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17일~21일) 울산GPS(SK가스 지급보증/AA-), 현대글로비스(086280)(AA+/AA), SK디스커버리(006120)(A+), 이마트(139480)(AA-), CJ ENM(035760)(AA-), HD현대(267250)(A+/A), 국도화학(007690)(A+), 현대비앤지스틸(004560)(A), 파르나스호텔(A+), 이랜드월드(BBB), 현대건설(000720)(AA-), 롯데칠성(005300)음료(AA), 한국콜마(161890)(A),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A), SK엔무브(AA), 대신증권(003540)(AA-), 삼양사(145990)(AA-) 등이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이어 흥국생명 후순위채(AA-), DGB금융지주(139130) 신종자본증권(AA-) 등 보험사와 금융지주사들은 자본성증권 발행을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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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적자가 발생한 현대건설은 회사채 차환을 위한 발행을 준비 중이다.
현대건설은 2·3·5년물로 총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계획을 세웠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한다.
희망 금리 밴드 수준은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오는 20일 수요예측, 27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건설채에 대한 투심 위축으로 인한 미매각을 우려해 주관사단도 대형화했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이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채무 상환 자금으로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건설은 2월 중에만 총 33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실적 저하가 가장 큰 투심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조2209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영업이익 7854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것은 물론, 2001년 이래 첫 연간 영업손실이다. 현대건설이 연간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1년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 때 영업손실(3828억원)을 낸 이후 23년 만이다. 실적 발표 전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전망 평균치는 5448억원였으므로,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난 어닝 쇼크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현대건설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찬보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2023년 말 별도기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의 미착공사업 비중은 79%로 사업 일정 지연 등으로 본PF 전환이 늦어질 경우 현대건설의 재무안정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미착공사업의 91.8%가 비교적 입지 조건이 우수한 서울에 위치하고 있고 최근 가양동 CJ부지 개발이 허가되는 등 부동산 경기 연착륙을 위한 정부의 정책 기조 등을 고려해 볼 때 원활한 사업진행을 통해 PF 우발채무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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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지주는 5년 후 콜옵션을 조건으로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 규모를 조달한다. 따로 증액 계획은 없다.
공모 희망 금리는 3.5%~4.15%를 제시했다. 오는 20일 수요예측, 28일 발행 계획이다.
이어 흥국생명은 10년 만기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총 10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조달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한도도 열어뒀다.
공모 희망 금리로는 4.3%~4.8%의 절대금리 수준을 제시했다. 오는 21일 수요예측, 28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9월 말 경과조치 전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161.3%, 경과조치 후 킥스비율은 213.9%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자체신용도 ‘AA’인 동종업계 생명보험사 대비 낮은 수준으로, 자본적정성 관리를 위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편, 보험사들의 후순위채는 우려와 다르게 수요예측 과정에서 완판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과정에서 저축은행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후순위채 발행을 철회한 롯데손해보험을 제외하고,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DB생명보험 등은 수요예측 결과 모두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롯데손해보험은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을 두고 금융당국의 압박에 후순위채 발행을 자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들이 보험사 후순위채 수요예측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부동산 PF 투자가 힘들어지자 그 대안으로 보험사 후순위채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