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앤가이드 경영참여 나선 화천그룹 '오너 3세'…왜

화천그룹 부회장 아들 임시주총 소집 신청
권형석·권형운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작년엔 화천그룹 회장 아들이 경영권 분쟁
주주환원정책 등 발표 앞둬…"이사회 진입해 압박”
  • 등록 2024-09-09 오전 6:30:00

    수정 2024-09-09 오전 6:30:00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에프앤가이드(064850)가 또다시 경영권 분쟁 이슈에 휘말렸다. 화천그룹 ‘오너 3세’들이 지난해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청을 통해 사내이사 선임을 요구하며 경영권을 압박했으나 올해는 직접 임원으로 나서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나섰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일 에프앤가이드는 권형운 씨가 회사를 상대로 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임시주주총회 안건은 권형석 씨와 권형운 씨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이다.

권형석 씨는 권영열 화천그룹 회장의 아들, 권형운 씨는 권영두 화천그룹 부회장의 아들이다. 권형석 씨는 권형운 씨와 화천기계(010660)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화천기공(000850) 대표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현재 에프앤가이드의 최대주주는 화천기공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타비상무이사는 주로 투자자 측에서 또는 모기업 지배력 행사를 위해 자회사에 임명하는 경우가 많다. 감독 역할을 하겠단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화천그룹 오너 3세들이 에프앤가이드 임원에 선임된 사례는 없었다”며 “지난해 김군호 전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이었다면 올해는 직접 경영 참여에 나서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2000년에 설립된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최초의 금융정보기업으로 삼성증권 연구원 출신 김군호 전 대표가 사내 벤처로 일군 회사다. 김 전 대표는 2004년 화천기계와 함께 삼성으로부터 에프앤가이드를 인수했고, 2018년에는 경쟁사였던 와이즈에프엔을 흡수합병해 에프앤가이드를 독보적인 지위의 금융정보업체로 키웠다.

하지만 작년 화천기공 대표를 겸직하는 권형석 씨가 임시주총 소집을 법원에 제출, 사내이사 유병진과 김희수 선임을 비롯해 김기태, 이종승 기타 비상무이사 선임 등 4명의 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올렸다. 이후 2주 만에 김 전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20여 년을 재무적 투자자(FI)로 조용히 지냈던 화천그룹 측이 오너 3세를 앞세워 임원 선임에 나섰다”며 “사실상 이사회에 진입해 압박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에프앤가이드는 코스닥 시장 종목 가운데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에프앤가이드는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8%,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15% 달성 등 중장기 목표를 수립했다. 또 최소 배당성향 26%를 유지하고 상향시켜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에프앤가이드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 확대 △인덱스 역량 강화 △퇴직연금 사업부 설립 △인공지능(AI) 활용 확대 등 사업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더구나 에프앤가이드는 배당정책에 중점을 둔 주주환원 정책을 오는 11월까지 발표할 계획이고, 내년에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부적격임원 선임 방지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러한 밸류업 공시 후 에프앤가이드 주가는 8130원(첫 공시 5월 31일)에서 1만4440원까지 80% 가까이 뛰었다.

경영권 분쟁에 대해 화천기계 관계자는 “대표이사(권형운)가 에프앤가이드에 소송을 발생시켰더라도 화천기계에서 발생한 이슈가 아니다”며 “답변할 내용은 없다”고 했다. 에프앤가이드도 “내부적인 이슈로 외부에 공식적으로 답변할만한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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