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달라"…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 종료에도 또 주택가 시위

18일 정의선 회장 자택 인근서 시위
파업 한 달 만에 종료 후 정상 출근에도
장외 집회·시위 여전…"주민 불편 지속"
  • 등록 2024-11-18 오전 9:55:03

    수정 2024-11-18 오전 9:55:03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한 달 이상 지속한 파업을 종료했지만, 서울 주택가 장외 시위는 이어가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트랜시스 노조 주택가 시위 사진.(사진=현대트랜시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일부는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대형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한 시위를 벌였다.

앞서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달 8일 국내 최대 자동변속기 생산거점인 충남 서산 지곡공장 부분파업에 이어 11일부터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다 지난 9일 한 달 만의 파업을 종료하고 교섭 재개를 밝히며 11일부터 정상 출근을 시작했지만, 주택가 시위는 계속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장외 집회·시위는 8번째다.

이와 관련해 노조의 교섭대상이 없는 일반 시민들이 사는 주택가에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시위를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트랜시스는 장기간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및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 11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경영진 등 전임원들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하는 등 노조에 위기 극복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위와 집회 장소는 목적과 대상을 고려해 정해져야 하는데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교섭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서울 주택가에서 벌이는 시위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시민을 볼모로 사측을 압박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남동 한 주민은 “일반 기업 관련 시위가 여기서 진행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일반 시민들이 왜 이러한 내용의 공감과 호소의 대상이 돼야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달 26일 서울 한남동에서 성과급 관련 시위를 처음 시작했으며, 28일에는 노조원 1000여명이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한편 현대트랜시스는 금속노조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와 지난 6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해왔으나 노조가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정기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면서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총액은 약 24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전체 영업이익(1169억원)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반면 현대트랜시스 사측은 지난달 31일 18차 교섭에서 노조에 기본급 9만6000원 인상(정기승급분 포함), 경영성과급 및 격려금 400%+1200만원을 제시했다. 이는 현대트랜시스가 제시한 역대 최고 성과급(총 재원 1075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의 92%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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