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소비 먼저 살리자”…바우처 뿌리는 中 도시들

‘11월 소비의 달’ 행사, 베이징 등 5개 도시 참여
300위안 쓰면 90위안 할인, 문화·스포츠 등 집중
소매판매 부진 여전, 정부 지출로 내수 회복 유도
  • 등록 2024-11-26 오전 11:27:37

    수정 2024-11-26 오전 11:27:37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연말 쇼핑 시즌이 다가오면서 중국 도시들이 새로운 바우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국 내수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쿠폰을 뿌려 소비를 진작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26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따르면 상하이는 지난 23일 케이터링, 숙박, 영화, 스포츠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출시했다. 300위안(약 5만7000원)을 쓰면 90위안(약 1만7000원), 600위안(약 11만6000원)을 사용하면 180위안(약 3만5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베이징도 최근 스포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3만개 이상의 소비 쿠폰을 추가로 배포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남서부 쓰촨성과 중부의 후베이성은 가구, 자동차, 디지털 제품과 같은 분야에 중점을 두고 소비 쿠폰을 발행할 계획이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국제 소비 허브 5개 도시인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톈진, 충칭 등 5개 지방 정부와 함께 ‘11월 소비의 달’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셩취핑 상무부 차관은 지난 1일 소비의 달 행사 기자회견에서 “소비의 달은 2024년 소비자 진흥의 해의 핵심으로 5개 도시는 외식, 문화, 관광, 스포츠 등에 대한 바우처를 발행할 예정”이라며 “이는 소비의 달 활동과 결합돼 효과를 증폭시키고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 진작은 중국 당국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중국의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올해 1~2월 7.4%에 달했으나 4월 3.1%까지 낮아진 후 2~3% 수준에 그쳤다. 국경절 연휴가 포함된 10월에 4.8% 증가하며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내수가 회복했다고 보기엔 무리라는 평가다.

중국은 올해 5% 안팎의 경제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작한 내수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올해 헌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이구환신 정책을 시행하는 등 소비 진작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지난 9월 26일 회의에서 소비를 촉진하고 국민의 복지를 개선하고 소비 구조를 최적화하기 위한 노력을 통합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하며 관련 정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중국 에버브라이트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저우마오화는 GT에 “소비 쿠폰은 주민의 구매력과 지출 의지를 높이는 데 도움돼 소비 시장을 자극하고 경제 회복을 가속화하는 승수 효과를 만든다”면서 “이 효과는 저소득·중소득층에서 두드러지며, 기업의 매출을 늘리고 투자를 장려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 개선에 도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산시성의 지역 신문 경제일보에 따르면 이곳 린펀은 지난 4년 동안 총 2억9000만 위안의 소비 바우처를 발행해 27억위안의 소비 지출을 촉진한 바 있다. 중부 허난성 지난달부터 4차례에 걸쳐 2억위안의 소비 바우처를 배포해 6억3100만위안의 지출을 창출했다.

골드만삭스의 중국 수석 경제학자 샨 후이는 “일련의 증분 정책이 중국의 경제 성장 모델을 무역과 투자에서 내수가 주도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되고 있다”며 “정부 재정 재출과 소비 보조금으로 연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올해 3.8%에서 내년 5%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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