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곧 출범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를 올리면 물가가 다시 불안해질까 우려한다. 그래서 연준은 작년 12월 금리를 4.25~4.5%로 0.25%포인트 내리면서도 추가 인하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심지어 연내 인하가 아예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나오자 달러는 더욱 강세를 띠었다. 자연 원화 등 다른 나라 통화 가치는 더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금리 동결로 재정의 역할이 더 커졌다. 정부는 1분기에 예산의 40%, 상반기에 70%를 조기 집행하는 등 경기 방어에 힘을 쏟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필요하면 추가경기 보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큰 틀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차제에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가동해 민생·경제 법안과 함께 추경을 우선 과제로 논의하기 바란다. 논란이 큰 지역화폐 예산이 추경 편성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