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장사 어렵다, 중국 신규 기업 증가세 ‘뚝’

세금 신고·납부하는 신규 사업체 올해 4% 늘어
작년엔 28% 급증, 올해 디플레 위기에 운영 압박
개정 시행한 회사법 영향에 기업 설립은 외려 감소
  • 등록 2024-11-27 오후 12:05:45

    수정 2024-11-27 오후 6:19:58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던 중국의 사업체 성장세가 올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기업의 설립 요건도 강화하면서 신규 창업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장쑤성 쑤첸 지역의 한 의류 공장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AFP)


27일 중국 국가세무총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신규 조세 관련 사업체는 1257만8000개로 전년동기대비 4.0% 증가했다.

조세 관련 사업체란 처음 세무당국을 찾아가 세금 구분, 신고, 납세 같은 세금 관련 사항을 처리한 사업체를 말한다. 쉽게 말해 올해 3분기까지 새로 생겨난 사업체가 1200만여개에 달한다는 의미다.

연간 신규 조세 관련 사업체를 보면 2020년 1144만가구에서 2021년 1326만가구로 10.1% 증가했다가 2022년 1315만가구로 0.8% 감소했다. 지난해 1688만가구로 전년대비 28.3% 급증했으나 올해 현재 증가폭이 크게 낮아졌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높은 기저효과에도 사업체 성장세가 유지됐지만 성장률이 둔화한 것은 기업의 운영 압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최근 1~2년동안 경기 침체 속 물가가 둔화하는 디플레이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수출이 반등하면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내수 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중국의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를 보면 올해 1~2월에는 전년동기대비 7.4% 증가했지만 이후 2~3%대의 낮은 증가폭에 머물렀다. 10월 들어 4.8% 반등했으나 여전히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란 지적이다. 경기가 어려워지니 자연스럽게 기업 운영도 어려움을 겪고 신규 창업도 제한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3분기 동안 전국 첨단산업단지의 신규 사업체는 100만1000개로 전년동기대비 11.8% 감소했다. 노동 플랫폼, 폐기물 재활용, 온라인 화물 운송 등 사업체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조세 관련 사업체의 구조를 보면 올해 1~3분기 자영업자는 721만6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7.4% 증가한 반면 기업은 522만3000개로 8.3% 감소했다. 기업 신규 설립이 줄어든 이유는 법 제도 영향이 크다는 판단이다.

올해 7월 1일부터는 새로 개정된 회사법이 시행됐다. 개정법에 따르면 유한책임회사는 회사 설립일로부터 5년 이내 모든 출자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이전까진 납부 기한이 없었는데 이를 5년으로 설정하면서 기업 재무의 건전성은 높였지만 주주들의 부담은 늘어났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세무총국 관계자는 “올해 새로운 회사법 시행으로 기업 등록 문턱이 높아졌고 질이 크게 향상됐다”고 전했다.

한편 경제 회복을 위해 민간 기업의 활발한 활동이 필요한 중국 정부는 세제 지원 등을 통해 독려 중이다.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은 일련의 세금·수수료 인하를 통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세금 감면액은 2019년 5800억위안(약 11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3000억위안(약 250조원)으로 연평균 22.1% 증가했다. 5년간 누적 감면액은 5조위안(약 961조원)을 초과했다.

세무총국 관계자는 “실제 납세 의무가 발생하지 않아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신규 사업체까지 감안하면 중국 경제의 역동성은 향상되고 있다”며 “구조적인 세금·수수료 인하 정책을 지속 시행하고 더 편리한 세금 및 납부 서비스 조치를 지속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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