 지난해 5.8兆 투자
  • 등록 2025-02-20 오전 5:00:00

    수정 2025-02-20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는 고객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다.”

구독경제 용어를 처음 만든 글로벌 결제 솔루션업체 주오라의 티엔 추오 최고경영자(CEO)가 설명하는 구독경제의 정의다. 정기적으로 일정액을 지불하고 상품·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핵심은 고객과 상호작용이라는 것이다. 그는 과거 한 강연에서 자신의 언더아머 신발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하루 칼로리 소모량을 보여주며 “앞으로 모든 제품이 인터넷과 연결돼 고객과 상호작용을 유도하며 수많은 구독경제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구독경제, 고객과 관계 맺는 것”

사실 구독경제가 처음 나온 개념은 아니다. 과거 신문, 잡지, 우유 등의 배달은 엄밀히 말해 구독경제의 예다. 그런데 2000년대 이후 넷플릭스의 등장과 함께 거대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넷플릭스는 마크 랜돌프와 리드 헤이스팅스가 지난 1998년 당시 우편을 통해 DVD를 빌려주는 모델로 창업한 회사다. 이후 거의 10년이 지난 2007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을 개시하며 지금의 구독경제 모델을 발전시켰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대명사로 자리한 넷플릭스의 전 세계 구독자 수는 무려 3억명을 돌파했다.

국내 산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디지털 시대가 열린데 더해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권력이 커지면서 구독경제가 주요한 비즈니스 모델로 떠올랐다”며 “이들은 상품을 소유하는 대신 구독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저서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를 출간한 게 2000년이다. 글로벌 산업계는 이제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온라인 콘텐츠를 넘어 전자기기, 자동차, 의류, 가구, 식료품 등으로 구독경제를 무한 확장하고 있다.



삼성·LG전자, 가전 구독사업 확대

이에 이데일리는 구독경제 확장의 최전선에 있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가전업체들의 사업 흐름이 소유에서 구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AI 구독클럽’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낮은 비용으로 매월 구독료를 내고 최신 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신혼부부나 젊은층 사이에서 가전 구독이 하나의 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AI 구독클럽은 TV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AI가전=삼성’ 메시지를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2009년 당시 정수기 렌털을 중심으로 일부 구독 사업을 했고, 2022년 대형 가전으로 확대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TV,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300여개 제품을 구독으로 판매 중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베스트샵에서 판매한 제품 중 구독 판매 비중은 38%에 달했다. 10명 중 4명 꼴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단순히 제품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 전문 케어까지 제공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고 했다.

‘제네시스’도 원하는 만큼 구독한다

자동차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지난달 제네시스와 통합 개편한 모빌리티 구독 플랫폼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을 출시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일 또는 월 단위로 원하는 만큼 차량을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추가한 제네시스 차종은 △GV80 △GV70 △G90 △G80 △G70 등이다. 구독할 수 있는 현대차 차종이 기존 20개에서 25개로 늘어난 셈이다.

이동통신업계도 구독경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사업자까지 다양한 파트너들과 제휴해 만든 구독상품 플랫폼 ‘T우주’를 2021년 8월 이동통신 3사 중 최초로 선보였다. 온·오프라인 쇼핑과 식음료, 디지털 서비스, 화장품, 교육 등 다양한 상품을 파격적인 혜택으로 제공하는 구독 플랫폼이다. KT는 고객 세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출시한 ‘OTT+스타벅스’ 시리즈와 디지털 매거진 ‘모아진’, AI 학습 서비스 ‘콴다’ 등은 세분화를 통해 고객 맞춤 전략을 강화한 대표적인 구독상품이다.

쿠팡은 구독경제를 통해 발전한 가장 대표적인 회사다. 쿠팡은 2018년 10월 ‘와우 멤버십’(당시 로켓와우)을 출시하며 성장을 거듭했는데, 2023년 말 기준 가입자는 1400만명에 이른다. 쿠팡은 지난해 5조8000억원을 투자해 멤버십 충성 고객에 대한 혜택을 늘렸고, 올해 역시 공격 투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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